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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리아나 Oct 15. 2024

너무 아픈 사랑도 사랑이었음을

12. 고백

고백

 

당신은

인동덩굴입니다.

 

작지만

커다란 향기로 다가오는

당신은 인동덩굴입니다.

 

어느 낮은 돌담에 늘 있었던 것처럼

마치 하늘이 정해준 것인양

내 곁에 있어야 함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져

당신의 소중함을 잊고 지낸 지

어느덧 스무 해가 되어갑니다.

 

때로는 하얗게

때로는 노랗게

때로는 달콤한 꿀맛으로

때로는 탕약 냄새나는 비릿한 쓴맛으로

인생에 미묘한 아름다움을 심어주는

당신은 나의 인동덩굴입니다.

 

당신에게도 힘든 날이 있을 터이지만

속 좁은 아내 힘이 들까

내색하지 않고

꼭 잡은 두 손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파동이

나의 시린 몸을 녹이는 온기가 됩니다.

 

겨울을 살아서 넘어가는

당신 덩굴에 얽혀

태풍이 몰아쳐도

풀어지지 않는 모습으로

그렇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당신은

나의 인동덩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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