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사람과의 괜찮은 관계

좋은 사랑을 하기 위한 과정

by 김혜진



괜찮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 본다. 우선 괜찮다의 정도는 보통이상을 일컫는다. 보통보다는 우위라는 말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가 괜찮은 사람을 만나고 싶고, 내가 만나는 이 사람도 괜찮은 사람이길 바란다. 흔히들 말하지 않는가, 완벽하진 않아도 된다고. 어느 누구도 못난 사람을 원하지는 않는다. 그 중간보다는 한 단계 우위인 '괜찮은' 사람을 찾아내어 만나고 싶고 또 언제까지고 그 사람과 함께이고 싶어 한다.



괜찮은 사람. 그런 사람들은 쉽게 기분 나쁜 말을 상대에게 하지 않는다. 순간의 감정대로, 기분 그대로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표현은 하지 않는다. 한 템포 느리더라도, 생각을 하고 그런 뒤 말을 한다. 혹은 생각까지 가지 않더라도 습관이 되어 예쁜 말을 한다. 고운 말을 할 줄 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에둘러 말한다, 이 사람과는 대화가 된다고.



여자 남자 또는 나이와도 관계없이 '대화되는' 사람은 어디에서나 호감도가 좋다.



연애를 함에 있어 오래도록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누구나의 바람이다. 그리고 그 시작의 단계는 상대방의 괜찮음 정도에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만나다 헤어지다를 반복하는 이유. 헤어지고 다시 만나도 같은 이유로 이별을 갖는 이유. 만나기까지도 무척이나 힘이 드는 이유. 많은 이들이 각양각색 여러 이유들로 만남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과연 만남을 갖기 전에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 있는 걸까. 그리고 사귀는 연인들이 오래도록 다툼 없이 싸움 없이 사이좋은 괜찮은 관계를 이어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다툼이 있어야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고, 관계가 더 단단해진다는 변명에 그치는 그런 말은 말자.)








나는 사회통념상 '늦다'하는 나이에 연애를 시작했다. 늦은 것도 보통 늦었으랴. 결혼하기엔 또는 여자의 출산에 빗대어 아이 갖기에도 늦다는 서른 후반인 서른여덟에 연애를 시작한 경우다. 운 좋게 만났다,라고도 말할 수 있는 그런 케이스에 속한다.



물론 그 말도 전적으로 맞다. 그리고 거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은 그간의 노력의 결실이라고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그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당당하자 싶었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여자이고자 했다. 자기 자신에게 떳떳하고 싶었고 남 앞에 서더라도 멋진 모습으로 보이길 원했다. 그래서 노력을 했다.



스스로를 채우기 위해서 해야 할 것들을 하며 매력 있는 착한 사람이 되고자 했다. 불시에 찾아오는 외로움에 누군가에게 의지하고픈 맘도 들었으나, 그렇다 하여도 나 자신을 놓지는 않았다. 나를 우선시하며, 좋은 사랑을 하려면 혼자서도 잘 지내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



수많은 취미를 만들고, 배움의 즐거움도 알아갔다. 맘 맞는 친구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하고, 때론 홀로 영화를 본다. 꼭 보고픈 오리지널 뮤지컬은 혼자서라도 보러 갔다. 내 삶이고 내 시간들이기에 외롭다고 외로워만 하며 지내지엔 아까웠다. 일도 열심히 했다. 내 회사가 아님에도 이 회사를 빛나게 만들고 싶다며, 야근에 주말근무까지 해 가며 일에 매진했다. 하는 일이 즐겁다기보다, 내 일에 책임을 다하고 싶었다.



나이관계없이 내가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일, 특히 좋아하는 것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하였다. 그렇게 운동의 희열을 알게 된 후로 새벽 레슨을 해가며 운동에 매진하였고, 그러 던 어느 날 나의 남자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생각해 본다. 그때의 나를, 조금 더 생각해 본다.



그저 하나 둘 들어가는 나이 탓만을 하며, 힘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면 어땠을지. 그저 무리들과 어울려 다니며 희희낙락하는 시간들을 보냈다면 어땠을지. 나를 위한 시간의 귀함을 모른 채 그저 모든 게 귀찮다며 저녁마다 티브이만 보고 있었다면 어땠을지. 모든 게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단지 나는 때를 못 만났을 뿐이라고 한탄만 한들 무엇이 바뀌었겠는가.



나름의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했다. 나이는 들어가더라도, 나이가 나를 대변하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나는 그냥 나이고 싶고, 언제 어디서든 내가 나로서 존재하고 싶었기에, 내가 정말이지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만 했다. 나이라는 것은 그렇게 들어가고 싶다고, 마음먹었다.



어떤 의미들로 채우느냐에 따라 '괜찮다'의 완성은 달라진다. 주관적일 수 있기에 개성 넘치는 괜찮다가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가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신의 나이가 어디에 속한다 한들 속상해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그냥 괜찮은 사람이 되기에만 전념하자. 그러다 보면 분명 좋은 날 기쁜 날 행복한 날은 반드시 온다. 내가 그러했고, 그다음은 분명 '괜찮은' 당신 차례임에 틀림없다.










[연애하기 딱 좋은 나이]

본 에세이는 매주 월/금 연재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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