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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이코박 닥터 Dec 30. 2022

프랑스의 크리스마스 (노엘)

슬기가 보는 Noël 노엘

프랑스에서 노엘은 큰 명절이다.

한국 설날이나 추석 때처럼 가족들이 모이는 날이다.

학교에서도 이주동안 방학하고 부모들도 일주일정도 쉬는 휴가철이다.


가족 없는 사람들은 더 외로울 수도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 가족들 관계가 복잡해 만나기 싫어 불편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선물을 많이 준비한다.

크리스마스 선물...


원래는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 아닌가?

예수님이 생일 선물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잘 생각해보면 예수님의 탄생은 정말 초라했다.

병원도 아니고 집도 아니고 동물들의 배설물 냄새나는 구유에서 탄생...


근데 예수님의 탄생은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억도 안 하고 어떻게 선물 주고받는 날이 되었지?

크리스마스 선물 사고파는 비즈니스가 되었지?...




노엘미사 오후 아홉 시 반 미사에 갔다.

12월 25일에는 평소에 안 오던 사람들이 미사에 온다.

늦어서 자리 없을까 봐 걱정했었는데, 온도도 그렇고, 사람 수도 적어서 썰렁했다. 텅텅 빈 미사였다. 오르가니스트도 없이 그냥 성가 불렀다.

그래서 좀 슬픈 미사였다.


미사 후 신부님한테 왜 이리 사람이 없냐고 물어봤더니 사람들이 다 오후 여섯 시 반 미사에 몰렸다고 했다.

성체도 모자랐다고 했다.

오후 여섯 시 반미사에 오면 오후 일곱 시 반에 끝난다. 그러면 노엘 저녁 식사를 끊기지 않고 하기에 딱 적합하기 때문인 거 같다고 하셨다. 




프랑스에서 식사 시간은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식사를 얼른 먹고 치운다면 프랑스에선 천천히 먹고 가족끼리 이야기 나누며 보내는 시간이다.

명절 식사는 그래서 더 길다. 코스로 먹으며 하루종일 먹는 느낌이다.

평소엔 안 먹는 특별한 음식을 노엘 때 먹는다.


예를 들면 달팽이요리.

달팽이 요리는 부르고뉴 (Bourgogne) 지역의 특별산이다. 프랑스사람이라고 다 먹는 건 아니다.

달팽이 요리는 달팽이 자체보다 파슬리 버터 소스맛에 먹는 것 같다. 달팽이 먹고 소스를 부드러운 빵에 찍어먹는 맛.

달팽이요리하는 오븐접시도 따로 있고 포크와 집게도 따로 있다.


그리고 너무 맛있는 거위  요리 '포아그라'.

근데 포아그라 만드는 과정이 좀 윤리적이지가 않다. 거위들이 살찌게 강제로 먹인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논쟁이 많다. 그래도 너무 맛있는 걸 어떡해...


프랑스에는 시골도시라도 노엘 때는 거리에 장식을 이쁘게 한다. 그래서 보기 좋다. 분위기가 난다.

애들은 선물 생각에 들떠있다. 어른들도 들떠있다.

나도 노엘 분위기 좋아한다.

2022년 노엘 휴가는 이런 것도 만들면서 신나는 노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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