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원 주미영 Dec 01. 2022

유튜브 도전하기

서울 둘레길 걷기부터!

 추운 겨울을 보내고 만물이 기지개를 켜며 깨어나기 시작한 3월 초 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      


  “서울 둘레길이 있는데 한번 걸어볼까?”       
  “요즘 지역마다 둘레길 엄청 많이 생기던데 서울 둘레길이라는 것도 있어?”     


서울 외곽을 한 바퀴 휘감는 총연장 157km의 서울 둘레길은 8개 코스로 서울의 역사와 문화, 자연 생태 등을 스토리로 엮어 국내외 탐방객들이 느끼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 도보길이다.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쉽고 크게 숲길, 마을길, 하천길로 되어 있다. 순간 요즘 유튜브가 대세인데 걷기 유튜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유튜브 한번 도전해 볼까?”     


그래서 탄생한 채널이 바로 길 여행 ‘로즈마리 tv’이다. 말이 유튜브지 사실 방송 일을 하고 있다고 해서 모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니다. 물론 TV와 Radio 방송의 차이점이 있으나 기본적으로 방송국 프로그램은 여러 전문가가 팀별로 작업을 한다. 하지만 유튜브는 콘텐츠가 결정되면 기획과 원고 준비, 촬영, 편집, 업로드 등을 모두 혼자서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물론 유명 유튜버들은 직원을 두고 이 모든 일을 나누어하고 있지만 유튜버 초보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다행히 남편은 사진 찍기와 촬영하기를 좋아하고 방송 메커니즘을 잘 알기에 비교적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었다.      


의기투합한 지 일주일 만에 서울 둘레길 157km 걷기에 나섰고 주로 주말을 이용해 약 3개월 만에 완주했다. 이어 북악산과 낙산, 남산, 인왕산을 잇는 한양도성 순성길 18.6km도 걸었다. 언젠가는 너무나 힘들어 쉴까 생각했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고즈넉한 숲 속 길을 걸으며 새들의 우렁찬 합창소리를 들을 때면 나오길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철 따라 피는 다양한 꽃들, 우리 모두의 얼굴이 다르듯 나무들마다 잎사귀 모양이 다른 것을 보며 자연의 신비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인왕산 능선을 걸으며 펼쳐지는 서울의 모습에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자연히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어느새 길 여행가가 되어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좁다고는 하지만 정말 갈 곳이 너무나도 많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몇십 년 서울에 살면서 알게 된 것보다 최근 8개월 유튜브를 하면서 알게 된 곳이 더 많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역시 진리다.      

                      

유튜브의 또 다른 매력이라면, 시간이 지나도 영상기록을 통해 그때의 추억을 언제든 다시 소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서울을, 우리나라를 알아가며, 지구촌 곳곳을 새롭게 만나는 기쁨을 느끼며 은퇴 이후의 삶을 멋지게 채워 나가고 싶다.



이전 09화 제주 환상 자전거길 일주를 마치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