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인정받는다는 것은 곧 자신의 존재 가치가 증명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도 누군가가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기쁨을 느낀다. 하지만 진짜 차이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을 때 드러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나쁜 평가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다. 그렇기에 그들은 누군가 자신을 좋게 평가하면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삶은 온전히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성공하면 기뻐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며, 실패해도 남을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패를 통해 배울 점을 찾고, 다시 나아갈 방법을 고민한다. 외부의 평가가 어떻든, 자신의 길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야말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의 특징이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며 살아간다. 그들은 끊임없이 주변의 반응을 살피고,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 감정을 크게 요동친다. 좋은 평판을 들으면 쉽게 들뜨고, 나쁜 평판을 접하면 깊이 상처받는다. 결국 그들은 타인의 기대에 맞춰 자신을 바꾸고, 본래의 모습보다 ‘인정받을 수 있는 모습’으로 살아가려 한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가면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애초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어 살아가다 보면 정작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고, 실패했을 때도 그 책임을 스스로 감당하지 못한 채 주변을 원망하게 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을 알고 있으며, 굳이 위를 올려다보며 누군가를 부러워하거나 우러러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타인을 무시하거나 깎아내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리를 가진 존재임을 인정하고,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를 지닌다. 또한,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소신 있게 표현하며 살아간다. 이런 태도는 결국 건강하고 단단한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된다.
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종종 인간관계에서도 불안함을 느끼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나이가 들수록 인맥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특히 40대가 되면 회사 내에서의 입지, 고객사와의 관계 유지 등을 이유로 숱한 회식 자리에 참석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것이 자신의 커리어와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믿지만, 많은 경우 단순한 시간과 에너지 소모로 끝나버린다. 진정한 관계가 아니라 이해관계에 기반한 만남은 쉽게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정작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과 보내야 할 시간은 줄어들고, 형식적인 관계에 휩쓸리다 보면 결국 허무함만 남는다.
진정한 자존감은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는 대신, 자신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다. 성공과 실패에 연연하기보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 그리고 스스로 선택한 삶을 기꺼이 감당하는 것이야말로 자존감 높은 삶의 모습일 것이다.
자기 자신이 되려는 용기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싸움이다 - E. 커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