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열정. 행복

나 스스로가 되기 위한 세 가지

by 김혜진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독일의 철학자인 니체(Nietzsche)의 책 '반시대적 고찰 Ⅲ'에는 세 가지 인생 질문이 열거되어 있다.



너는 이제까지 무엇을 진정으로 사랑했는가?

무엇이 너의 영혼을 끌어당겼는가?

무엇이 너를 지배하는 동시에 행복하게 했는가?



단어 하나로 표현하자면, 사랑과 열정 그리고 행복에 대한 물음이다. 물음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질문을 강단 있게 만드는 마지막의 물음표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나의 지금을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결혼을 하기에 앞서 '나 스스로'를 유심히 바라보려 한다.


그 첫번째는 사랑이다. 너는 이제까지 무엇을 진정으로 사랑했는가. 진정이란 것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진심을 다해라는 말이 분명하다. 두 번 세 번 질문을 반복해 읽어보고 한참동안을 생각하였으나, 처음 든 생각과 동일한 결론이 나왔다. 나의 대답은 '나'이다. 그리고 그 대상은 그 누구도 아닌 다시한번 '나'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기. 삶에 있어,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은 나 자신이다. 나를 홀대하고 서는 그 어느 것도 진정으로 사랑하기는 힘들다. 결국엔 지치거나 상처입기 쉽상이다. 내가 내 남자를 사랑할 수 있는 초심에는 자기에의 아낌 그리고 사랑이 존재해야 한다. 나를 진심다해 사랑하면, 이기심에 가득 찬 자기애가 아닌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랑이 만들어 진다.







십 대에는 그런 것 몰랐다. 어른들의 말씀이 이 세상의 전부였기에 그저 시키는 대로 하라는 대로만 했다. 반항과 저항이 생기곤 해도 똑똑한 딸, 착한 딸이고 싶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 없이 누구 나처럼 학업이 다였던 시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되었건 그림을 그리고 싶다던가, 전에 없던 무언가를 디자인하거나 만들어내고 싶다 하는 생각이 꿈틀대는 것도 느꼈지 싶다. 그냥 나는 나이고 싶고, 아무도 모르는 곳이라도 좋으니 진짜 내가 되고 싶었다. 10대의 사춘기 시절은 자아 형성을 위한 시간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이십 대가 되어 생각만 하던 것들을 펼쳐보고 싶어졌다. 주변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나갔고 맨땅에 헤딩, 까짓것 못하랴 싶어서 캐리어 하나 끌고는 아는 이 하나 없는 곳으로, 바다 건너 유학도 가보았다. 눈물 젖은 빵은 소설 속에서 나 등장하는 줄 알았다. 한 번은 정말이지 아르바이트비가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말 그대로 이삼일은 식빵을 먹어가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학교를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했고 회사에 취직을 하며, 내가 나로서 존재하고픈 '나'를 만들어갔다.



나는 지금 '너는 이제까지 무엇을 진정으로 사랑했는가?'라는 질문의 대답을 찾게 된 여정을 말하고 있다.



삼십 대가 왔다. 일에 치인다는 말을 몸소 느껴가며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삼십 대이다. 많은 일들을 선택해 가며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나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고 싶기에 최대한의 취미생활도 허락하며 즐기는 인생을 산다. 긍정의 사고를 하다 보니 사람 만나는 것이 어려울 때도 있지만, 결국엔 내 남자도 찾았다. 찾아낸 건지 찾아준 건지 앞뒤 순서가 어찌 되었건, 만난 것이 중요할 테다.



그리고. 니체의 첫 번째 질문에 답해보기 위해 잠시 멈추고서 지나온 길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그 대답이 한눈에 보인다. 참 다행이다. 이제까지 '나 자신'을 이토록 사랑해 왔기에 여기에 도착했지 싶다. 안전하게 왔고 이젠 더 이상 혼자도 아닌 상태가 되었다. 이제부터는, 내 곁에서 나란히 나의 보폭에 맞춰 걸어주는 남자도 있다. 내가 나를 진정 사랑했기에, 결국엔 얻어낸 결실이지 싶다. 그렇기에 난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



"너는 이제까지 무엇을 진정으로 사랑했는가?"


"접니다. 저는 진정으로 '나'를, 나 자신을 사랑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무엇이 너의 영혼을 끌어당겼는가?'이다.



이 부분은 여전히 의구심 가득이다. 이것이 맞는지, 저것이 맞는지. 내가 어떤 것에 진심으로 빠져있을 때 주변의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고 집중을 해 내는지. 한참을 몰입하고서 한없이 개운하다는 기분을 느끼는지. 그러한 것이 바로 영혼을 끌어당길 정도의 무엇이지 않을까 한다. 무척 아쉽지만 아직까지도 찾는 여정에 있다.



나의 영혼을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그 무엇,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싶다. 어떤 것을 할 때 기쁘고 즐거워 절로 신이 나는지를 알고 싶다. 신은 모든 인간에게 어느 무엇 하나씩은 잘하는 것을 주셨다고 하지 않는가. 그 말 믿는다. 그리고 곧 찾아내리라며 스스로를 격려하고 싶다.



어느 것에 몰입할 때 나는 가장 기쁜지, 잘하든 좋아하든 그게 무엇이든 간에 해보면 안다. 그래서 계속해서 하고픈 모든 것들을 최대한 해보자 한다. 작던크던 호기심이 생기면 무시하지 않으려 한다. 나의 영혼을 강력히 끌어당기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 나는 여전히 찾고 있다. 나 자신을 믿는 것도 재능이라고 하지 않는가. 나의 영혼을 끌어당기는 것 - 어쩌면 그 열정은 이미 내 안에 있음이 확실하고, 어떠한 방법으로 언제 꺼내느냐의 타이밍이기도 하다.



마지막 질문은 '무엇이 너를 지배하는 동시에 행복하게 했는가?'이다. 행복을 말하는 것이라 본다. 나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나는 언제 행복한가, 행복이란 것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행복이란 무엇인가. 충분한 만족과 기쁨의 순간이 행복이라면 나에게 있어 행복은 지금이다. 좋아함을 넘어선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순간이 모이니 '행복'이 된다.



삶을 힘들게 하는 것들을 쉽게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정면으로 충돌하여 맞서기보다는, 새로운 변화를 찾고 판에 박힌 낡음과 익숙한 것들과 멀어지는 것도 방법이라 하지 않는가. 내가 원하는 나로서 성장하기 위해서 나를 지배하는 무기력은 날려 보내고 목표가 있고 목적이 있는 오늘로써 살아가려 한다. 그러다 보면 행복만이 남게 된다. 나를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나와 함께할 상대를 위함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다 보면, 나 스스로가 강해져야 함에 도달한다.



자기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라는 니체의 말이 이제야 온전히 다가오는 것만 같다. 수많은 생각에 생각을 해오며 때론 걷고 때로는 쉼 없이 뛰기도 하면서, 여기저기 부딪히고 상처받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분명 즐겁고 기쁜 일들도 많았건만 힘듦의 흔적들이 생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니 목표가 현실이 되어간다.



지금의 나의 분명한 목표는 행복한 생활을 하고자 함이고, 거기에는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내 남자가 있다. 진정 결혼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가를 되돌아보며 나를 생각해 본다.



결혼을 하기 전에 해야만 하는 준비. 그중 가장 우선은 그 무엇보다 나를 향한 사랑의 척도이다. 그리고 내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내면의 힘'이 될 삶에 대한 목표가 있고 갈망하지 않아도 언제나 주변에 맴도는 행복까지 함께라면, 결혼할 맘의 준비는 드디어 끝이 난 것 같다.







니체의 세 가지 질문은 어찌 보면 '나 스스로'가 되기 위한 여정의 물음이었나 보다. 질문을 받아들여 물음에 답하고 보니 새벽 첫 공기를 들이쉰 듯 가슴이 후련해진다. 여기에 니체의 세 가지 질문을 다시 한번 적어본다. 내가 날 사랑하지 않는데 다른 어느 누가 날 사랑해 주길 바라겠는가. 나를 아끼고 더욱 사랑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질문하고 답해본다.





너는 이제까지 무엇을 진정으로 사랑했는가? 무엇이 너의 영혼을 끌어당겼는가? 무엇이 너를 지배하는 동시에 행복하게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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