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탐험가 김홍채의 칠순 기념 글 모음집(대인관계 심리 탐구)
· 구조적 측면: 한부모가족, 조손가족, 소녀소년가장 가족, 미혼모가족, 무자녀 가족, 노인 가족
· 가족원 특성 측면: 재혼가족, 입양가족, 국제결혼 가족,
· 생활양식 측면: 맞벌이 가족, 주말부부 가족, 기러기 가족,
· 탈 근대적 측면: 미혼 독신 가족, 동거가족, 동성애 가족, 공동체 가족 등
가족을 인류의 본능적 행위 형태의 하나로 받아들인다면 가족의 기능을 거론한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학문적으로 가족의 기능을 확인하고 조명해 보는 것은 가족이라는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사회 단위가 바람직하게 작동하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족의 기능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의 언급이 있지만 개괄해 보면 내적 기능으로서 생리적 욕구의 충족 기능과 자녀의 양육기능, 그리고 외적 기능으로서 노동력의 제공 및 재생산, 생산기능과 소비기능 등을 거론하기도 하고 또 McMaster Model에서는 가족의 기능으로서 다음 6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1. 문제 해결(problem-solving): 가족의 기능을 유효하게 유지하면서 관련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
2. 의사소통(communication): 언어적, 비언어적 정보가 가족 내에서 교환되는 양식
3. 가족 내 역할(family roles): 가족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가족 구성원들이 반복 수행하는 행동
4. 정서적 반응(affective responsiveness):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적절한 내용과 수준으로 반응하는 것
5. 정서적 관여(친밀성, affective involvement): 각 가족 구성원들의 활동이나 관심에 대하여 가족이 전체로서 관심을 표시하고 존중하는 것
6. 행동통제(behaviour control): 가족이 현재 처해져 있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가족들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경직된 통제, 유연한 통제, 방임된 통제, 혼돈된 통제)
[The McMaster Model of Family Functioning]
캐나다의 맥매스터 대학의 엡스타인은 '비숍'과 '볼드윈'등과 함께 체계 이론의 바탕 하에 1950년대 후반 이후 가족의 기능을 평가하고 진단하기 위한 장기적인 연구를 시행하여 맥매스터 모델을 개발하였다. 이 모델은 가족기능에 초점을 두고 가족 상호작용 유형뿐 아니라 가족구조와 조직을 연구하고 가족 발달이 어떻게 이루어지며 대처기술을 통해 가족은 어떻게 유지되는지를 중시하고 특정 문제 영역을 명시해 주었다.
가족기능에 관한 이런저런 이론을 종합해 보면 다음 5가지로 유형화해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기능을 어느 정도 발휘할 수 있느냐에 따라 각 가족의 건강성을 평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1. 생계유지 기능: 의식주의 충족
2. 양육 기능: 자녀의 양육과 사회화
3. 보호, 부양 기능: 환자와 고령자 돌보기
4. 가족 내 의사소통 기능: 정서적 안정과 자기 수용을 촉진하고 의사소통을 촉진하기
5. 사회적 적응 기능: 가족체계의 발달단계에 맞춰서 가족관계를 조정하고 발달적, 우발적 위기에 잘 대처하기
가족체계 이론의 모델 중 하나인 Russell(1979, 1989)의 순환모델(circumplex model of marital and family system)에서는 응집성과 적응성의 두 차원으로 가족기능과 관계의 역동을 나타냅니다.
· 가족 응집성: 가족 구성원을 결속시키는 정서적 친밀함을 나타내는 개념.
· 가족 적응성: 가족체계의 세력구조와 역할 관계를 상황과 위기에 대응하여 변화시키는 능력을 나타내는 개념.
가족기능의 적응성으로서는 가족 위기 시에 잘 대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가족 위기란 가족이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위기적 상황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발달적 위기와 상황적 위기, 실존적 위기 등이 있습니다.
발달적 위기란 가족의 발달에 따라 필연적으로 생기는, 각 발달단계(아이의 출생, 중년기의 직업변화와 은퇴)에 있어서 대부분의 가족이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기입니다.
상황적 위기란 도산과 실업, 재해와 사고, 불황, 질병 등 우발적으로 생기는, 간혹 특정 가족이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기입니다.
실존적 위기는 내적 갈등이나 불안과 관련된 위기를 말하는 것으로서 개인의 특정 능력에 대한 불안, 조직에서 중요한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느낌, 그리고 인생이 덧없다고 느끼는 허무감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앞에서 거론한 가족기능이 관련 서비스 산업의 발전과 복지정책 강화에 따라 과거 가족이 담당하던 기능이 외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생계유지 기능도 외식산업의 발전과 관련 제품의 원가가 내려감에 따라 급격하게 외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육 기능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 양육은 부모의 노력이라는 전통적 가치관의 변화와 보육서비스의 확대에 의해 외부로 이전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가족에는 어떤 기능이 남겨질 수 있는가, 가족이라는 제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등의 논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형태적 핵가족이 여전히 중심적 추세지만 그 비중은 감소하고 다양성은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다양성의 측면에서 후기 근대적 요소가 일부 관찰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전기 근대적 양상이 지속 또는 심화되는 측면이 있다. 가족 형태의 다양성과 관계의 속성의 복잡성, 결혼과 출산 행동에서, 그리고 경제활동에서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관찰되고, 변화의 방향은 근대적 전형의 생애경로를 벗어나는 추세가 관찰된다. 반면 핵가족의 부부 중심성은 온전히 평등주의적이지 못하고 차등적이거나 평등적이거나 혼재하며, 성별에 따라 각각 갈등 요소로 남아있으면서도 현실적으로 수용되기도 한다. 가족 내 돌봄 영역과 노동시장에서 젠더 관계의 불평등은 지난 30여 년간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가족의 부양 기능과 관련하여 개발 국가 체제의 가족주의도 역시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책과 제도가 발전하면서 돌봄과 양육의 공공 서비스 의존도가 증가하였지만, 가족의 부담이 비용, 시간 등의 측면에서 크게 완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서비스 공급이 확대되었어도 사회가 구조적으로 재편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족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기능이 변하지 않은 것이다.
미래의 가족 변화는 더욱 진전될 것이다. 사회는 더 빠른 기술변화와 세계화 속에서 변화를 거듭할 것이고 가족을 구성하는 새로운 세대는 어느 방향으로 변할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곧 다가올 미래의 가족은 다양성 개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며, 더욱 유연한 개인과 가족의 경계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한국 보건사회 연구원, 2020)
김홍채의 다른 글 [브런치북] 대인관계를 위한 성격심리 이해하기 (brunch.co.kr)의 21화 가족시스템과 내러티브 관점의 성격 (brunch.co.kr)도 참고 바랍니다.
가족체계 이론(family system theory)에서는 가족을 하나의 유기체인 것처럼 다룹니다. 시스템이란 상호 의존하는 구성요소로 되어 있고 시스템 내의 구성요소 변화는 다른 구성요소의 변화를 가져오고 그 결과로써 시스템 전체의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개념을 가족에 적용한 것인 가족체계 이론입니다.
가족체계 이론에서는 가족은 각 가족 구성원 상호 관계에 의해 이루어진 시스템으로 간주합니다. 그중에는 부, 모, 자녀와 같은 구성요소가 있고 시스템에 따라서는 조부, 조모 등의 구성요소가 포함되기도 합니다. 이 구성요소가 부부, 모자, 부자, 형제 등의 하위 시스템(sub system)을 구성합니다. 물론 한 사람이 하위 시스템을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가족체계 이론에서는 어느 구성요소(특정 인물)에 문제가 생긴 경우, 그 구성요소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하위 시스템과 시스템 전체의 관점에서 대응하려고 합니다. 여기에는 하위 시스템의 구조와 하위 시스템 간의 관계가 변함으로써 가족체계가 변화하고 그 결과로써 문제가 되고 있는 구성요소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춘기의 자녀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일반적으로 그 자녀 개인의 문제로 생각하고 대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체계 이론 입장에서는 때로는 특정 자녀 개인의 문제가 표출되었다 하더라도 그 문제의 뿌리는 그 자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시스템의 문제로 인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족시스템을 건전화함으로써 개인에게 나타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물론 어디에 문제의 뿌리가 있는가는 개별 사례에 따라 다릅니다.
부부라는 하위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고 부자, 모자라는 하위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조부와 부, 조모와 모 등의 하위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개별 가족 구성원 사이의 관계 방식, 하위 시스템 자체, 하위 시스템 사이의 관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조적 가족치료의 주창자인 미누친(Minuchin, 1974)은 시스템으로서의 가족 안에서 구성원 간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서 가족의 심리구조에 주목했습니다.
각각의 가족관계를 규정하는 규칙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개념으로서 경계, 제휴, 세력(영향력)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경계(boundary): 전체 가족시스템과 가족 하위 시스템을 구분하는 것
· 제휴(alignment): 연합(coalition제 3자에 대항하기 위한 양자 간의 협력), 동맹(alliance 공통의 목적을 위해 양자 간 협력)
· 세력(power영향력): 다른 사람을 제어하려는 영향력
가족이라는 상위 시스템 안에는 개개의 가족 구성원이라는 하위 시스템, 복수의 가족 구성원이 뭉친 하위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계는 전체 가족시스템과 가족 하위 시스템을 구분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가족 전체로서의 시스템과 사회 또는 다른 가족시스템을 구분 짓는 경계가 있습니다. 부모로 구성된 하위 시스템과 자녀들로 구성된 하위 시스템 사이에는 세대에 의한 경계가 있습니다. 부자로 구성된 하위 시스템과 모녀로 구성된 하위 시스템도 존재합니다. 조부모까지 포함하면 다양한 하위 시스템이 있을 수 있으며 이것들을 구분하는 것이 경계입니다.
경계의 유형에는 경직된 경계(rigid boundaries), 명확한(정상) 경계(clear boundaries), 모호한 경계(diffuse boundaries) 3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경계가 극도로 견고하여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어려운 경직된 경계(rigid boundaries-분리된 가족, disengaged family)와 경계가 극도로 불분명하여 구분이 되지 않는 모호한 경계(diffuse boundaries-밀착된 가족, enmeshed family) 두 가지입니다.
경직된 경계는 가족 구성원과 하위 시스템 간의 경계가 단단하여 상호 섞이기 곤란한 것을 말합니다. 이처럼 각 가족 구성원과 하위 시스템 구성원이 서로 거의 관여가 없는 상태의 가족을 분리된 가족(disengaged family)이라고 합니다.
모호한(밀착된) 경계는 가족 구성원 간 그리고 하위 시스템 간의 경계가 불명확하고 구성원들의 자립심이 낮고 서로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말합니다. 경계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자신과 상대방의 구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가족 구성원은 이런저런 일에 서로 얽혀서 휩쓸리게 됩니다. 이처럼 경계가 애매하고 자타가 미분화된 상태에 있는 가족을 밀착된 가족(enmeshed family)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느 가족 구성원 간 또는 하위 시스템 간의 경계가 경직된 상태인 경우, 또 다른 구성원 사이나 하위 시스템 사이의 경계가 모호한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모자 밀착, 부의 심리적 부재 등으로 불리는 상황은 모와 자녀 사이의 경계가 미분화되어 모자로 형성된 하위 시스템과 부와의 경계가 경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제휴에는 연합과 동맹이 있습니다. 헤일리(Haley, 1976)에 의하면 연합은 제삼자에 대항하기 위하여 두 사람이 협력하는 것을 말하고, 동맹은 공동의 목적을 위해 두 사람이 협력하는 것을 말하고 제삼자와의 적대관계는 아니라고 합니다.
여기서는 연합에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습니다. 전형적인 연합의 예로서는 알코올 의존증으로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부에 대항하여 모자가 연합하는 경우와 일에 바빠서 집에 거의 머물지 않고 가족일에는 무관심, 무책임한 부에 대항하여 모자가 연합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부, 모, 아들, 딸 4인 가족 연합의 경우는 다음과 같이 유형화해 볼 수 있습니다.
1. 부부간의 연합이 강력하고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의 세대 간 경계가 정립되어 모든 의사소통 채널이 대등하게 기능하고 있는 유형
2. 부부간의 연합이 없거나 아주 약하여, 부-딸, 모-아들 등의 형태로 세대와 성을 교차한 강력한 연합이 있어서 이 2자간 이외의 의사소통 채널은 닫혀 있기 때문에 가족시스템은 두 개의 하위 시스템으로 분열되고 전체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유형.
3. 부부간의 연합이 안되어 있거나 매우 약하고, 부-아들, 모-딸 등 세대를 넘어 동성의 강한 연합이 있어서 이 2자간 이외의 의사소통 채널은 닫혀 있고 가족시스템이 두 개의 하위 시스템으로 나뉘어 있는 유형.
4. 모와 자녀세대의 연합이 강하고 자녀들의 연합도 강하여 부부간의 의사소통과 부와 자녀의 의사소통 채널이 닫혀 있고 부는 가족에서 고립되어 있고 부부간의 연합도 세대 간의 경계도 보이지 않는 유형.
5. 모녀간의 연합이 특히 강하여 밀착된 상태이고, 부부간의 의사소통과 부와 자녀 간의 의사소통 채널은 닫혀 있음. 아들과 모, 아들과 딸(형제자매) 사이의 의사소통 채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 부는 가족 사이에서 고립되고 부부간의 연합도 세대만의 경계도 보이지 않고 아들도 약간 유리되어 있는 유형.
6. 모자간의 연합이 특히 강하여 밀착된 상태이고, 부부간의 의사소통과 부와 자녀 간의 의사소통 채널은 닫혀 있음. 딸과 모, 아들과 딸(형제자매) 사이의 의사소통 채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
7. 부부간의 강한 연합이 있고, 자녀들 간의 의사소통 채널도 열려 있지만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간의 의사소통 채널은 닫혀 있어서 세대 간의 균열이 존재하고 부모로서 자녀에 대한 역할이 기능하지 않는 유형.
세력(영향력)이란 다른 사람을 제어하려는 영향력입니다만 가족시스템에 있어서의 세력은 각 가족 구성원 상호 영향력을 말합니다. 이런 의미의 세력은 누구에 대한 것인가에 따라서 또 어떤 문제에 관한 것인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가족체계 이론에서는 가족시스템의 구조화에 따라 세력의 배분이 이루어지고 그 배분에 따라 가족시스템 내의 계층이 형성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세력관계와 거기에 기초한 계층이 뒤틀려 있을 경우, 문제행동과 심각한 갈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세력은 가족이 기능하기 위한 에너지와 같은 것이고 적절한 경계와 제유가 전제되어 힘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일에 바빠서 집을 자주 비우는 아버지의 자녀들에 대한 세력은 어머니가 아버지와 자녀들을 어떻게 연결시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여기에는 부부와 부모-자녀라는 하위 시스템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와 관련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경계와 제휴라는 개념으로 검토하는 것입니다.
세력에는 소극적인 형태로 행사하는 유형도 있습니다. 응석받이로 키위진 자녀는 부모에게 응석을 부리는 형태로 요구나 희망을 충족하기도 하고 직접적이지는 않더라도 부모에 대한 세력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령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의 가족에는 가족 구성원 간의 세력이 기울어져 있고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가족치료를 해 나간다면 세력이 균형을 잡아가면서 증상도 줄어들거나 없어지고 가족기능도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1. 개인 문제나 두 사람 관계로 돌리지 않는다.
자녀에게 무언가 문제행동이 생겼을 경우, 부자관계, 모자관계 등 특정의 두 사람 관계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가족시스템 전체의 문제로서 다루는 것이 가족체계 이론의 특징입니다. 가령 모자 밀착이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 하더라도 이러한 모자관계에는 부부관계의 불화와 소원함이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어머니가 친정어머니(문제를 일으킨 자녀의 할머니)로부터 심리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것이 영향을 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2. 양방향의 인과 관계를 상정한다.
가족체계 이론에서는 한 방향으로만 인과관계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 다방향의 인과관계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무언가 문제가 생기면 그 원인을 부모의 양육태도에서 찾는 경우가 많지만 부모의 양육태도가 자녀의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만이 아니라 자녀의 특질이 부모의 양육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역방향의 인과관계도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무언가 한 방향의 인과관계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향의 인과관계가 영향을 미쳐서 문제가 되풀이되고 악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목적론적인 관점을 가진다.
또 다른 특징으로서는 필요에 따라서 목적론적인 관점을 취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자녀에게 문제가 생겼을 경우, 왜 그런 문제가 생겼는가 그 원인을 찾는 것만이 아니라 그 문제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고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 문제를 야기했는가 라는 관점을 가지는 것입니다.
가족의 한 구성원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왜 그런 문제가 생겼는지 원인을 파고드는 것뿐만 아니라 그 문제에는 가족시스템의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적극적 의미를 가진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보다 건전한 가족시스템을 재구축하기 위해 어느 한 구성원에게 문제가 나타났다고 보는 것, 즉 인과론이 아니라 목적론에 의해 문제행동이 가진 의미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김홍채의 다른 글 [브런치북] 대인관계를 위한 성격심리 이해하기 (brunch.co.kr)의 18화 부모 자녀 관계와 성격 (brunch.co.kr)과
20화 부부관계와 자녀의 성격 (brunch.co.kr) 그리고
심리현상 인지오류 편향 관련 용어 매거진 (brunch.co.kr)의
어머니의 돌봄, 과보호, 애착 (brunch.co.kr)도 참고 바랍니다.
부모의 양육태도와 자녀의 성격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자신감(self -confidence)이 강한 자녀가 되도록 기르는 데는 민주적이고 권위 있는 태도가 무엇보다 바람직하다는 점에서는 대략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쿠퍼스미스(Coopersmith, 1971)는 양육태도를 수용성, 허용성과 벌, 민주적 관행, 독립성의 훈련이라는 4가지 차원으로 나누고 이러한 태도와 자녀의 자기 평가와의 관계를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자녀 친구들을 잘 알고 있고, 수용적으로 자녀에게 강한 관심을 가지고, 허용적이지 않고 주의 깊게 자녀의 행동을 규제하고, 때로는 벌을 주는 것도 마다하지 않지만, 엄격하면서도 민주적인 태도를 가진 부모 밑에서 자기 평가가 높은 자녀가 길러지기 쉽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주장도 있습니다.
“아이가 높은 자존감을 지닌 경우, 그 부모들에게서 모두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양육 태도나 관련 행동은 없었다. 우리는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Stanley Coopersmith(미국의 교육자이자 심리학자)
바움린드(Baumrind, 1967)는 통제의 엄격함. 의사소통의 명쾌함, 성숙 요구도, 양육적 애정이라는 4가지 차원에 기초하여 허용적(low demandingness, high responsiveness), 민주적(권위 있는, high demandingness, high responsiveness), 권위주의적(high demandingness, low responsiveness), 3가지 양육방식을 도출했습니다.
이 3가지에 맥코비와 마틴(Maccoby & Martin, 1983)이 방임적(neglectful or uninvolved) 양육방식을 추가함으로써 현재는 총 4가지 양육방식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양육 양식과 자녀의 자기 효능감의 관계를 보면,
민주적(권위 있는) 부모의 자녀는 자율성이 높고, 자기주장을 하면서도 우호적이고, 달성 동기가 강하고, 만족감도 가지고, 자기 효능감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편 권위주의적인 부모의 자녀는 활력이 부족하고, 달성 동기가 약하고, 불만이 많고, 자기 효능감이 낮았습니다.
또 허용적 부모의 자녀는 의존적이고, 자기 통제력이 부족하고, 요구가 많고, 달성 동기가 약하고, 자기 효능감이 낮았습니다.
그리고 추가된 양육 양식인 방임적 부모의 자녀는 자기 통제력이 부족하고, 우울, 분노,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고, 독립심이 낮았습니다.
이처럼 부모의 양육 양식이 자녀의 성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 대하여 벨(R. Q. Bell, 1968)은 부모의 양육 양식은 자녀의 기질에 반응하여 정해지는 것이라서 부모의 양육 양식과 자녀의 성격과의 상관은 이제까지의 상식으로 받아들여졌던 것과는 반대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즉 부모의 양육 양식과 자녀의 성격과의 상관은 특정의 양육태도가 특정의 자녀 성격 형성을 촉진한다는 방향이 아니라 자녀가 원래 가지고 있는 특정의 기질적 특징이 부모가 특정의 양육 양식을 가지도록 한다는 방향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는 양방향의 영향관계가 있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만 자녀의 성격이 유전적 소인에 의해 상당히 정해진다고 하는 것이 명확해진 것을 감안해 보면 자녀의 성격이 부모의 양육 양식을 규정한다는 관점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브라젤톤(Brazelton, 1973)은 신생아의 행동을 평정하여 신생아의 안정적인 반응에 개인차가 있고 부모가 안아주는 것에 적극적으로 기뻐하며 반응하는 신생아들이 부모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기 쉽다고 생각했습니다. 코너(Korner, 1974)는 우는 방식(시간과 빈도)과 시각적 민감함에는 출생하면서 이미 개인차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것으로도 잘 우는 아이가 얌전한 아이보다 부모로부터 쉽게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신생아의 개성이 부모가 아이에게 쏟는 보육 행동을 규정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린 아기라고 해서 완전히 백지상태로 태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외적 환경의 경험이 거의 없는 신생아라도 행동의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그것은 기질이라고 구분합니다. 기질은 생득적인 것이면서 양육환경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기도 하고 또 이러한 개인차는 양육자의 특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면 아이의 요구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때 맞추어 반응하지 못하는 민감성이 낮은 양육자라 하더라고 아이의 수면, 배뇨 등 생리적인 리듬이 규칙적이고 아이의 요구를 알기 쉬운, 즉 예측이 쉬운 기질 특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라면 민감성이 높은 양육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애착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유아는 양육의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양육 관계는 나름 개성을 가진 아이와 또 다른 개성을 가진 부모와의 교류 프로세스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상호작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어나는 상호적 영향관계(Transaction)의 상태에 대하여 특히 인간의 부적응 행동의 기원, 발달과정, 발달에 따른 표현의 변화, 선행요인과의 관련성 검토 등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영역으로 발달 정신병리학이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인간의 부적응 행동의 기원과 형성의 프로세스 해명을 목적으로 부적응 출현 이전부터의 샘플을 추적하고 부적응 행동의 발달과 적응적인 행동의 발달, 양자를 비교합니다. 그럼으로써 부적응 발생의 위험인자뿐만 아니라 발생을 저지하는데 유효한 방어인자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격성이나 반사회적 행동과 같은 외재적인 문제행동의 발달 프로세스에 관한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양호한 양육태도와 어머니의 아버지에 관한 신뢰감과 애정이 유효한 방어인자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간의 개인차에 대하여 입양아와 쌍둥이 등을 대상으로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밝히려고 한 인간 행동 유전학도 복잡한 Transaction을 명확히 하는데 공헌할 수 있는 학문 영역입니다. 일란성쌍둥이는 유전학적으로는 거의 100% 유사성이 있기 때문에 유전과 환경의 영향에 관하여 연구할 때 매우 참고가 됩니다.
예를 들면 아동기에서 사춘기의 일란성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부모 양육 태도 척도(PBI: parental bonding instrument)를 사용한 연구에서는 어머니에 의한 양육을 따뜻하다고 받아들인 경우는 부모에 대한 신뢰감이 높고, 지나친 간섭으로 받아들인 경우는 신뢰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동일 유전자를 가지고 동일 가정에서 자라서 성장과정이 비교적 비슷한 일란성쌍둥이에 있어서도 양육태도에 대한 인지가 다른 경우가 있고 그에 따라 신뢰감에도 개인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같은 집에서 자라난 일란성쌍둥이라 해도 부모의 양육을 각기 개별적으로 받아들이고 이것이 개인차를 형성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것은 어떤 아이에게도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만능 양육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김홍채의 다른 글 [브런치북] 대인관계를 위한 성격심리 이해하기 (brunch.co.kr)의 19화 형제자매 관계와 성격 (brunch.co.kr)에 일반적인 형제자매 관계의 내용을 추가한 것입니다.
형제자매관계는 자기를 규정하는 하나의 틀로써 작용하고 스스로의 위치와 사회 문화적 기대를 받으면서 장기에 걸쳐 형성 유지해 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어릴 때는 한 부모에게서 태어났다는 주어진 관계의 의미가 강하고 그 후 심리적인 성장과 발달에 따라 가족 상호관계를 통한 만들어지는 관계의 의미가 강해집니다.
· 혈연적 동료관계
· 수직적인 요소와 수평적인 요소가 복합된 인간관계-권력, 권위자
· 나이, 가족 배경, 성장 체험이 유사하기 때문에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상대
· 인생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되는 인간관계-보호자, 의존자
· 경쟁적인 요소
모든 형제자매 사이에는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하고 한쪽이 열등감을 느끼고, 심지어는 가족시스템의 문제로 당사자들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갈등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가족시스템에 대해서는 앞의 글
가족체계 이론으로 본 가족관계와
김홍채의 다른 글
[브런치북] 대인관계를 위한 성격심리 이해하기 (brunch.co.kr)의
21화 가족시스템과 내러티브 관점의 성격 (brunch.co.kr) 참조 바랍니다..
형제자매 사이의 갈등요인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형제자매 간 경쟁
· 자녀에 대한 부모의 차별적 애정
· 성격 및 능력의 차이
· 역할 기대의 차이
· 경제적 이해관계
· 부모 간 갈등 및 가족 간 불화
어린아이가 동생에게 빼앗긴 어머니의 애정을 되찾으려고 자리에 오줌을 싸거나 걷는 대신 기어 다니는 등의 퇴행(退行, Regression) 현상도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형제자매 갈등의 한 가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퇴행(退行, Regression): 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의 하나로 다루고 있으며 어떤 이유로 인해 충동을 충족시킬 수가 없어 자아(自我)가 위기에 처하게 될 때, 심리적으로 이전 성장단계로 되돌아가면 정신적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카인 콤플렉스(Cain complex)도 형제간의 복잡한 심리 상태를 설명하는 용어입니다.
카인 콤플렉스(Cain complex): 정신분석학에서 부모의 사랑을 더 차지하기 위해 형제간에 나타나는 적개심을 카인 콤플렉스(Cain complex)라고 일컫는다.
이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아담과 이브의 맏아들 카인은 농사를 지었고 둘째 아들 아벨은 양을 쳤다. 카인은 여호와가 자신이 바친 농산물 대신 아벨이 바친 어린양을 반기자 이를 시기하여 아벨을 쳐 죽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어린 시절부터 마음속에 문제를 가지고 있던 형제자매의 경우, 성인이 되어 부모 부양문제나 재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잠복해 있던 문제가 폭발할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결혼하여 각자의 배우자까지 관여되기 시작하면 위에서 이야기한 형제자매 사이의 갈등 문제가 더 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형제자매관계(형제자매 유무, 출생순위, 형제자매의 구조 등)에 따라 개인차는 어느 정도 설명될 수 있을까요?
한 아이에게 형제자매가 생긴다고 하는 것은 자신이 다른 사람을 돌보게 되는 체험이 되고, 이와 함께 부모의 애정을 나누는 체험이 됩니다. 부모와 외둥이로 구성된 3자 관계(또는 부모와 아이의 2자 관계)에 끼여 든 새로운 형제자매는 지금까지 관계해 왔던 어른과는 달리, 아이인 자신에게 맞추어 주는 것이 불가능한 존재입니다.
특히 밑의 아이가 젖먹이일 경우 더욱 그러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위의 아이는 그때까지는 하지 않았던 자제와 양보라고 하는 자기 통제가 요구되지만 그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젖먹이 때로 돌아가는 것처럼 관찰될 때도 있습니다. 또 밑의 아이에게도 손위의 아이는 연장자이면서 어른과는 달리 자신에게 맞추어 줄 수 없는 다른 사람인 것입니다.
어른과 아이의 수직적 관계에서는 손위 사람이 아랫사람의 욕구를 수용하고, 관계를 조정할 수가 있습니다. 형제자매 관계에서는 그것이 어렵고 자아와 자아가 격하게 부딪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친구관계처럼 횡적인 관계와는 달리 확고한 서열이 있어서 형도 아우도 그 입장에서는 자제와 양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형제자매가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종적 같은 횡적인 관계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형제자매의 출생순위나 형제자매 구성과 성격의 관련에 대해서도 관심이 주어져 왔습니다. 가령 2인 형제자매를 대상으로, ‘갖고 싶은 것이라도 양보하고 마는 것은?’ ‘어머니에게 항상 응석을 부리는 것은?’ 등의 질문에 형제자매 중 누구에게 보다 들어맞는지를 평가하도록 한 결과, ‘사양하기’ ‘자제적’ 등의 장자적 성격 및 ‘살살거리기’ ‘의존적’과 같은 둘째 아이 성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형제자매의 존재나 출생순위가 성격의 경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가족 내에서 맡겨진 역할(예: 맞벌이 부모로 위의 형, 언니가 동생을 돌본다)이나 사회에 널리 퍼진 가치관(예: 장남이니까 책임을 가져야 한다) 등 그 사람 개인의 고유 경험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형제자매 관계만으로 개인차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출생순위나 형제자매 구성과 성격의 관련에 관하여 일관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출생순위나 형제자매 구성에 따라 아이가 부모의 양육을 어떻게 인지하는가가 다르다는 것이 밝혀져 왔고 그것이 매개가 되어 성격 형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양육자가 형제자매 사이를 조정하는 행위가 자녀의 갈등 해결 발달을 촉진하기 때문에 형제자매 사이의 상호작용에 양육자의 개입도 매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형제자매가 있음으로써 다른 연령과의 관계, 또래와의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 다른 사람과는 공유할 수 없는 가정 문제의 공유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지만 그것들이 친구 등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경험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형제자매관계는 자녀들에게는 일부러 획득할 필요가 없는 주어진 것이라는 점이 친구 등 다른 관계와는 크게 다른 점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형제자매가 없는 자녀에 대해서는 다양한 대인관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특히 스스로 관계를 넓히기 곤란한 발달 초기에는 중요할 것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한국 65세 이상 인구는 20.3%까지 늘어 초고령 사회가 된다. 그러나 복지부의 2017년 노인인권실태조사를 보면 “젊은 세대와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노인이 절반 이상(51.5%)이다. “젊은 세대와 갈등이 심하다”라고 생각하는 비율도 44.3%였다. 젊은 세대는 10명 중 9명이 노인과 소통이 어렵다고 답했다. 노년 세대와의 단절은 사회적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노년층을 이해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사소통 방법을 배우고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여성신문, 2021)
앞의 기사와 같이 노인 인구 비율의 증가로 인한 세대 간 갈등과 소통 문제는 사회적인 과제입니다. 그런데 가족 내에서의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면 90대 부모와 60대의 자녀, 그 60대 자녀와 30대의 자녀 등 장수로 인한 가족 내에서의 관계 문제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물론 사람 사이의 관계 측면만이 아니라 건강, 경제적 여유 등도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나이 든 부모가 단순히 노화로 인한 변화가 아니라 인지장애까지 겹치게 된다면 어려움은 배가 될 것입니다. 모든 가족에게 적용되는 정답은 있을 수 없겠지만 그래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나이 든 부모가 화를 잘 내고, 심술궂게 변했을 수 있는데 이것은 나이가 들면서 뇌가 위축되고 감정을 절제하기 어렵게 된 것도 변화의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선 노화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같이 화를 내거나 부모를 원망하면서 괴로워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특히 아버지인 경우, 완고하고 무뚝뚝한 데다 무언가 진지하게 대화를 하려고 하면 아예 입을 닫아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령이 되면 말도 안 하고 까다롭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것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소리는 내는 것이 힘이 들 수도 있고 나아가 점점 더 말 수가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유로는 성대의 노쇠, 근력의 저하 등이 있을 수 있으며 특히 목소리의 노화는 남성의 경우 더 두드러집니다. 연령에 따른 성대의 위축은 남성은 67%, 여성은 26%라고 알려져 있어서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대화 상대가 점점 줄어들고 이야기할 기회가 점점 없어지면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모든 경우가 이런 이유 때문은 아니겠지만 참고는 될 것입니다.
부모를 요양 보호할 필요가 있을 때면 자녀도 스스로 어느 정도 노화를 의식하고 있을 것이고 심지어는 부모가 장수할 경우, 부모 자식 간의 노화 정도가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자녀가 부모의 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대응할 수가 있지만 자녀 자신이 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려움은 배가될 수 있습니다.
고령이 되면 일어나는 심신의 변화,
내 부모의 변화를 이해해야
나이가 들면 몸과 마음이 변하게 되고 이는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그 연령을 경험하지 못한 자녀 세대는 상상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부모의 기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흔히 일어나는 변화를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신체적인 면만이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납니다. 고령자는 일반적오로 완고해지고 보수적 경향이 강해집니다. 또 다른 사람에게 엄격 해지고 의심을 품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부모의 이런 변화에 질병이 아닌가 걱정이 되어 병원을 가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흔히 있는 일입니다.
고령자의 이러한 변화는 정신상태와 신체의 상태, 사회생활의 변화 등이 얽혀서 나타난다고 합니다.
자녀 세대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들지 모르지만 고령의 부모 입장에서 보면 알 수 있게 될지 모릅니다.
보수적 경향이 강해지는 것은 점점 새로운 것을 기억하기 어렵게 되고, 새로운 것을 적용하는 것보다 과거에 배운 것을 반복하는 것이 편하다는 것과 관계됩니다.
젊은 시절보다 적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하면 아무래도 실패하기 쉽습니다. 게다가 실패해서 주위로부터 실망의 소리를 듣거나 무시를 당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무의식 중에 완고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젊은 세대로서는 만약 나 지신이 나이가 들어 같은 입장이라면…. 하고 생각해 보면 조금은 이해가 될 것입니다.
한편 젊은 시절 강단 있던 어머니가 자녀를 앞에서 훌쩍훌쩍 울거나 자기 비하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도 나이가 듦에 따른 생체기능의 저하와 관련이 있습니다.
자녀가 독립하고 고령이 되면 스트레스가 없을 것이라는 것은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고 노년기 나름 스트레스가 많아집니다.
신체의 움직임이 나빠짐으로써 쉽게 피로하고, 스스로 싫어지는 것입니다. 거기다 어느 연령이 되면 배우자나 중요한 친구 등이 세상을 떠나 그 상실감이 큰 스트레스가 됩니다.
동시에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불안이 커집니다. 한번 손상을 당하면 회복이 늦어지기 때문에 본인의 불편함도 늘어납니다.
마음의 변화에 이어 신체능력의 저하는 충분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심장과 혈관에 지장이 생기고 폐의 기능이 떨어져 폐렴에 걸리기 쉽고 골절도 우려되는 등.
이런 것은 생명에 관련된 병이나 부상으로 이어지므로 자녀세대도 신경을 써서 부모의 상태를 살피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눈이 나빠졌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등 자녀 세대에서는 별로 걱정이 안 되는 것들이 고령자들은 우울에 빠지게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난청은 노화에 따른 대표적인 신체 능력 감퇴 현상이다.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노인 인구 820만 5000명 중 청력손실 추정 비율은 24.6%에 달했다. 약 201만 8000명의 노인이 난청으로 타인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의사소통 실패는 노인의 사회 활동 참여 제한으로 이어진다.(국민일보, 2021)
보청기를 끼면 되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청력이 나쁘면 여럿이 모여 떠드는 와중에 눈앞의 사람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소리가 섞여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열심히 귀를 기울이다 보면 피로해지고 또 잘 들리지 않는데 그냥 들리는 것처럼 하는 것도 스트레스가 됩니다.
또 시력저하도 문제입니다. 눈이 나빠지면 넘어질 우려도 많고 운전도 힘들어집니다. 또 각막이 두꺼워져 빛이 산란되어 색상대비(color contrast)가 어렵게 되는 등 보는 것도 변합니다.
신체기능이 떨어진다고 느끼면 우울하게 됩니다. 눈과 귀가 나빠지고 쉽게 피로해지는 등 ‘나도 나이가 들었군’이라고 느껴 낙담하게 됩니다.
우울증상을 보이는 남자 노인은 10.9%, 여자 노인은 15.5%이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우울증상이 심해지는 것(65세~69세 8.4%/85세 이상 24.0%)으로 나타났다.(의학신문, 2021)
고령자의 우울은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치료하기 힘이 듭니다. 자녀세대는 부모의 마음이 심란해져 있다고 생각되면 큰 소리를 친다든지 불평을 늘어놓는다든지 하지 말고 부드러운 말로 대화를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1. 난청인과 마주 보고 얼굴과 입술을 볼 수 있도록 합니다.
2. 대화하는 장소를 밝게 합니다.
3. 천천히, 명확하게 말을 합니다. 소리를 지르거나 과장되게 말할수록 더 이해하지 못합니다.
4. 중요한 점을 반복하고 강조합니다. 불필요한 말은 자제합니다.
5. 말의 화제를 바꿀 때 화제가 바뀌는 것을 알려주세요. (예 : 야구에서 날씨로 대화 주제가 바뀔 때 ‘지금부터 날씨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입니다.’)
고령자의 심신 기능 저하를 경감하는 수단은 없는 것일까요? 자주 찾아뵙는다든지 부모가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외출을 하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다른 사람과 교류도 자극이 되고 정신기능 저하를 방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고령이 되면 점점 밖으로 나가고 이런저런 소일거리를 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이 관심을 가지고, 격려함으로써 부모가 생기 있게 지낼 수 있는 것입니다.
손자와의 교류를 늘리거나 얼굴을 자주 보이고 전화를 한다든지 지분을 좋게 하는 선물을 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1) 부모의 심신 상태를 이해하자: 모습이 변했다고 생각되면 나이가 들면 일어나기 쉬운 마음과 몸의 변화를 이해한다.
2) 부모의 상태를 드러내지 않고 아는 방법: 떨어져 있어도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서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체크포인트
· 고령의 부모와는 신경 써서 연락하고 돌봄 서비스도 활용한다.
· 부모님 방문 횟수를 늘린다
· 부모님 집에서 계절 이벤트를 즐긴다.
· 부모님의 집 정리와 청소를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