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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처 Apr 05. 2023

여배우

팔꿈치엔 굵은 나뭇가지가 떨어져 나간 옹이 자국이 있다

팔뚝엔 뜻을 알 것도 모를 것도 같은 자잘한 점들

카메라를 향해 정밀한 시간 속의 초침처럼 속눈썹을 깜박거린다


소용돌이치는 허리께를 리아스식 해안이라 부르던 날이 있었다

해안선을 바라보며 멀미를 하던 날이 있었다


그녀가 꿈꾼 것은 먼지와 가스와 얼음덩어리에 관한 것


수심이 깊은 눈자위

물고기를 낚아챈 새가 날아오른다


복부며 허벅지에 패인 웅덩이로 

구름이 떠다닌다


그간 퍼 올린 한숨일지 모르지


망망대해를 항해하던 한 척의 크루즈선

달 속을 빠져나오고


매립지엔 갈대가 군락을 이루었죠


젖은 목소리 먼바다 파도를 싣고 온다


목선처럼 삐걱거리는 발목으로

그녀가 나선형 층계를 천천히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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