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코코는 매일매일 목튜브 수영을 하고 있어, 특별히 접종을 했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 아니라면. 생후 46일부터 시작했으니 루틴이라고 할 수도 있을 거 같아.
그 목튜브 수영 첫날. 둘째를 키우시는 조리원동기님에게 빌려 온 아기수영장에 목욕시킬 때처럼 물을 채웠어, 얼마나 채워야 하는지도 몰라서 절대 발이 닿지 않게 40센티가 넘게 꽉꽉 채워 담았지. 목욕물에만 닿아도 꺅꺅 거리며 좋아하는 코코였기에 아무런 걱정도 없었어. 단지 기대감, 얼마나 좋아할까? 얼마나 신나게 놀까? 이런 생각뿐이었지. 그렇게 코코의 목에 튜브를 채우고 발을 적시고 천천히 물속으로 넣어줬어. 잠시 얌전하던 코코는 발을 바둥거리고 주변을 살피며 잘 노는 것 같았어.
그런데 5분이나 지났을까? 잘 놀던 코코가 갑자기 대성통곡 폭풍오열을 시작했어. 평소 잘 울지 않는 아기였기에 나는 너무나 놀랐어. 배가 고파도 응애 한번 졸려도 응애 한번. 기저귀가 불편해도 응애 한 번인 아기였는데 얼굴이 새빨개지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욕실이 떠나가라 울어대는데 너무 당황스러웠어. 우르르 까꿍도 오구오구도 아무것도 코코를 달랠 수 없었고 마지막 수단으로 코코를 물에서 건져냈는데, 하, 이런.
코코는 불타는 고구마처럼 온몸이 시뻘건 상태였어. 이 못난 아빠 놈이 수영장물 온도를 목욕물 온도로 맞춰서 받았던 거야. 잠깐만 생각해 봐도 잠시 몸을 담그는 목욕물이랑 목 아래 전신을 물에 담그고 있는 수영물 온도가 달라야 한단 것은 생각할 수 있었을 텐데, 그냥 애가 좋아할 거라는 생각만 하며 버릇처럼 따뜻한 물을 받아버린 아빠는 본의 아니게 아들을 물고문을 해버렸어.
겨우 미지근한 물로 코코의 울음은 달래졌지만, 원망 섞인 코코의 눈빛은 아직도 잊히질 않아. 가끔 방 온도 설정이 23도만 돼도 빽빽 울어대는 코코를 보면 그때 공포가 아직 아기를 지배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
그래도 바로 다음 날 미지근하게 받아준 물에서 20분을 신나게 놀아준 코코는 물에 대한 공포가 생기진 않은 것 같아. 이후로도 100일이 훨씬 넘게 매일 수영을 해도 그렇게 우는 일은 다신 없었거든.
그래, 난 수영장 물 하나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빠 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