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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가 몰락할 때

[오늘의 심리학 #199.]

 많은 풍랑 속에서 미국 대선이 잠정적 결론을 맞이하였습니다.

 트럼프가 졌고, 바이든이 승리했습니다. 이는 바이든의 승리이기도 하나, 오바마 정권으로의 회귀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 상 재선에 성공하지 못 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며, 어쩌면 여생을 범죄자로 조사 받으며 살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상상도 못 할 '몽니'를 부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패배는 말이 안 된다며 대선에 대규모 부정 선거 개입이 있었다고 확신합니다. 그간 마음에 들지 않았던 주변 인사들에 대한 해고가 이어지며, 대규모 소송전으로 번질 양상을 보입니다. 



 심리학자의 시선으로 볼 때 이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사실 저는 트럼프의 여러 행동과 말, 그리고 전략을 보며 이 사람이 나르시시스트 인격 장애 환자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대통령 재선에 실패한 트럼프는 나르시시스트의 몰락과 실패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좋은 샘플입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나르시시스트는 대개 성공한 사람들이거든요. 그들은 언제나 승승장구합니다. 혹 몰락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 할만큼 교묘하게 그것을 가립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결과만 있는 바, 몰락 이후 이들이 어떤 전략을 쓰는 지 쉽게 볼 수 없죠.


 그래서 저는 트럼프의 일거수일투족을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최근 저널에서 소개하는 '나르시시스트의 몰락 이후' 내용을 소개드릴게요. 앞으로 트럼프의 행보가 얼마나 닮았을지 살펴보도록 하죠.


- 나르시시스트는 지나치게 부풀려진 특권의식, 우월감과 자신에 대한 특별하다는 과장, 무절제한 망상, 타인을 이용하는 묵인과 계략, 규칙과 법을 두려워하지 않는 느낌, 타인 비하 등의 특징을 가진다.
- 나르시시스트는 아이러니하게도 성공적인 사업가, 정치가가 되기 유리하다.

- 그러나 이들이 실패하거나 몰락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 그들은 "모든 것이 괜찮고 아무 이상이 없다."는 거짓 주장을 할 것이다.
- 증거가 제시된다한들, 그 증거를 무효로 만들거나 거짓 주장이라고 주장한다.
- 유력한 증거일수록 맹공을 가한다. 특히 증거 제시자에 있어선 (설령 가족이라 할지라도) 가만히 두지 않는다.


 공공연히 보이는 실패의 순간에도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못 합니다.

 오히려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이 역시 자신의 위대함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음모나 역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상 알고보면 이들의 '괜찮음'은 거짓입니다.

 이들은 그 증거가 객관적이고 확실할 수록 증거 제보자를 맹공합니다. 꾸준히 제보자를 공격하고, 이슈의 방향을 바꾸려 노력합니다. 아마 트럼프는 바이든의 평생을 갈무리하며 사소한 헛점이라도 발견되는 순간 맹공하고 인격적인 비난을 할 것입니다. 

 자신의 실패를 무마시킬 수 있는 정보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채용합니다.

 어떻게든 보복을 하기에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공격은 상당히 두렵고 망설여집니다. 한 번 물면 놓지 않아요.



- 자기에게 유리한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퍼뜨린다.
- 이들은 자기 성찰을 할 수 없기에, 자신의 성취나 위대함을 나타내는 증거를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닌다.
- 자신의 몰락을 책임질 다른 누군가를 찾고자 한다. 스스로를 방어할 수단과 힘이 없는 사람일수록 더더욱 희생양으로의 확률이 높다.
- 그들은 어떤 책임도 지려 하지 않으며 모든 건 타인의 책임이다.

- 충실한 심복마저 더 이상 쓸모없으면 버린다.
- 거짓말은 그들의 제 1도구이다.
- 거짓말로 자신을 가치 있게 하며, 타인을 평가절하한다.


 또한 자기에게 유리한 그 어떤 정보라도 채용합니다. 정보의 신빙성, 객관성은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리하면 그만입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 남탓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최고입니다.


 의리도 없습니다. 자신의 심복이었어도, 예전까지의 관계가 어땠다해도 수틀리면 가차없이 자릅니다. 최근 트럼프의 아내와 사위가 패배를 인정하자고 회유했다고 하죠. 그 말이 트럼프에게 들릴 리 없습니다. 이제 칼바람에 피가 휘날리는 건 가족도 예외가 아닐테지요.



- 끝이 다가올수록 악의적 나르시시스트들은 타인의 고통을 원한다.
- 고통 받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들은 복수심을 충족한다.
- 만약 실패, 체포, 기소, 해고 등의 말로를 맞이한다면 불평불만을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박해받았다 주장하며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 만일 많은 이들이 '그래도 이 사람이 있어야만 변화가 가능해!' 라고 생각한다면 그 위험성이 훨씬 커진다.


 가장 끔찍한 건 이들은 '내가 죽더라도 절대 혼자 죽지 않아. 내게 피해를 준 악독한 것들에게 어떻게든 복수할 거야.' 이 생각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경우에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에게 우세했던 지역주가 되겠죠. 그 지역에 남은 임기 동안 어떤 끔찍한 처사를 벌일 지 모를 일입니다.


 트럼프와 관련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의 '탓'의 주인공이 되어 오르내릴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몰락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허나 여전히 트럼프를 추종하는 세력이 있고 그 수가 많다면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자를 뒤에 엎고 부활할 것입니다.




 최근 뉴스 댓글을 보면 '그래도 중국과 상대할 수 있는 건 트럼프 뿐이다.', '트럼프밖에 할 수 없다.' 이런 내용이 많아요. 사실 저도 하나의 견해일 뿐이니 저 말이 틀렸다고 장담할 순 없습니다.


 다만 역사 속에 있었던 비슷한 일례를 소개해드릴게요. 

 '저 사람만이 유일하다! 우리나라를 구할 수 있다!' 고 들었던 독일의 정치인은 "Deutschland wider gro groartig machen(독일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바탕으로 정권을 섭렵했었습니다. 그 정치인의 이름은 Adolf Hitler. 한국 표기 아돌프 히틀러입니다.




* 참고 자료


1. 직장상사가 나르시시스트? 나르시시스트 번역기를 쓰세요. [오늘의 심리학 #128.]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그 사람. 끊임 없이 내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그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있나요? 나르시시스트의 말을 번역해드릴게요.

https://brunch.co.kr/@3fbaksghkrk/292


2. 어찌 이리도 이기적이고 꽉 막혀 있을까? [오늘의 심리학 #180.]

마냥 욕하고 벌주기보단 이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다양한 척도를 가져와야 할 때입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419


3. 보수와 진보는 같은 말도 해석이 다르다. [오늘의 심리학 #190.]

정치란 말로 하는 전쟁입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437




* 출처 자료


NARCISSISM

When the Narcissist Fails

A cautionary examination of how narcissists react to failure.

Posted Jul 26, 2020 Joe Navarro M.A.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spycatcher/202007/when-the-narcissist-fai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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