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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콩달콩대디 Apr 26. 2024

임신 기간 중 아내 심리 배려하기


부부마다 아내가 임신하게 되는 상황은 다양할 것이다. 별다른 자녀 계획 없이 자연스럽게 임신이 된 경우도 있을 테고, 계획이나 노력 끝에 임신에 성공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가 있는 상태에서 더 이상의 자녀 계획이 없거나 딩크족으로 지내는 상황에서의 임신도 있을 것이다. 임신이 어떤 부부에게는 너무나 바라는 것일 수 있지만 어떤 부부에게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그리고 상황이 도저히 여의치 않아 출산에 대해 고민하는 부부도 있을 수 있다. 다양한 임신의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소수의 상황을 제외한다면 부부에게 임신은 새로운 생명 탄생이라는 점에서 소중하고 축복스러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은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면 기쁨과 아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충분히 표현해야 한다. 물론 임신을 계획하고 바라는 부부가 아니라면 임신이 남편과 아내 모두에게 당황스럽거나 걱정부터 앞서는 소식일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당분간 임신 계획이 없거나 앞으로도 전혀 생각이 없는 남편 입장에서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듣게 된다면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당황스럽고 걱정이 앞설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걱정과 고민은 혼자 있을 때 하도록 하고 우선은 임신이 감사하고 축복받을 상황이라는 것을 아내가 느낄 수 있게 표현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신을 알게 된 아내도 남편과 마찬가지로 당황스럽고 걱정이 앞설 수 있지만 임신에 대한 남편의 첫 반응이 기쁨과 축하가 아니라 걱정과 당황으로 기억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임신 소식을 접하고 부부가 충분히 기쁨과 축하의 순간을 보낸 후에는 이후의 진행될 일들에 대해 고민하고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는 서로가 걱정하는 부분이 있으면 솔직하게 얘기해고 의견을 나누면서 앞으로의 일들을 어떻게 준비하고 처리할지를 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임신사실을 가족들에게 언제쯤 알릴지, 만일 아내가 회사생활을 한다면 회사에는 언제쯤 알리고 어느 시점에 출산휴가를 낼지 등 사소해 보이지만 조심스러운 결정들도 해야 하고 앞으로 진료를 받고 출산할 산부인과는 어디로 하고 담당 의사는 어느 분으로 할지 등도 알아봐야 한다. 보통 임신 3주~4주 차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에 이제부터 대략 9달 동안 본격적인 임신 기간을 보내게 되는데, 이 기간 동안 남편은 아내에 대해 육체적인 배려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배려도 충분히 힐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내는 임신 기간 동안 자신의 몸 안에서 생겨나는 변화들에 동반되는 육체적인 불편함과 심리적인 불안함을 동시에 느끼며 지내게 된다. 임신 후 아내는 입덧도 심해지고, 졸음도 많아지고, 점점 배가 부르면서 움직이는 것도 불편해지고, 심지어 잘 때도 제대로 누워서 못 자는 등 출산이 가까워질수록 피곤하고 힘든 모습이 역력할 것이다. 또한 태아 건강에 대한 염려와 불안감, 출산과 육아의 두려움과 걱정 등으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커질 것이고 때로는 우울증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은 겉으로 보이는 아내의 육체적 불편함과 힘듦 뿐만 아니라 아내의 심리적인 측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육체적인 불편함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남편이 쉽게 인지하고 도와주거나 배려해 줄 수 있지만 정신적인 측면은 남편이 모르고 지나가거나 증상이 심해진 이후 뒤늦게 알게 되기도 한다. 특히 우울증의 경우에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서서히 발전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개선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우울증 진단을 받는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남편이 미리 아내를 잘 보살펴야 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임신 기간 동안의 아내는 이전보다 훨씬 예민하고, 감정 기복도 심하고, 짜증도 많이 내는 등 이전과는 달리 남편입장에서 대하기 어려운 존재다. 이러한 상태의 아내를 심리적으로 배려하기 위해서는 임신과 출산이라는 아내 인생의 가장 큰 변화에 대해 아내가 느끼는 걱정과 고민들에 대한 공감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인터넷이나 책 등을 통해 임신한 여자들이 일반적으로 겪게 되는 감정들을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따로 시간을 마련하여 아내와 진솔한 대화를 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결혼 후 두 사람이 같이 생활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겠지만 임신 이후에는 이전보다 더 두 사람이 솔직한 감정을 공유하고 생각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출산과 육아라는 두 사람이 맞이할 인생의 큰 변화 속에서 한 팀으로서의 일체감과 신뢰감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과 출산은 아내에게는 여자로서의 인생을 살아가며 맞닥뜨리게 되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이벤트라고 표현한 이유는 육아는 시작이 있을 뿐 끝나는 시점이 없지만 임신과 출산은 시작과 끝이 있는 경험이기 때문인데 그렇기 때문에 그 경험에서 받은 서운함이나 감동의 기억은 평생 동안 남을 수밖에 없다. 만일 이 시기에 남편이 아내를 서운하게 하거나 슬프게 하는 일이 생긴다면 출산 후에 이를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 아내는 나중에 임신 얘기가 나오면 서운하고 슬펐던 기억을 떠올려 남편에게 눈을 흘길 것이고 감동받은 일이 있다면 남편에 대한 고마운 기억으로 평생 간직하게 될 것이다.  


임신 기간 중 남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바로 욕받이다. 욕받이라는 표현이 좀 과할 수는 있지만 남편으로서 억울하기도 하고 때론 납득이 되지 않는 아내의 투정과 짜증과 화를 그냥 받기만 해야 하는 순간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내가 별일도 아닌데 짜증을 내거나, 아내가 얘기한 대로 했는데도 투정을 한다거나, 그런 것도 알아서 못한다고 화를 낸다거나 등등 남편입장에서는 억울하고 할 말이 많은 상황에서도 그냥 미안하다고 말하고 아내를 달래줘야 하는데 실제 상황에서는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일상이 불편하고 매사가 힘든 임신 상태의 아내가 화풀이하고 하소연할 사람이 남편 밖에 누가 있겠는가 라는 심정으로, 내가 힘든 아내를 더 잘 배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으로, 그리고 아내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태아 건강에도 좋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욕받이의 역할을 묵묵히 잘 수행한다면 임신 시간 동안 아내와 남편이 큰 말다툼 없이 잘 지낼 수 있다. 산모의 스트레스와 태아 건강 간의 연관성은 여러 조사와 의학적 검사 등을 통해 밝혀진 바 있는데 산모의 스트레스가 태아의 뇌와 신경 손상 가능성, 조숙아나 저 체중아 출산 가능성, 그리고 아기의 성장 과정에서의 ADHD와 같은 행동장애 발현 가능성 증가 등 부모라면 누구나 우려하는 안 좋은 영향이 있을 수 있음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나 임신 초기에는 유산의 가능성도 있는 만큼(일반적으로 임신 12주 전까지의 유산 확률이 전체 임신 기간 중의 유산 중 80% 수준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아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이렇듯 아내의 스트레스는 태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만큼 아내와 조금이라도 갈등의 상황이 생길 수 있는 상황에서는 남편이 꾹 참고 아내를 보듬어주고 이해해 주고 달래 주어야 한다. 임신 중 태아에게 이상이 발견되거나 출산 후 아기에게 이상이 발견된다면 아내는 임신 기간 중 본인이 무언가를 잘 못해서 그런 결과가 생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무수한 후회와 자책을 하게 되고 남편도 그러한 후회와 자책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임신 기간은 아무리 조심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아내가 직장을 다니고 회사에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상황이라고 하면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남편과 아내가 진지하게 상의해 보는 것이 필요하고 남편이 아내에게 먼저 휴직을 포함한 해결방안을 제안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아내가 가족 내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은데 많은 아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명절 시댁 방문이나 제사와 같은 가족 행사 참석도 남편이 아내와 가족에게 먼저 얘기해서 임신 기간 동안만큼은 아내가 집에서 쉬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보통 남편들은 아내의 명절 시댁방문의 스트레스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남편은 본가를 방문해도 손님 대접을 받고 처갓집을 방문해도 손님 대접을 받기 때문에 아내가 본인 가족처럼 편하지 않은 시댁 식구들을 만나는 환경에서 음식 준비와 설거지 등 많은 일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내 경우 임신 기간 중 생각나는 일로 아내가 임신 후반기쯤 한밤중에 집을 나간 적이 있었다. 어떤 이유였는지 정확히 생각은 나지 않지만 아내가 많이 서운한 일이 있었고 서운해진 아내를 내가 제대로 위로하지 못해 아내가 화가 많이 나서 결국 같이 자려고 누운 사이에 집을 나갔다. 그때 시간이 대략 밤 10시쯤이었는데 아내가 나가는 기척을 느꼈지만 그때 나도 삐쳐 있었던 상태여서 나가는 아내를 말리지 않고 침대에 누워 있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말았다. 그 후 비몽사몽간에 아내가 들어와 침대에 누운 것을 느꼈지만 어색한 마음에 아는 척하지 않고 계속 잠을 자버렸는데 다음날 아내에게 물어보니 아내는 화를 삭이기 위해서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12시쯤 다 되어서 집에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때 아내가 나에게 너무 화가 나서 일단 집을 나갔는데 집을 나가는 본인을 잡지도 않고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니 더 화가 났고, 집에 돌아와 보니 만삭의 아내가 밤중에 집을 나가 있었는데 잠만 쿨쿨 자고 있는 남편 모습을 보니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났었다는 얘기를 아직까지 하곤 한다. 그리고 아기들이 신생아 시절 멈추지 않고 울고 떼쓸 때면 그때 나 때문에 화난 감정이 태아한테까지 영향이 가서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묵직한 야단을 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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