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건

by 임기헌

친한친구의 아내가 오랜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4살 연하, 그러니까 이제 막 불혹에 접어든 나이에 떠난 것이다.


처음이었다. 나보다 어린 사람의 장례식에 가본 것도, 더군다나 친구의 아내라니.


상주석에는 친구와 이제 막 초등5학년이 된 아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서있었다. 우리는 맞절을 했고, 나는 말없이 친구를 꽉 안아줬다. 동시에 흐느끼는 친구의 모습을 애써 못본척 한 채, 나는 그의 아들에게 “아이고 절도 잘하고 다 컸네” 하고 토닥여주었다. 몸에 맞지도 않는 평생 처음 입어본 정장이었을텐데, 정말이지 늠름했다.


참 다정한 제수씨였다. 살고자 하는 의지도 강했다. 언젠가 나도 여자친구가 생기면 다같이 바다에 여행가자는 약속도 했었는데, 그럴 수가 없게 됐다. 좋아하는 돈까스도 한 번 더 대접해주기로 했었는데, 뭐하나 지킬 수가 없게 됐다.


늘 이런 식이었지 아마도. 그제야 밀려드는 후회는 어떤 죽음 앞에서나 한결 같나보다.


사랑하는 아내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괜찮을까. 시끌벅적한 장례가 끝나고 아내가 없는 텅빈 방안에 들어서는 첫 발자욱에 서럽게 울진 않을까. 제 엄마품이 그리울 아이는 또 어쩌고.


………


고생 참 많았다 친구야. 쉬어라.


‘제수씨, 이제 머나먼 하늘로 훨훨 날아가시라. 투병 하느라 인내한 고통도 모두 떨쳐버리고 자유롭게 날아가시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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