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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자 Sep 29. 2022

수영과 요가에 대하여

결혼 방학 #9

몸은 나에게 무엇인가? 나는 내 몸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 

육체적 건강은 정신적 건강과 얼마나 연관되어 있을까? 


나에게 가장 결여되어 있는 것 중 하나가 육체적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30대에 중반에 이른 후부터 나는 내 몸이 어쩔 수 없이 끌고 가야 하는 짐처럼 느껴졌다. 나는 살면서 하는 것(doing)이든, 보는 것(seeing)이든 스포츠를 좋아한 적이 없고 30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운동과 스포츠의 영역을 훈련이 아닌 경험으로 인식하며 살았다. 무슨 이야기냐면,  그나마 조금 하던 요가나 수영, 산책, 등산이나 하늘 높은 곳에서 어떤 기구를 타 보는 그 모든 것을 낯선 곳에서 즐기는 경험의 영역으로 생각했지 꾸준히 해서 그 기능과 능력을 체득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이런 수준이다 보니 앞서 말한 몸이 짐스럽다 느끼기 시작한 30대 중반 오른쪽,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에 통증을 느끼는 순간이 올 때까지 나는 내 몸에 무지했다. 운이 좋은 건 줄 알았던 마른 몸매와 걷기 좋아하고 싸돌아 다니길 좋아하는 성향의 영향 때문에 굳이 다이어트나 운동의 필요성을 느낀 적이 없었던 것이 내가 무지와 함께 이 상황에 이른 가장 큰 이유라고 판단한다. 몸의 문제에 봉착했을 때, 집 앞의 요가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요가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누군가와 함께해야 하거나, 내가 못하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코치의 푸시를 받는 많은 스포츠들에 비해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 있었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내 몸을 놀렸고, 요가원은 통증의 개선과는 무관하게 내가 내 몸을 위해 무언가 하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다. 요가원에 다닌 지 1년이 훨씬 지난 뒤, 나는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것과는 달리, 육체적으로는 더 나아진 것이 아니라 조금씩 더 삐그덕 거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요가를 할 때 적절한 근육이 아니라 익숙한 대체 근육을 쓰는 몸을 해치는 습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서서히 인지했다. 그때까지 나는 코어에 힘을 주라는 선생님을 말을 항시 듣고 있었던 것 같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내가 추가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 후로 3년이 흘렀다. 나는 여전히 요가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꾸준히 주 2~3회씩은 요가원에 가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속초로 주거지를 이동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 중 하나가 요가원에서 멀어진다는 사실이었다. 


속초에 온 다음 달, 수영을 시작했다. 지금의 집을 선택하는데 가장 영향을 미친 것이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국민체육센터와 도서관이었다. 수영을 시작하고, 자주 도서관에 가는 well-being의 모범이 될 삶을 쉽게 꿈꿀 수 있어서랄까? 나는 어렸을 적, 바닷가에 살며 몇 차례 타의로, 그리고 자연 작용에 의해 바다에 빠져 죽을 뻔 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물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10대 내내 바닷가에서 놀 땐 사람이 주변에 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고, 물놀이할 때는 평소에 비해 매우 공격적이고 방어적인 성향이 나왔다. 원체 바다 보는 걸 좋아하는 지라, 그 트라우마를 없애 보고자 20대 중반에 수영 강습을 1년 정도 다녔는데 주변 사람들에 비해 엄청 더디고 괴롭게 수영을 배웠던 기억이 있다. 사실상 수영장에서 호흡을 할 수 있고, 네 가지 영법을 모두 배우기는 했다. 하지만 여전히 발이 닿지 않는 곳에서의 수영, 바다에서의 수영을 무척 두려워했고 어쩌다 물이라도 집어삼키면 금세 패닉에 빠져 이성을 잃고 허우적대는 수준이다. 아마도 내가 배운 것은 실제 생존을 위해 힘써야 할 때는 큰 도움이 안 될, 그렇다고 스피드나 자세 등 스포츠로서의 수영이라고 할 수도 없는 휴양지 물놀이 수준의 수영이었던 것 같다. 십 수년 만에 다시 찾은 수영 강습에서 새로 만난 선생님은 내게 태국에서 놀다 온 아이같이 수영을 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게 어떻게 그렇게 금방 티가 난 건지 궁금했다. 처음 수영을 배우는 것은 재밌었다. 지도에 따라 자세를 교정하니 속도도 붙었고, 1~2주 하니 체력도 좀 나아지는 듯했다. 그러다 보름쯤 지나서, 스퍼트 연습, 플립턴 연습을 하게 되자 다시 물에 대한 두려움에 울렁이게 되었다. 그것들은 실제적 고통과 통증을 유발했고 나는 두려움에 더 보수적이고, 비이성적으로 상황에 대처했다. 흥미로운 것은 그 모든 사실이 인지되는데도, 잘 극복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나는 흡사 사람이 손이 다가오는 걸 보고 놀라 손이 닿기도 전에 머리를 등껍질 속으로 집어넣는 거북이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나는 두려운 상황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경험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창의성 교육을 하면서 알게 된 Guided mastery theraphy(유도 숙달 치료법)을 가능한 수준 내에서 스스로에게 적용해 보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 작은, 실력이 아니라 노력과 시간 투자로 닿을 수 있는 비교적 쉬운 단위의 일일 수영 연습 과제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그를 완수하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며 수영을 다니는 중이다. 


수영을 잘해보고자, 요가 수업을 대신해 스트레칭이나 홈트라도 해 보고자 틈틈이 유튜브 온라인 영상들을 보다가 내 관심은 호흡에 이르렀다. 요가에서도, 수영에서도, 심지어 노래에서도 호흡은 중요하게 다루어졌지만 실제 호흡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그것들을 할 수는 있기 때문에 아주 기본이지만 레벨업을 위한 상급자 코스라 볼 수 있을 듯했다. 나는 매일 숨 쉬며 살고 있으니 내가 이미 호흡은 잘하는 줄 알았는데, 호흡에 관련된 영상들을 보며 그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코어 힘을 기르는 핵심도 호흡을 제대로 하며 동작을 취하는 것이 핵심인데, 듣기는 했지만 선생님들이 눈으로 보고 확인해 주는 것이 호흡의 영역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동작 영역의 비중이 월등히 크다 보니 별생각 없이 놓치고 살아왔나 보다. 요즘은 운동 자체가 아니라 운동을 소화하는 내 몸을 더 많이 보게 된다. 아침저녁에 시간이 여유로우니 그렇게 보내는 시간이 퍽 된다. 이러다 어쩜, 조만간 내가 정말 내 몸을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근래 우리의 신체능력 저하는 노화가 아니라 비활동성에 인해서라는 영상을 봤다. 즉, 내가 내 몸이 부담스러운 이유는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관리하지 않아서인 게다. 영상에서는 6개월 동안 꾸준히 운동을 하면 지금보다, 운동을 하지 않았던 더 어렸을 때 보다 훨씬 더 건강하게, 가뿐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어느덧 속초 살이 두 달, 아침과 저녁에 스트레칭 루틴을 하고, 주 4회~5회 수영을 하고, 또 그만큼 바다로, 호수로 산책하며 사는 삶을 사니 확실히 활기가 생긴다. 역으로 날이 안 좋아 이틀 정도만 집에 꼼작 않고 있어도 몸이 아프다고 느낀다. 이번 기회에 정말 평생 운동하는 기초를 닦아봐야겠다. 이제부터 평생~ 운동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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