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웃고 있다.
그 웃음이 슬퍼 보인다.
왜일까?
햇살이 가득한 푸른 잔디밭에서 한 아이가 강아지와 함께 뛰어놀고 있다.
한쪽에 자리 잡은 큰 느티나무는 햇살을 잠시 잡아두었다가 그 아이에게 비춰준다.
나뭇잎 사이사이 삐져나오는 빛을 받으며 환하게 웃는 준영을 보며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민영은
준수를 떠올린다.
준수가 떠난 지도 5년이 되었다. 그 사이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민영의 행복이 되었고, 살아갈 이유가 되었다.
준수가 남겨준 일기장을 차마 펼쳐보지 못하고 불태워 버린 일이 민영은 후회가 된다.
그때는 단 1그램이라도 슬픔이 더해지면 못 견딜 것 같았다. 민영은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준수의 일기장을 보지 않았다. 어쩌면 1그램의 기쁨이 더해질 수도 있었는데 슬픔만이 다가올 것 같아 모든 걸 거부했다.
그 후 일주일 후에 준수가 남겨준 생명을 알게 되었고 그제서야 살아갈 이유를 갖게 되었다.
그건 민영에게 기적이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아기의 온 우주가 되는 일이라는데 내가 그럴 수 있을까?"
민영은 준수 몫까지 더해서 아름다운 우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기 위해서 민영은 스스로 먼저 행복해져야 했다. 엄마의 기분은 오롯이 아이에게 전염된다는 것을 알기에...
스스로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한걸음 한걸음 원하는 것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준영이가 자랄수록 그녀의 우주는 점점 작아지겠지만 그럴 때마다 아들의 성장을 기쁨으로 여기며 세상에 내놔야 한다. 새로운 우주에서 중심이 되고 꿈을 이를 수 있도록 돕고 지켜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
가만히 준수의 사진을 응시하며 말한다.
"너무 보고 싶다."
푸른 잔디밭 위,
햇살을 이끄는 아이의 발걸음
번지는 웃음에는 봄의 빛이 깃들고
깊은 슬픔이 맑은 웃음으로 덮인다
깊은 터널 같았던 영혼 잃은 시간
남기고 간 생명이
어깨 위에 가벼운 날개가 되어
나를 일으켰고,
내 심장은 다시 기쁨을 배운다
너를 닮은 아이의 우주가 되어
아이의 웃음이 나의 슬픔을 어루만질 때마다
기쁨이 소리 없이 올라와
하늘 끝에 퍼지는 따스한 노래가 된다
너를 잃은 날들조차
너를 품고 살아가려 했던 날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이제 나는 웃는다
빛나는 햇살이 잔디 위에 내리고
너를 닮은 아이가 깔깔거린다
그 웃음에 동화되어 나도 웃는다
기쁨과 슬픔이 손을 잡고
이 우주 안에서 함께 숨 쉬는 것을 배웠다
너를 닮은 아이에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