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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호 Apr 11. 2024

타인은 속여도 자신은 속이면 안된다

 전 강아지를 딱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저에게 강아지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좋아한다고 대답하곤 합니다. 그게 제 평판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아니까요. 

 타인을 속이지 말고 항상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 말은 좋죠.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항상 진실만을 말하며 살수는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거짓말은 편하게 하면서 사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할 거, '난 거짓말쟁이에 가식덩어리야' 이렇게 스스로를 힘들게하지 말자는 거에요.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본인 마음만 힘들 뿐입니다.


 다만 여기서 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나 자신을 속이는 것'입니다.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습관적으로 좋아한다고 말하다 보면, 스스로가 내가 강아지를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모르게 되어 버립니다. 강아지 정도야 좋아하든 싫어하든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이 쌓이다 보면 마음속에 혼란이 생기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불편함, 불안감이 생깁니다. 

 

 예민한 사람이 단단한 마음을 가지려면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 내가 옳다고 생각하거나 그르다고 생각하는 것. 세상 모든 것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을 확고히 할 수록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됩니다. 

 자신을 '못생겼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는 사람은 타인이 자신을 '못생겼다'고 말한상처받지 않습니다. 자신을 '예쁘다'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는 사람 역시 타인이 '못생겼다'라고 한들 웃으며 넘길 뿐이지요.

 상처를 받는 이유는 믿음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옳은가, 그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옳고 그름이란건 또 다른 누군가의 기준일 뿐더러 우리에게 중요한 건 '편안함에 이르는 것'이니까요. 


 그러기 위해선 무의식의 영역을 의식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타인에게 강아지를 좋아한다고 말하며, 속으로는 안 좋아한다고 의식적으로 되뇌이는 거지요.

 이거, 상당히 유용합니다.

 직장 상사가 일 똑바로 못하냐며 다그친다고 해봅시다. 그럴 때 입으로는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며 속으로는 '이래도 지랄, 저래도 지랄, 나보고 어쩌라는거야!' 라고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이러는 것이 적어도 '난 왜 일 하나 똑바로 못할까'라며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는 것 보다는 훨씬 자신에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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