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엔 굵은 나뭇가지가 떨어져 나간 옹이 자국이 있다
팔뚝엔 뜻을 알 것도 모를 것도 같은 자잘한 점들
카메라를 향해 정밀한 시간 속의 초침처럼 속눈썹을 깜박거린다
소용돌이치는 허리께를 리아스식 해안이라 부르던 날이 있었다
해안선을 바라보며 멀미를 하던 날이 있었다
그녀가 꿈꾼 것은 먼지와 가스와 얼음덩어리에 관한 것
수심이 깊은 눈자위
물고기를 낚아챈 새가 날아오른다
복부며 허벅지에 패인 웅덩이로
구름이 떠다닌다
그간 퍼 올린 한숨일지 모르지
망망대해를 항해하던 한 척의 크루즈선
달 속을 빠져나오고
매립지엔 갈대가 군락을 이루었죠
젖은 목소리 먼바다 파도를 싣고 온다
목선처럼 삐걱거리는 발목으로
그녀가 나선형 층계를 천천히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