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네 번째 조각, 비밀스러운 로망]
적임자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타났다.
교감의 휴대폰을 입수할 궁리로 늦게까지 회의를 계속하던 특별 조사팀은 밤이 늦어서야 사무실을 나섰다. 복도를 나서 계단을 향해 걸어가는 팀원들 앞으로 누군가가 갑자기 나타났다.
“저, 교육청 기록보존과의 김도윤 주무관입니다.”
그는 긴장한 듯 침을 한번 삼키더니, 곧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저, 특별팀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정의 구현, 비리 척결… 제 로망입니다! 제발 저를 받아주십시오!”
커다란 키에 군인처럼 짧게 자른 머리, 금테 안경을 쓴 젊은 남자가 90도로 숙여 인사를 하며 받아달라는 소리만 계속 반복했다. 김도윤의 열정적인 어필에 서준은 물론 장태준과 정의주도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배수진이 기쁨에 들떠 소리 질렀다.
“기록보존과 소속이면 디지털 전문가예요, 팀장님. 거기 아무나 못 가는 부서예요! 찾았어요! 팀장님!”
[증거의 첫걸음: 교감 휴대폰 확보 작전]
김도윤의 합류로 온빛고 교감의 휴대폰 확보 작전은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특별팀은 교감이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된 데이터를 ‘자동 백업’하는 기이한 습관을 가졌다는 점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것이 그의 약점이 될 것이라 직감했다.
“교감이 최신 클라우드 백업 시스템을 쓴다고 떠벌리고 다녔답니다.”
배수진의 보고에 모두의 시선이 김도윤에게로 향했다.
“자기 스마트폰 자료들이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에 자동으로 동기화되도록 설정해 놨어요. 사진, 문서, 통화 녹음까지 전부 다요.”
김도윤은 차분하게 설명했다.
“교감의 휴대폰 자체를 뚫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가 연결해 둔 클라우드 백업 계정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계정 비밀번호가 아무리 굳건해도, 그가 다른 계정에서 보여준 취약한 보안 습관을 역이용하면 됩니다.”
그의 눈이 빛났다.
그날부터 특별 조사팀 사무실은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김도윤은 컴퓨터 앞에 앉아 교감이 자주 사용하는 세현 교육청 내부 시스템과 개인 웹사이트들의 계정 정보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서준은 옆에서 그의 작업을 주시했고, 장태준과 정의주는 숨을 죽인 채 화면을 응시했다. 밤이 깊어지고 새벽이 찾아와도 사무실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교감이 평소 사용하는 계정의 미세한 패턴, 재활용되는 비밀번호의 흔적, 그리고 취약한 보안 설정을 추적하며 며칠 밤낮없이 이어진 작업으로 모두 지쳐갈 때쯤, 김도윤의 손가락이 마침내 한 지점에서 멈췄다. ‘이건가?’ 모두의 얼굴에 희미한 희망의 빛이 스쳤다.
“찾았습니다.”
김도윤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 마침내 교감의 클라우드 백업 계정에 접근할 수 있는 ‘열쇠’를 손에 넣은 것이다. 숨 막히는 침묵 속에서, 김도윤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스쳤다. 모두의 시선이 모니터 화면에 고정되었다.
‘띠링!’
성공을 알리는 작은 알림음과 함께, 수많은 개인 파일들, 그리고 엄청난 양의 통화 녹음 파일들이 날짜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눈앞에 펼쳐졌다. 교감이 자신의 말대로 정말 ‘습관적으로 뭐든 다 녹음’하고 있었던 것이다.
“성공했습니다, 팀장님!”
며칠의 밤샘으로 다크서클이 심해지고 양쪽 눈이 심하게 충혈됐지만, 그의 눈은 성공의 기쁨으로 반짝거렸다. 서준과 장태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배수진과 정의주는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장태준은 이 방대한 자료 속에 분명히 숨겨진 진실이 있을 것이라 직감했다.
그들은 이제, 진실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17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