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제가 왜 늦었냐면요
무언가 오랜만인 것 같은 브런치 스토리...
먼저, 약간의 희망을 품어 내 글을 기다려주신 분이 있다고 믿었을 때, 그동안 연재를 하지 않았던 핑곗거리를 찾자면... 나는 그동안 꽤 많이 아팠다. 병원을 내 집처럼 드나들고, 칼을 내 살갗인 양 들이밀었다. 그것이 눈으로 보이는 많이 아팠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반대로 내 정신은 좀먹어가고 있었다.
내 정신을 좀먹어가는 무언가가 뭔지는 나도 잘 모른다. 그저 어느 날 밤부터 시작되어 서서히 내 정신을 갉아먹는단 것 밖엔 말이다. 밤만 되면 나는 자해, 자살충동에 휩쓸렸고, 그건 조그마한 스트레스에도 마찬가지였다. 작은 바람에도 나는 태풍인 것 마냥 날아갔다.
그래서 연재를 하지 못했고, 더 나아가서는 내 삶을 살지 못했다. 하루하루가 절벽에 매달린 사람처럼 위태로웠다. 사정이 이러니 무어라 쓰려고 책상 앞에 앉아도 도저히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 컴퓨터를 켜도 쓸 글감이 생각나지 않았고, 하다못해 듣고 싶은 노래조차 없었다.
그런데 웃기게도, 그것 역시 나에게는 스트레스였나 보다. 글을 쓰고 싶지만 쓰려고 앉으면 숨이 턱 막히는 기분에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분명 감정은 글을 쓰고 싶다 여기는데 정신이 그걸 거부하는 느낌이었다. 분명 나인데 내가 아닌 기분. 참 오묘한 기분이어서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매일 밤 늘 느꼈다. 있는 힘껏 발버둥을 쳐도 빠져나갈 수 없는 파도에 갇힌 느낌... 아, 얼마나 절망적인지.
그냥 죽어버릴걸, 하고 생각했던 게 정말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지새우게 만들었다. 미웠다. 내가, 내 자신이, 내 생각이. 없애고 싶었고, 사라지고 싶었다.
그래서 그랬다. 그래서 그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었던 것이다. 혹여나 있으실... 나를 걱정하실 분들께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을 표하며 이만 마치도록 하겠다.
조금 늦었지만,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