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내 작은 손톱 열칸을 안식처로 내어줄 뿐
둥근 곡선이 무심한 손가락 끝
그 위에 얹어진 동글동글
짧동하게 정리된 손톱
뭉툭한 손끝은 하루종일
툭툭 노트북을 두드리고
겨우 찾아온 안식의 밤이 오면
살아 숨쉬는 것을 찾아 나선다
손끝이 쉴 수 있는 공간은
1cm도 되지 않는 한 칸의 손톱
툭툭 두들기기 바빴던 손끝은
맨질맨질
매끈매끈
한 칸의 손톱 위를 훑기 바쁘다
손끝이 쉬는 시간
한 칸의 손톱으로부터
심장으로
코와 입으로
새숨이 들어 온다
뭉툭한 열 개의 손끝은 무엇을 감각하는 것일까?
열 개의 손톱으로부터 무엇을 빨아들이는 것일까?
무딘 나의 손끝은 갸우뚱 알 수 없고
다만 내 작은 손톱 열칸을
안식처로 내어줄 뿐
맨질맨질
매끈매끈
맨질맨질
매끈매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