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을 통해 겪는 우리의 감정들.
<아침>
사부작 거리는 이불, 일어나서 환기 시키려고 처음 맡는 아침 공기. 놀이터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갓 구워진 베이글 빵과 잼을 발라 한 입 물었을때 나는 바삭거리는 소리. 나무 위에 날아가는 짹짹 거리는 참새들, 오고가는 버스 속 흘러나오는 귀에 꽂은 노랫소리. 각자 아침을 깨워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 카페에서 커피를 사들고 가는 무리들.
<나의 하루>
빨래가 끝난 후에 옷에서 나는 섬유 유연제 향기, 차곡차곡 개켜진 수건들. 차를 마시고 온 몸이 따듯해질 때.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내려가면서 온 얼굴로 느낄 수 있는 시원한 바람, 햇빛이 가장 뜨거울 때 아름다워지는 자연의 풍경. 파스텔 톤의 꽃의 색감. 꽃이 모인 곳에 기분 좋아 서로 쫓는 놀이 중인 나비들. 땅거미가 진 무렵, 노을 진 하늘. 머리 끝에서부터 발끝까지 흐르는 물에 온 몸이 나른해지고, 개운한 상태에서 몸에 바르는 바디로션 향기. 뽀송해진 피부와 젖은 머리카락. 아침처럼 사부작거리는 이불 덮고 눕기.
<도서관>
오래된 책들이 모여서 나는 냄새, 책이 물에 젖었다가 종이가 마르면 좀 더 빳빳해져서 나는 소리, 사각사각 연필 소리. 도서관에서 집중하는 사람들. 저수지 공원의 잔잔한 물결, 유유히 물결따라 움직이는 오리 무리들. 좋아하는 도서를 책장에서 꺼낼 때.
<카페>
독서하면서 마시는 달달한 라떼. 원두 내리는 소리. 어쩌다 들린 카페인데 너무 좋을 때. 독립서점,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요리책, 눈길이 간 책을 펼쳤는데 딱 좋은 글귀일 때. 마침 좋아하는 노래가 카페에서 들릴 때.
<여행>
여행을 약속한 날짜를 달력에 표기할 때. 여행을 앞둔 전날 밤. 숙소를 도착해서 짐을 풀 때. 여행의 첫날 밤. 해외여행일 경우 비행기가 이륙할 때. 착률할때. 낯선 장소의 사람들의 삶을 마주할 때. 즐겨찾기해둔 장소를 들릴 때.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 때. 맛있는 야식이 왔을 때. 진정한 여유로움을 느끼고 있다 깨닫는 순간.
<사랑>
누군가를 위한 요리를 위해 재료를 살 때. 상대가 맛있게 먹을 상상하며 2시간 전부터 준비할 때. 힘들 때 곁에서 같이 있어줄 때. 위축된 자존감을 치켜 세워주는 사람. 대가 없이 베풀 줄 아는 사람.
내 이름을 계속 불러줄 때. 자신보다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는 사람. 상대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사람. 나보다 남을 더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아픈 아이 대신 아프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
<희망>
사람을 살리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대체 공휴일이 되길 바라는 마음, 로또 1등, 의식불명인 사람이 깨어나길 바라는 마음, 고된 질병이 깨끗하게 치유되는 것. 아픈 가족이 더 이상 아프지 않길 바라는 마음, 기적 같은 하루, 교통 사고로 인해 걷지 못할 거란 다리가 조금씩 진전이 보일 때. 새학기 같은 반 친구들 가운데 아는 친구가 있길 바라는 마음, 공부한 만큼 성적이 잘 나오길 바랄 때.
통일성 없는 키워드 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느꼈을 감각들을 적다보니 사람들은 하나의 감정만 오롯이 느끼는 경우가 없다. 오늘 하루 가장 크게 느껴졌던 분노나 스트레스, 답답함. 그 외 하루 24시간 동안 사람들은 움직이면서 다양한 감정들과 공존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채 가장 크게 느꼈던 감정이 오늘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느낀 나날들, 더할 나위 없이 오늘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선 작은 감정들에 조금 더 집중하다보면 부정적 감정들은 보이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느낀 많은 감정들이 숨어져 있을 뿐. 꺼내어 보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