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 마음이 어긋날 때
서러움은 서럽게 느껴지는 마음이다.
비슷한 말로는 설움, 서림, 스러움이 있다.
설움을 글로 담아내려 하니 가슴 깊숙이 내려앉은 단어라 들여다보기가 버겁다.
어쩔 수없이 우리가 모두 아는 설움부터 꺼내본다.
크게는 나라 잃은 설움이 있다. 약한 국력으로 인해 참 많은 침입과 빼앗김을 당해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설움이 가슴 가득히 포개지는 슬픔의 시대가 있었다.
나라 잃은 설움을 담은 백년설의 노래 ‘나그네설움’은 일제 강점기의 민족의 설움을 표현하였다
창작동요 ‘반달’은 아름다운 노랫말과 애틋한 곡조로 나라 잃은 한국인의 설움을 담아낸 곡이다. 동요이지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민족의 설움과 희망이 담긴 곡으로 모두에게 사랑받은 곡이었다. 설움 속에서도 독립이라는 같은 소망을 품고 있었다. 그 시대의 설움은 가장 크면서도 공통적이기에 사람들 간의 결속이 잘 될 수 있는 설움이었다.
설움에는
나라 잃은 설움
부모 잃은 설움
못 배운 설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설움
가난의 설움
연인에게 배신당한 설움
노인이 되어 힘없는 설움
자녀에게 무시당하는 설움
둘째의 설움
생활 속에서의 사소한 설움 등이 있었다.
설움이라는 감정이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질문을 해봤다.
“서러움을 느낄 때가 언제였어? 어떨 때 서러웠니?”
sb : "혼자 있는 상황에서 물이 먹고 싶은데 너무 아파서 물병을 딸 수 없을 때"
hs : "내 잘못이 아닌데 어떤 오해로 인해 내 잘못이 된 상황에서 내편이 없을 때"
sjo : "일은 겁나게 했는데 인정을 못 받았을 때"
ljo : "나이 들어가면서 약해지는 내 몸을 인정해야 할 때"
ms : "부모는 어떠한 상황이라도 내일 제쳐 놓고 해 줄 수 있는데 얘들은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할 때~~ "
yh : "최근에 손목골절 있었잖아... 알바는 출근 안 하면 돈이 안 나오니까 어떻게든 가서 해보려고 아픈 손으로 나갔는데 안 되겠더라고. 그래서 울 딸한테 엄마 한 시간만 와서 도와 달라고 했지.... 근데 와서 "엄마 머 도와줘야 돼?" 해서 “이거 이거 해주면 될 거 같아” 했더니 그것만 하고 “나 약속 있어서 시간 맞춰서 가야 해”라고 하더라고... 근데 내가 싱크대에 의료기구 씻어야 되는데 쫌 쌓아 놓고 있었던 걸 까먹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울 딸이 손 씻으면서 그걸 봤을 텐데 안 하고 후다닥 가버린 거 있지.... 그걸 본 순간 더 강해져야 되겠다. 스스로 생각이 드는 거 있지.... 너무 서운해서
아프지 말아야겠다... 병들어도 돈 있어야 되겠다 했지 그래서 골절비 보험 한 개 더 들었잖아... 백만원 나오는 거....ㅋㅋㅋㅋ
그 담부터는 애들한테 크게 욕심 안내"
ljo : "난 쉬지도 못하고 일하고 다닐 때 설거지를 아무도 안 해줘서 쌓여있는 설거지 보고 서러웠어. 딸만 잡아 족쳤지.ㅋ 시집가더니 설거지 대따 잘해"
jhs : "자식이 나 무시할 때~"
sj : "집 없는 설움. 다들 몇십억 짜리 집이 있는데 난 없으니..."
hl :" 배고픈데 살찐다고 못 먹게 할 때"
hl :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누군가가 전에 방귀를 뀐 거야. 근데 다음에 탄 사람들이 내가 뀐 줄 알 때"
ob : "아내가 맛있는 반찬을 아들에게만 주고 챙길 때,,,, 난 뭔가 싶다."
hj : "글을 못 읽어서 집에 오는 우편물을 볼 수 없을 때"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서러움은 소외당했을 때, 존중받지 못했을 때, 억울할 때, 무시당했을 때, 삶이 너무 힘들때 느끼는 감정들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속상한 일들이다. 그것이 가까운 사람에게서 느끼게 되면 더 아픈 기억이 된다.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겪게 될 수도 있다. 이럴 때 누군가와 아픈 감정을 나누며 서러움을 에피소드로 바꿔치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본다.
서러움을 느끼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기대와 바람을 포기하면 서러움이 없다
바라고 서러움을 감당하고 기다려야 바라는 것을 얻는 행복도 있다
서러움을 아프게 생각하기보다는 내 맘을 다 알지 못하기에 이루어지는 해프닝으로 생각하고 싶다.
나도 내 맘을 다 알지 못하니 남은 오죽하랴.
그러니 나의 감정을 잘 표현할 줄 알고
남의 말도 정성껏 들어서 마음을 최대한 읽을 수 있는 습관을 들였으면 한다.
가만히 숨을 쉬어보면
가슴 깊은 곳, 말없이 눌러둔 감정 하나
눈물 아닌 눈물로 저릿이 고여 있는 것
그게 바로, 서러움
나라 잃은 봄날의 바람 속
아이의 목소리로 흘러나온
"반달" 한 소절조차
모두의 가슴에 빛나던 눈물이 되었고
피곤한 손, 굳은 허리로
씻지 못한 그릇을 바라보며
쉬지 못한 하루가 쌓인
설거지 앞에서 또 목이 메인다
내 잘못이 아닌 오해 하나에
내 편 하나 없어 속이 터질 때
그래도 참아야 했던 그때 그 마음이
말하자면 서러움이다
아픈 손으로 문을 밀며
“조금만 도와줘” 했던 그 엄마의 말에
딸의 바쁜 발소리가 멀어지던 순간
그 자리에 남겨진 무게가 서러움이었다
아이 없이 빈 팔을 안고
배움 없이 편지를 넘기지 못하는 밤
혼자 있는 방, 물 한 잔도 멀게 느껴지는 날
그 모든 작고 큰 순간들 속에
서러움은 숨어 산다
서러움은 바람처럼
눈에 보이지 않아도 늘 곁에 있고
기대했던 마음이 접히는 자리마다
고요히 내려앉는다
그러나 그 서러움 덕에
우리는 더 애타게 소망하고
더 따뜻하게 손을 내밀며
서로의 마음을 듣고자 한다
내가 내 마음도 다 알지 못하는데
남은 오죽하랴 싶어
조금 더 듣고, 조금 더 느끼며
우리는 서러움을 건너간다
서러움은 결국,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조용한 사랑의 그림자니까.
여러분들은 어떨 때 서러우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