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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 Aug 09. 2024

8월 첫째 주 탐구

강약약강 2

**먼저 연재가 늦어진 점에 대해 죄송한 말씀드립니다. 

핑계는 함구하고 연재에 더 신중을 기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강약약강 1.


앞선 이야기에서 나는 '그'를 강약약강이라고 표현했다. 그와 동일한 스탠스로 강약약강 두 번째 편을 작성해 본다. 그의 진실된 면모는 '그'의 상사. 그러니까 '그'보다 더 높은 인물이 같은 공간에 공존하고 있을 때 드러난다. 약강 - 약자에게 강함- 모드에서는 말에 조심성이 없고 필터링이 없는 채 언어의 폭포수에 스스로가 갇히곤 한다. 문득문득 그가 스스로 잘못 말했음을 분위기상 깨닫는 순간들이 있다. 그런 것은 의도적이라기보다는 내가 '그'를 일 년 정도 봐온 입장에선 필연적이라 본다. 스스로의 생활 그리고 태도에서 약자를 진정으로 대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에 그는 약강모드에선 정말 꼴 보기 싫은 사람으로 전락해 버린다. 이전 연재글에서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그'는 남자다. 정말 내가 보기 힘든 부분은 자신이 남성이고 상대가 '여성'일 때다. 정말 이상하리만큼 그 순간에는 지독히 이상하고 이상하고 또 이상한 사람으로 변한다. 


어떻게 그렇게 된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 약자에게 왜 강함을 드러내야 하는 것일까. '그'의 약강모드에선 노인에 대한 비방도 서슴없다. 하지만 내가 들었을 때는 편협하고 강학 족쇄에 묶여 더 강한 철장 안에 갇힌 개구리만도 못한 얘기였다. 시야의 좁음. 나는 그렇게 판단했고 그렇게 이해하려 하고 있다. 실제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이 다양하지 못하고 자신의 좋지 못한 생각의 필터링이 들어가 있기에 세상의 실존을 그대로 느낄 수가 없는 것이다. 세상은 아름답고 세상엔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음에도 그는 아름다움을 한정적으로만 배울 수 있는 것은 배우지 않는 것이다. 또 하나. 약강모드에선 자신이 전지전능이다. 자신의 능력은 높고도 높아 태백산맥과도 같이 표현하곤 한다. 그런데 사실 이 세계에선 '그'가 표현하는 자신의 모습은 마치 대 화가의 전시전을 마치고 나와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의 작은 기념품에 새겨진 그림의 일부와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사실 더 어렵다고 느낀다. '그'의 모든 행동에는 '그'자신의 자존 그리고 기둥이 존재할 것인데 내 기준으로 그의 기둥이 아니다고 말할 권리가 있지는 않다. 사실 이것이 사회생활이고 내가 보기 싫은 기둥이고 불편한 기둥이라도 때로는 그 기둥을 안아야 할 때도 있을 것이고 닦아주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그런 면을 보고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라는 다짐에만 그치지 않고 나를 더 경계하고 리마인드 해야 하는 함을 느낀다.


그럼 강약 -강자에게 약함- 모드 에선 어떠한가. 이것이 약강모드모다 더 처절하다. 어쩌면 비굴하다고 느껴질 만큼 그의 실제 모습을 삭제해 버린다. 줏대는 없어지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정확히 모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예를 들어 회사 대표님과 같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너무 극명해서 그 모습도 보기 힘들다. 


예시 1.

상황. 대표님이 없을 때. 약강모드.

 웬만에서는 같이 일 하는 멤버들과 같이 있지 않는다. 실제 해야 하는 일이 우선이라기보다는 자신만 해야 하는 개인적 업무에 집중하는 편이다. 같이해야 하는 일에는 남에 일이 되는 것이고 평가가 들어간다.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으며 사실 일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자유시간을 즐기는 것인지는 하급자인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예시 2.

상황. 대표님이 있을 때. 강약모드.

 항상 멤버들과 같이 있다. 여기서부터 오류가 난다. 그리고 자신의 개인적인 일에 집중하지 않는다. 갑자기 같이 일하는 모습으로 돌변한다. 갑자기 팀이 된다. 거기서 오는 괴리에 늪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다.

팀을 팀처럼 여기지 않는 이가 갑자기 팀이 되고 싶어 하는 느낌은 정말이지. 말로 이루 다 할 수 없다. 정말이다.. 그럴 땐 긍정의 울타리가 와그작 무너지는 소리가 난다. 지금도 그 상황을 생각해 보면 눈앞이 까마득하고 어이없는 웃음만 입 끝에 남아있다.



그러나 항상 좋게만 되는 것은 아니다. 한주에 그를 세 번 맞이하면서 나도 노력을 옴팡지게 한다. 쓰지 않아도 될 에너지를 사용하는 느낌도 존재한다. 그는 수많은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 보진 않는다. 자신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기에 그냥 입혀지는 가면에 안주한 채 숨은 채 가린 채 살아가는 사람인 것이다. 내일모레면 '그'와 같이 또 근무한다. 나는 그를 관찰할 것이고 어떻게 보면 '그'를 관찰함으로써 나는 세상을 배우고 있다고 느낀다.


세상엔 정말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사람이 존재함을

제대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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