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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수 Nov 27. 2024

앙큼한 배신녀

연재소설 : 러브 코딩 39화 - 앙큼한 배신녀

음식점으로 민수와 재희가 들어선다. 민수는 내부를 휘둘러보며 재희에게 묻는다.

“선영이는?”

“곧 올 거야. 우리가 약속 시간보다 좀 일찍 왔네.”

민수는 자리에 앉으며 재희에게 말한다.

“그럼, 먼저 음식 먼저 주문할까? 전에 보니까 김치 치즈 전인가? 그거 좋아하던 것 같던데. 그것도 여기 있나?”

재희가 웃으며 말한다.

“어떻게 알았어?”

민수가 웃으며 메뉴판을 집어 든다.


식탁 위에 음식이 차려지자 뒤이어 선영이 음식점에 들어선다. 선영은 음식점 내부를 휘둘러 본 뒤 재희가 앉아 있는 자리로 다가오며 말한다.

“어머, 민수도 와 있었네, 야, 오래간만이야.”

“그래, 잘 지냈어?”

선영은 재희의 옷차림을 바라본다.

“오, 이쁜데? 너는 이렇게 옷 입은 적 별로 없잖아?”

재희는 민수의 눈치를 살피며 부끄러운 듯이 말한다.

“얘는….”

재희의 옷차림에 샘이 난 선영이 제희에게 타박하듯이 말한다.

“들어가 앉아, 이년아!”

재희가 안쪽으로 앉자 선영이 그 자리에 앉으며 민수를 보며 말한다.

“정말 이쁘지?”

민수는 재희의 눈치를 살피며 말한다.

“나하고 있을 때는 더 이뻤어! 뭐냐 하면….”

재희는 민수의 말을 막는다.

“너 조용히 해!”

“뭐야? 재희가 설마 립스틱까지 바른 것은 아니겠지?”

재희는 민수에게 말하지 말라는 듯 노려보고 있고, 민수는 그런 재희의 모습을 바라보며 웃는다.

“지집얘, 민수가 좋긴 좋구나. 오늘 재미있었어?”

재희는 화제를 바꾸려는 듯이 말한다.

“빨리 먹자.”

민수는 재희의 잔에 맥주를 채워준다.

“너 내가 맥주 마시고 싶었던 거는 어떻게 알았어?”

“너가 피곤하고 목도 마른 것 같아서.”

민수는 뒤이어 선영의 잔에도 맥주를 따른다.

“어쭈, 나도 맥주 마시고 싶은 것을 어떻게 알았어?”

“너희들은 항상 같은 거 마시잖아. 일심동체!”

선영이 웃으며 말한다.

“서당 개 다됐네.”

민수는 선영의 말을 맞받아친다.

“그렇다고 개는 아니고.”


모두 웃는 가운데 민수는 소주병을 잡는다. 재희가 민수가 들고 있는 소주병을 빼앗아 민수의 잔에 소주를 부어준다.

선영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띠며 재희에게 묻는다

“참, 오늘 어땠어? 데이트.”

“데이트는 아니야, 그냥 나들이지. 나는 그냥 민수를 보면 남자로 안 느껴져. 민수에게 미안하지만….”

재희의 말을 듣고 선영이 말을 이어간다.

“하기야, 10년 정도 친구로 지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말을 듣던 민수가 발끈한다.

“이건 아니지, 내가 너를 친구로만 대했겠니? 너도 그건 알잖아.”

“몰라, 민수를 보면 가슴이 뛰고 그렇진 않아, 그냥 재미있고 편해.”

선영이 민수의 입장을 생각해서 말을 한다.

“그게 사랑이야 이년아, 사랑이 뭐 별건지 아니?”

재희가 정색을 하며 선영에게 대든다.

“사랑? 여기서 사랑이 왜 나와? 뜬금없이?”

민수는 재희의 그런 모습에 억울하다는 듯이 말한다.

“나는 너를 보면 가슴이 막 띄어, 잘 때 너를 생각하면 가슴이 더 띄어.”

재희는 민수를 쏘아보며 말한다.

“미친놈, 왜? 나랑 자고 싶어서?”

“내가 왜 너를 동그랑땡이라고 불렀는지 알아? 너 엉덩이가 동그래서 동그랑땡이야! 나도 그만큼 엉큼한 남자란 말이야!”

재희는 기가 차는 듯 선영을 바라보며 말한다.

“선영아, 애 좀 봐. 어떻게 해?”

선영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한다.

“뭘 어째 이년아, 이민수에게 찍힌 거지.”

그 말을 들은 민수가 억울하다는 듯이 말한다.

“나는 남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냥 친구라니….”

선영은 민수를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쳐준다.

“오, 그렇구나~.”

민수는 선영의 장난스러운 표정에 고개를 같이 끄덕이며 이빨을 드러내며 과장된 미소를 짓는다.

재희는 민수의 그런 모습을 보며 나직이 소리친다.

“이민수, 입 다물어.”

민수는 재희의 말에 이빨을 드러내며 웃던 입술을 오므리며 입을 다문 채 미소를 짓는다.

선영은 민수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마시던 맥주를 내뿜는다.

세 명이 웃으며 왁자지껄하게 대화를 이어간다.


일행은 음식점을 나와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간다.

“선영이 재희를 보며 말한다.

“오늘 너희 집으로 갈까?”

“응, 우리 집에서 자고 가.”

선영은 민수를 보면서 말한다.

“부럽지?”

그러면서 민수를 향해 혀를 살짝 내밀며 놀린다. 민수가 재희에게 말한다.

“나도 자고 가면 안 돼?”

재희는 민수를 기가 차는 듯 흘겨본다. 민수가 능청스럽게 말한다.

“나보고 그냥 친구라면서?”

민수의 말에 재희는 곧장 말을 받아친다.

“너는 엉큼한 남자라며?”

“버스에서는 나에게 기대서 잤잖아?"

재희가 시치미를 뗀다.

“내가 언제?”

“그러면 나를 남자로 봐줄 거야?”

“너 알지, 민속촌 대청마루에 앉아 있던 그 머슴. 너는 그냥 그 머슴일 뿐이야!”

재희는 말을 해 놓고 깔깔거리며 웃는다.

민수는 자존심이 상한 듯 퉁명스럽게 말한다.

“너는 오늘 버스에서 잠자다가 코 골았지?”

재희는 황당하다는 듯 웃으면서 말한다.

“나 참….”

선영이 웃으며 말한다.

“너 약점 잡혔구나.”

재희가 갑자기 민수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민수야, 20원 있어?”

민수는 재희의 다정한 말투에 속아 바지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낸다.

“여기 50원짜리 있어.” 

재희가 내민 손바닥 위에 동전을 얹으며 묻는다.

“뭐 하려고?”

“응, 전화."

“어디로?”

“너희 어머니.”

“왜?”

“지금까지 나하고 같이 놀고 있다고 말하려고."

민수는 갑자기 정색하면서 말한다.

“잘못했어, 안 그럴게.”

“내가 코 골면서 잤다며?”

민수는 태도를 완전히 바꾸어서 말한다,

“아니야, 내가 잠시 미쳤었나 봐.”

민수가 한 말에 선영은 허리를 숙여가며 웃는다.

재희는 웃음 띤 얼굴로 말한다.

“알았어, 오늘 즐거웠어.”

재희와 선영은 지하철 개찰구로 향한다.

민수는 걸어가는 그들 뒤에서 조폭 흉내를 내어 허리를 굽혀 인사한다.

“살펴 가십시오!”


재희와 선영은 민수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지하철 계단을 내려간다.



민수는 집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다.

이사를 하기 위해 내려놓은 벽시계가 9시를 넘어서고 있고 보자기로 싸거나 줄로 묶어둔 이삿짐이 거실에 어지러이 쌓여있다. 


민수는 죄인 것처럼 문이 열려 있는 자기 방 앞으로 간다. 어머니는 민수의 방에서 혼자서 이삿짐을 싸고 있다.

이삿짐을 싸고 있던 어머니는 방으로 들어서려는 민수의 인기척을 알아채고 뒤돌아본다. 그러고는 한동안 말없이 민수를 매서운 눈초리로 쏘아본다.

민수는 노려보는 어머니의 눈길을 애써 외면하면서 방으로 들어선다.

움직이는 민수를 따라 어머니의 눈길이 움직인다.

민수는 이 상황에서 어머니에게 감히 말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 대신 어떻게 일을 시작할지 궁리하는 척하며 이삿짐을 쳐다본다.

어머니는 민수를 노려보다가 분노에 찬 낮은 목소리로 드디어 한마디 한다.

“이 뭣고?”

민수는 긴장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장롱 앞으로 간다. 민수를 따라 움직이는 어머니의 눈초리. 어머니는 그렇게 화난 눈초리로 민수를 한동안 째려보다가 또 한마디 한다.

“뭐 이런 기 다 있노?”

민수는 잔뜩 주눅이 들어서 장롱에서 덩치 큰 이불을 빼낸다.

어머니는 그런 민수의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목소리를 돋구어 소리친다.

“어디서 쳐 자빠져 놀다가 이제 기어 들어오노?”

민수는 이불을 쌀 큰 이삿짐 주머니를 펼쳐서 그 위에 이불을 올린다.

어머니는 여전히 화난 목소리로 민수를 다그친다.

“잠바 벗고 해라.”

잔뜩 얼어붙은 민수는 아무 말 없이 잠바를 벗는다. 안 맞아 죽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하는 민수, 연애가 뭔지….


그렇게 이삿짐을 싸고 다음 날 민수네는 이사를 한다.



출근 채비를 마친 민수가 현관문을 나서며 어머니에게 인사한다.

“갔다 올게요.”

“설거지하던 어머니가 뒤돌아보며 민수에게 말한다.

“오늘 술 많이 마시지 마라.”

“민수는 현관문을 열고 나서며 말한다.

“오늘 월요일인데….”

“월요일은 뭐 술 못 먹는 날이라고 정해져 있더나?”

민수는 싱긋이 웃으며 현관문을 닫고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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