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ㆍ내 일 낼 줄 알았다
노벨문학상 축하에 부치며
글을 쓴다면
만약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 된다면
한강 작가처럼은 아니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쉽게 풀어도 될 것을
굳이 왜 이리 쥐어짜 냈을까
그의 소설은
저 깊숙한 응어리를
저 가슴 밑바닥에 붙어 있는
응어리를 푸욱~~~ 퍼 내는 느낌이었다
눈물로도 해석이 안 되고
아픔으로도 해석이 안 되는
제주 4ㆍ3 사건
광주 5ㆍ18 사건
세월호 사건
묵직하게 응어리져 있는 덩어리를
끌어내기에
그의 이야기는 단전호흡으로도
감당하긴 힘들다
한 글자 한 글자
정독하지 않으면 놓쳐버리는 실타래들
그래도 애써 외면하지 않았다
결국 읽어내고 말았다
그의 작품은 그렇게 내게 한이 되었다
2024 노벨문학상,
아시아 최초의 여성 작가
한강의 기적이라고
기적의 한강이라고 도배를 했다
내 일 낼 줄 알았다 언젠가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이렇게 일찍 올 줄 몰랐다는)
분명 가슴 벅찬 일이다
가슴 밑바닥에 차 있던
묵직한 환희의 덩어리가
강철 두레박에 건져져 올라온다
조심스레 줄을 당긴다
그녀에게 찬사를 보낸다
이제 다시
바람이 분다,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