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니치 Jan 24. 2024

미중 패권전쟁의 향방        

- 누가 승리할까?


그동안 브런치스토리에 올린 총 40개의 글 중 패권전쟁 역사 읽기가 28개, 전쟁의 현황 이해를 위한 글이 11개였다. 필자의 글은 우리의 문명을 가르게 될 격변기 미중관계의 변화를 보다 잘 알기 위함이다. 과거를 알고, 현재를 음미하며, 미래를 준비하자는 것이다.     


제 41화인 이 글은 미중 패권전쟁의 결과와 패권 이후 국제질서 변화 등 '미래'를 이야기하는 첫 글이다. 앞으로 미중관계가 어떤 경로를 걷고 결말을 보일지를 상상하며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가 나아갈 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는 미중 패권전쟁에서 그 향방을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의 논의를 통해 확인된 사실들과 설정된 시간들을 상수로 놓고, 여러 변수들을 단순화하며 미래를 그려나가는 것이다. 제시하는 몇 개의 그림들은 미래의 이해를 위한 기초적인 예측·시나리오들이다.     


그동안의 논의를 통해 확인한 사실들     


향후 미중관계의 변화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은 그동안의 논의에서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수들일 것이다. 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먼저, 패권의 역사에서 도출된 역사의 법칙이나 자연의 이치다. 저명한 역사가들인 투퀴디데스와 E. H. 카, H. 키신저는 “패권제국의 대외 부정의는 국민 혼을 타락시켜 국가를 파멸시킨다.” “패권질서는 권력의 상대적·절대적인 쇠퇴에 따라 붕괴된다.”“세계는 마치 자연의 법칙처럼 신질서를 추구하는 국가가 등장한다.”고 말한다.  

    

역사가 진로를 거꾸로 되돌리는 법은 없었다. 세력전이의 사례(史例)들은 역사적인 흐름과 추세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다. 역사상 패권 제국은 일단 하강 국면에 들어서면 이를 반전시키기 어려웠다. 특히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구조적인 문제를 가졌다면 재건이나 부흥은 불가능했다. 스페인·네덜란드·대영제국이 다 그랬다.  


미중 패권전쟁 현황을 분석한 후 내린 다음의 결론들도 상수로 볼 수 있다.   

   

첫째, 미국의 쇠락과 중국의 굴기 추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세력이 중국 편으로 전이되고 있다. 둘째, 미국의 대 중국 공세와 국가재건 노력의 성과 여부가 세력전이의 양상·시기를 좌우할 것이다. 셋째, 미국은 중국의 굴기를 저지할 수 없다. 중국도 쉽사리 미국을 추월할 수 없다. 양국 간의 세력전이는 최소 10년 이상 소요된다. 넷째, 세력전이 과정에서 충돌이 불가피하지만 그 형태는 전면전 아닌 제한적인 국지전이다. 다섯째, 최후의 승부는 첨단과학기술에 기초한 우주·사이버 기술 전쟁(미래전)에서 결정된다.      


미국과 중국이 각기 설정한 기간 또는 시한들도 미래 예측과 시나리오에서 의미 있는 것들이다. 미국 16개 정보기관의 의견을 취합해 작성되는 미 국가정보위원회(NIC)의 미래전략보고서 <글로벌 트렌드 2030>은 "2030년에는 미국·중국 등 한 국가가 패권을 장악하는 시대가 끝날 것"이라고 보았다. 이에 미국은 2020년부터 2030년까지의 10년을 특히 중국의 군사굴기를 반드시 저지해야 하는 ‘위험 구간(danger zone)’으로 설정했다. NIC의 <글로벌 트렌드 2025>는 2025년이 되면 미국이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중국의 ‘중국제조 25’ 전략은 2025년에 자국의 '10대 전략산업 국산화율 70%'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5년(2020년~2025년)을 ‘전략적 기회의 시기’로 설정한 이유는 2025년에 동 목표를 달성하면 미국을 이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7년에 '중국군 현대화'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중국몽’의 시간은 2035년에 미국을 능가하며, 2049년에는 세계 최고의 ‘중국식 현대화’ 국가가 되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들을 기초로 미중 패권전쟁에서 우리의 주 관심사들인 미래를 상상해 보기로 한다. ①전쟁에서 누가 승리하고, ②그 전후 과정에서 미중관계와 국제질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③세력전이의 정점에서 펼쳐질 최후의 결전은 어떤 형태·결말로 귀결될 것인가?


미래 예측 1: 전쟁에서 누가 이길 것인가?     


서로 다른 시각들     


누가 이길까? 미중 패권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중국이 언젠가는 미국을 능가해 새로운 패권국으로 부상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의 세계 패권은 유지될 것이며, 중국은 체제적 한계로 인해 미국을 능가할 역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미중 패권전쟁의 끝은 중국이 미국의 공격에 굴복하든가, 아니면 미국이 공격을 포기할 것인가 둘 중의 하나다. 미중 패권전쟁에서 시간과 흐름, 추세는 대체로 추격자인 중국 편에 있다. 이론적·현실적으로도 중국이 유리한 국면이다. 미국의 공격에 중국이 아팠지만, 미국이 이룬 게 별로 없다. 내우외환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이 언제, 어떻게 미국을 추월할 것인가?   

   

'우선 미국의 시대는 끝나지 않는다'는 미국 우세론과 '미국의 시대는 끝나고 있다'는 중국 우세론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석학 3명의 주장을 비교해 보자. 미국 우세론자들은 미국은 주기적으로 ‘쇠퇴론’과 위기설이 계속 있어왔지만 항상 빗나갔다고 강조한다. 아래와 같은 논거로 미국이 패권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 우세론자들은 패권 역사의 이치와 미국과 중국의 잠재력, 미국의 쇠락과 중국의 부상·굴기라는 일관된 추세 등을 근거로 중국의 미국 추월을 의심치 않는다. 특이한 점은 미국 우세론자들은 그동안 미국의 패권이론을 뒷받침해 온 소수의 미국 석학들이라는 것이다. 중국 우세론자들은 중국 사람들이 아니다. 다수의 미국·영국 등의 서구 학자나 유력 연구기관들이라는 것이다.      


미래를 거꾸로 보는 외눈박이 한국인들


각종 언론에 비친 미국 우세론과 중국 우세론을 비교하면 대략 7:3 비율로 중국 우세론이 우세하다. 우연인가? 국제사회에서 미국 선호와 중국 선호 비율도 대략 7:3이다. 전문가들의 의견과 일반 사람들의 시각이 다를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인들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인의 아시아 인식' 설문조사 결과는 한국인들은 가장 신뢰하고, 협력할 필요성이 있으며, 패권을 잡을 국가로 미국을 꼽았다. 반면 중국은 가장 불신하는 국가로 꼽혔다. 향후 중국이 미국을 이기고 패권을 잡을 것으로 본 한국인은 11.5%에 불과했다. 


주목되는 것은 관련 정보를 수집·판단하고 패권전략을 구상하는 미국 최고의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위원회(NIC)와 미국 패권 관련 대표적인 엘리트 집단인 미국 외교협회(CFR)도 앞장서서 중국 우세론을 말한다는 사실이다.  

    

CFR의 저널인 『Foreign Affairs』 2019년 8월호는 특집  “탈냉전기 미국 패권의 부검”이라는 글에서 "미국 패권의 쇠퇴는 필연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그 원인으로는 미국의 과다한 군사 팽창, 양극화 심화로 인한 국민 분열, 미국 정치시스템의 기능장애를 지적했다.


미국의 금융사가인 닐 퍼거슨은 패권 제국의 몰락은 ‘한밤의 도둑’처럼 갑자기 찾아온다고 주장한다. 2022년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창립자도 자신의 저서 『변화하는 세계 질서』(2022)에서 미국은 순환 사이클상 마지막 단계에서 갈등과 분열이 심화, '시간은 중국 편'이라고 평했다.


대다수 전문가·연구기관들의 의견이 한결 같은 이유는 그동안의 미중관계의 변화 추세·흐름을 미국이 바꾸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락하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승리하기 어려운 형국에서 시간과 기회는 발전하는 중국에 있다.


사실 미국은 대공황과 2차 대전, 냉전(스프트니크 순간) 시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저력을 발휘했었다. 과거에는 약점보다 강점이 훨씬 더 많은 꿈의 제국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세계 수준에서 중국을 압도하는 기준권력(default power)을 갖고 있다. 미국의 패권전략을 주물렀던 브레진스키가 그의 저서 『전략적 비전』(2012)에서 정리한 아래 대차대조표 상의 강·약점을 잘 극복하고 살린다면 '더 나은 재건'의 도약대를 만들 수도 있다.  


오늘날 과거의 미국은 없다.


그런데 문제는 2011년에 작성된 브레진스키의 위 <대차대조표> 상의 미국의 '약점'들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점' 부분에서도 13년 후인 2024년초 현재 절반(3/6), 즉 밑줄 친 글의 관련 상황이 강점이 될 수 없게 변화(악화)되었다.


현재 미국의 ‘혁신 잠재력’은 중국에 뒤진다. '위기 시의 결집력'은 상시적인 불화·분열 상태에서 내전 직전이라는 평가가 있다. '민주주의도' 기능부전 상태에서 잘못된 정책을 수정할 수도 없다. 특히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악화돼 코로나19 사태에서 드러난 미국 사회의 치부는 쉽게 개선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들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악화만 되어 왔다.    

  

현재의 미국이 얼마나 심각한지 최근 생생한 하나의 사례가 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 조사 결과 2023년 1월 기준 뉴욕의 노숙자 수는 1년 전보다 무려 42% 증가한 8만 8000명 (지하철에서 잠을 자는 노숙자는 4042명)이었다. HUD는 2023년 1월 미국 전체의 노숙자 수는 65만 3,104명으로 1년 사이에 12%(약 7만 명)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관련보도 참고: https://www.youtube.com/shorts/unHkhmlyYbs?feature=share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9870#home)          


미국은 심각한 ‘마약·노숙자 위기’에 직면해 있다. 여러 대도시의 길거리 질서가 엉망임에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23년 초, 언론이 보도한 바, 지하철 전동차에서 잠자는 승객의 몸을 오르내리던 쥐는 1미리였다. 2024년 초인 얼마 전 뉴욕 지하철 내 노숙자가 깨어나 이불을 걷자 20마리의 쥐 떼가 쏟아져 나왔다. 관련 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쥐떼와 노숙자가 동거하는 실정인데도 문제 해결의 주체인 정치·행정시스템은 고장나고 무너져있다. 막강한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파탄상태인 미국의 실정에서 무슨 우세론을 논하는 것은 난센스가 아닐 수 없다.     


중국도 최근 ‘차이나 피크론’과 ‘중진국 함정론’, 인구구조 변화 등 성장의 한계를 맞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는 ①수요 위축, ②공급 충격, ③기대 약화라는 3개 압력에 직면해 있다. 부동산 냉각과 소비 부진, 자본 이탈 등으로 인해 중국 경제의 미국 추월이 늦어지거나 불가능할 수 있다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은 미국이 직면한 내외 문제에 비해 심각한 것은 아니다.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빨리 변하고, 개발하고, 혁신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가속화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은 중국에 유리한 환경여건이다.


중국은 미국과 비슷한 크기의 영토에 4배가 넘는 인구수를 바탕으로 한 내수시장과 국가주도 경제라는 이점이 있다. 중국의 14억 인구가 효율적인 시스템 하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 그동안의 3번의 대결에서 미국은 중국을 이긴 적이 없다. 앞으로 중국 경제가 2~3% 성장만 해도 중국은 2030년경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이 될 수 있다. 2023년~ 2024년 중국의 경제성장율은 4~5% 수준이다.     


미래 예측 2: 미중관계와 국제질서의 변화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의 패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더믹은 미국의 무능·분열을 극적으로 드러냈다. 미국 민주주의와 패권의 쇠퇴를 가속화하며 국제질서의 구조적 변화를 촉진했다.


당대 미국을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 존 미어샤이머 교수는 중국이 조만간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제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는 중국이 거대 시장과 정부 지원으로 쌓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행사하고 있는 외교·군사적 영향력에 주목, 10여 년 내에 미국의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라고 본다.

    

미중 간의 세력전이는 영국 패권의 미국으로의 이양과 같이 평화롭게 될 가능성이 낮다. 체제·이념, 문화가 다른 문명 간의 충돌이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비서구권 국가에 패권을 뺏긴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한다. 그들은 불가피한 국면에서도 우아하게 퇴조하기보다 역사를 역류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      


그럼에도 당분간 미중 패권전쟁은 대체로 관리통제가 가능하다. 미중 간의 완벽한 탈동조화나 냉전 시기와 같은 단절은 우선 양국이 그럴 수 있는 역량이 없다. 양국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양국이 공멸하는 길인 직접적인 물리적 충돌이나 전면전도 없을 것이다. 서로 상대를 주저앉힐 수 있는 한방이 없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려면 미국이 중국을 제압하거나 중국이 미국을 추월해야 하는데 당장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미중 간의 세력전이 시나리오


미국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중국도 아직 미국에 맞설 수준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분간은 불안한 혼란이 계속될 것이다. 미중 세력전이와 관련한 예상 시나리오는 ①미국이 전쟁에서 승리해서 팍스 아메리카나 II로 가거나, ②중국이 승리해서 팍스 시니카로 가는 건데, 미국과 중국은 완전한 승자가 될 수 없다. 미국과 미국 중심의 패권질서가 재건된다든가, 중국 중심의 패권질서가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③미중 대결이 심화되면서 현상이 악화되는 시나리오가 현실적인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느슨한 비대칭 양극구도'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미국에 1차적인 패권전쟁 목표는 중국이 동아시아 지역 패권국이 되는 것을 저지하는 일이다. 전쟁은 계속 동아시아 또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주무대로 전개될 것이다. 힘이 약해진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재무장을 마친 일본과 손을 잡고 중국·러시아와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세계가 곧 다가올 동아시아의 미래다. 미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에 목을 매고 있는 이유다. 19세기말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청일·러일 전쟁의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


국제사회의 변화 시나리오


한편, 경쟁이 심한 정치 세계와 같이 냉엄한 국제사회도 패권국과 도전국 간의 힘의 분포가 변하면 곧바로 변하기 마련이다. 지난 500년 패권의 역사 속에서 발견된 패권국과 도전국 관계 변화에 따른 국제사회의 태도 변화 양상은 아래와 같은 것이다.

   

- ①중국 경제가 미국의 70%를 넘으면 적들이 말을 안 듣고 공격하기 시작

- ② ” 80%가 되면 진영이나 동맹국들이 말을 잘 안 듣고

- ③ ” 90%가 넘으면 파이브아이 등 최측근 국가들도 이탈

- ④ ”  한자리 수까지 되면 그때 미국 패권은 완전히 몰락    

 

최근 국제사회에서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2023년부터 중동과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반미적인 움직임이 활발한 것은 제 ①단계의 현실화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는 이제 그 힘을 잃었다. 중·러도 미국에 반기를 들고 있다. 세계는 지금 지각변동에 대응, 국익을 쫓아 ‘각자도생’하며 헤쳐 모이는 중이다. 미국이 이대로 가다가는 2025년부터 제 ②단계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2023년 중국의 GDP는 미국의 72% 수준이다.   

   

2021년 아프간에서 철수한 미국은 다시 중동과 동유럽(우크라)에서 전비를 쏟고 있다. 폴 케네디가 지적한 바, 역사상 패권 제국의 몰락은 과다한 군사비 지출에서 비롯되었다. 국가부채와 재정적자가 더 불어나고, 상황이 위의 제 ②·③단계로 진입하면 미국은 중국에 일정한 지분을 보장하며 세력을 분산하는 국제질서를 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3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상황을 간파하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태평양을 양분하자고 제안했었다.      


미중관계와 국제질서의 변화 시나리오


이 경우 예상되는 미중관계와 국제질서의 변화 시나리오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 미중 패권전쟁은 악화일로를 걷는다.

- 세계 경제침체가 계속되고, 지역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각자도생과 헤쳐 모이기가 가속된다. 

- 이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리더쉽이 실종, 세계는 1930년대 대공황에 버금가는 혼란에 빠진다.

- 중견국인 한국과 인도, 사우디아리비아, 브라질 등은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 질서재구축하려고 노력한다.

- 2030년경 중국이 미국 경제를 추월하더라도 미국은 국제정치와 군사 분야에서 상당 기간 동안(약 20년) 우위를 유지한다.

- 중국이 미국 GDP 90%까지 치고 올라가면서 세계 각국은 곧 G1이 될 중국으로 향한다.

- 모든 길이 중국으로 통하는 시대가 된다. 동아시아 질서가 재편돼 중국이 역내 패권국이 된다.

- 서에서 동으로의 역사의 이동, 중국 중심의 아시아 시대는 지각변동을 일으킨다.

- 중국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자국 방식으로 변화시키려고 하나 세계 패권은 추구하지 않는다.

- 서구식 보편주의와 가치관은 통용되지 않는다. 국제기구와 기축통화, 공통언어도 변화한다.

- 서구국가들의 상실감·불안감이 증대, 미국은 바람직하지 않은 반응과 추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 전쟁이 최고조의 임계점에 다다르자 중국은 그동안 준비한 최후의 한방을 날려 미래전을 시작한다.     


미래 예측 3: 미중 간의 최후 승부처인 미래전(S)     


미중 간 세력전이의 정점에서 최종 승부처는 사이버·우주전쟁이다. 우주전쟁의 관건은 적의 통신위성·GPS 등을 파괴해 군사력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누가 앞선 암호 해독프로그램으로 상대방의 지휘정보통신 시스템을 먹통으로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미국의 패권 전문가 앨프리드 맥코이는 그의 저서 『대전환』(2019)에서 미래의 전쟁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나라가 정밀한 원거리 공격무기와 로봇시스템, 정보공격을 이용해 적의 핵심시설을 파괴·교란시켜 승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제시한 예상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정리해 본 미래전의 전개 양상은 아래와 같다.     

 

미국은 군사적 우위를 통해 계속 세계를 지배하면서 경제이익을 독점하고자 한다. 하지만 내분과 경제침체 등으로 인해 군사적 우위 역시 약화될 수밖에 없다. 모든 부정적 트렌드를 종합하면 2030년경 미국 패권의 형세는 다음과 같은 양상으로 보이며 몰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①대다수 미국인에게 2020년대는 물가상승, 실질임금 하락, 국가 경쟁력 퇴보로 인해 암울한 10년이다.

②국가부채·재정적자가 누적, 미국 달러는 점차 기축통화 지위를 상실해 간다. 인플레로 모든 비용이 치솟는다. 해외 주둔 미군 운영도 감당하기 어렵다. 미국은 국방비를 삭감하고 해외 미군기지를 폐쇄하기 시작한다.

③추락하는 미국을 향해 중국·러시아·이란 등이 바다와 우주, 사이버 공간에서 도전한다. 중국은 주로 우주에서 미국을 견제한다. 러시아 잠수함대는 북대서양에서 미 해군에 도전한다. 중국 함대는 이미 서태평양 일부와 남중국해를 ‘중국의 호수’로 만들었다.

④중국의 본격적인 공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정치·경제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계속된 정치 사회적 논쟁은 불화·분열을 가중시킨다.

⑤중동·남중국해 등에서 미군의 전략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한다. 중국은 모든 전투 공간에서 정보시스템을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사이버·우주 공간에서 미국을 직접 위협한다. 특히 중국군은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통신위성을 갖는다.

⑥2030년이 되자 미중 패권전쟁은 임계점에 도달, 마침내 승패를 가를 최후의 전투가 시작된다. 중국군은 미군의 몇 가지 전략적 결함을 공략하는데 주력한다. 먼저 미군의 지휘통신체계를 무력화한다. 미국의 GPS도 먹통이 된다. 미국 사회는 대혼란에 직면하고, 미군 전략사령부도 움직일 수 없다.

결국 중국은 첨단 사이버·우주기술을 동원한 총력전에서 승리한다.


양측 모두 단 한 명의 전투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다. 사실상 3차 세계대전이었던 10여 년의 미중 패권전쟁은 이렇게 미국이 패배하면서 조용히 끝날 것이다. (끝)

이전 11화 미중 패권전쟁의 양상·추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