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는 불가능, 함께하면 가능할지도?

by 일일시호일

공동체주택은 자금이 있거나 자기 집만 짓겠다고 시작할 수 있는 주택이 아니다. 서로 인사도 하고, 자연스럽게 교류도 하며, 점차 친밀감 있는 이웃으로 살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주택이다. 아이들을 어린이 집에 보내다가 알게 된 부모들의 모임, 지인 모임, 가족모임, 취미 생활 모임, 1인가구지만 반려견을 키우는 친구들의 모임, 치매어르신을 모시는 가족들의 모임 등 비슷한 상황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여기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있다.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이웃, 친구, 내가 처한 상황이기도 하다.

상황 1) 신혼부부 기준 5년 내 평균 자녀 수는 0.63명이다. (*통계청 23년 기준). 아이가 있더라도 대부분 외동으로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구구절절하다. 거기다 맞벌이에 도움을 받을 곳이 없다면 엄마들은 내가 언제까지 직장을 버틸 수 있을지 매일 고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상황 2) 최근 주변에는 1인가구 친구들이 많다. 학교 다니고 직장 다니다 보니 결혼 적령기가 지나 주변에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냥 지금이 좋기고 하고 인연이 되면 결혼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적극적이지 않는 친구들이 많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걱정하는 건 지금은 괜찮은데 나이가 들어 내가 내 몸을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때가 가장 걱정된다고 한다.


상황 3) 악기를 연주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 등 특별한 시설이 설치된 공간이 필요한 전공자이거나 직업인 사람들은 매번 이 특별한 공간을 찾아 헤매다 보니 돈은 돈대로 들고 시간도 들어 힘들다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한다.


상황 4)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급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어딜 가도 동물 병원과 동물 호텔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1인가구가 반려견을 키우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다. 직장에 다녀오면 하루 종일 기다린 반려견을 봐야 하는 상황, 반려견 걱정에 여행 갈 때는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이 집으로 와 대신 돌봐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상황 5) 데이케어 센터도 있고 요양 병원도 있지만 치매 초기 단계이거나 시설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 가족들이 오롯이 돌봐야 하는 경우가 주변에서 종종 목격된다. 큰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불안한 마음과 누군가가 돌봐야 하는 이 상황이 모든 가족들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누구나 한번 쯤은 겪는 상황이 아닐까 한다. 내가 아니라도 주변 사람들이 겪는 일일 수도 있다. 신뢰할 만한 사람이 조금의 도움만 줘도 해결되거나, 여러 명이 필요한 공간을 함께 만들어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 공동체주택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실제 공동체주택에는 육아를 위해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는 놀이방을 설치한 공동체주택도 있고, 반려견을 위한 공용 공간에 집 문에 고양이와 개들도 편하게 다녀갈 수 있는 문도 설치하고 다양한 설계들이 반영되기도 한다. 치매 어르신과 가족들이 같은 주택이지만 개별 호에 살고 식사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는 공동체주택도 가능하다.


혼자 하려면 어렵지만 비슷한 마음을 가진 몇 가구가 모이면 땅을 사고 설계, 집을 짓는 과정을 거쳐 공동체주택에 살고 있는 날을 꿈꿔 볼 수도 있다.


한국에는 없지만 영국과 네덜란드에는 공공의 쓰지 않는 토지나 건물을 저렴하게 매각하는 대신 그곳을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하는 비용은 그곳에 들어와 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커뮤니티를 구성하게 하고 그들 개개인이 공공의 공간과 자신들의 집을 꾸며 살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동네의 버려진 공간이었지만 정원을 가꾸고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어 외부 주민들에게도 개방하고 자신들의 주거 공간도 얻게 된 경우이다.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개인들은 모두 인터뷰와 이 커뮤니티에 대한 애정, 왜 이곳에서 살아야 하는지, 향후 이 집에 살게 될 때 지역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할 것 인지에 대한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커뮤니티 사람들은 우범 지역이었던 곳에 도시경관도 개선하고 커뮤니티 공간도 운영하며, 종종 자신들의 재능을 살려 소소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들의 집을 저렴하게 마련한 것이 가장 클 것이다.


5~10호 정도로 구성된 공동체주택이 서울에 공급된 지 10년이 되다 보니 이제는 동네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하고 1호를 시작으로 2호~~ 5호까지 있는 동네도 있게 되었다. 공동체주택 한 동이 동네에 하나 있다고 해서 뭐가 달라져라고 할 수 있지만 조금은 다른 생활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공동체주택이라는 것이 있기 전까지 빌라 같은 작은 다세대 주택에 모든 세대가 함께 쓰는 공용 공간이 독립되게 있다는 것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공동체주택을 정책적으로 진행하며 독립된 주거 공간과 함께 쓰는 공용공간이 있는 주택이 기준이었다. 다들 일상생활을 하는 자기 집은 누구를 초대하거나 선뜻 들어오라 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손님이 방문할 때 우리 가족들만으로 가득 차 내 줄 곳이 없을 때도 있다. 이럴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곳이 공용공간, 다시 말해 공동체공간이라는 곳이다.


이 공간에서 새로운 일들도 많이 벌어진다. 지원해 주며 조건사항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일정 부분 개방해야 한다는 것을 넣었다.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입주자와 동네 주민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동네의 소소한 정보를 교류하게 된다.

1~5호의 공동체주택이 마을에 스며들면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돌아가기도 한다(서대문구 홍은동 공동체주택). 가드닝 클래스, 요가, 외국어 클래스 등 공동체주택마다 커뮤니티 공간을 특화해서 다른 커뮤니티 시설을 넣을 수 있고 입주자나 이웃들이 다양한 시설을 동네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마을 마다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이 있는 공동체주택이 확산해 나가는 것을 꿈꾼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이 자신의 주택도 짓기 힘든데 여러 가구가 함께 모여 집을 짓는다는게 쉽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아예 못할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일부 건축가 또는 PM(Project Manger)이라고 해서 이를 대신해 주는 전문가도 있으니 주거를 마련하는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생각해주면 좋겠다.


이번 브런치 북은 공동체주택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로 구성될 것 같다. 이 글을 읽고 실제 공동체주택을 실행하고 싶은 커뮤니티가 생긴다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주택을 짓고 살아가며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예측하고 팁을 줄 수 있는 브런치 북을 별도로 만들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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