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동산을 가는 아침, 유나는 기분이 좋다.
“오늘 놀이동산 가서 좋은 날이야. 언제 가? 빨리 가고 싶은데.”
“지금 갈 거야. 엄마 가방 챙기고 출발하자.”
아침 8시, 나는 가방에 생수 4병과 여벌옷, 지갑, 핸드폰, 여행용 휴지, 귤을 챙겼다.
“물은 가서 사서 먹지 그걸 왜 다 가져가?”
남편은 불만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물이 얼마나 중요한데.”
나는 혼잣말을 하며 가방을 쌌다. 유나는 이미 모든 준비를 끝내고 신발장 앞에 서 있었다. 차를 타고 놀이동산으로 향했다. 날씨가 좋아서 밖에서 놀기에 좋은 날이었다. 오전 9시 30분에 입장을 해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나 저거 타고 싶어.”
“너 키 안 돼서 못 타.”
유나 언니가 말하자 유나는 큰 소리로 말했다.
“나 키 컸거든.”
“저건 엄마도 무서울 것 같은데. 빙글빙글 돌고 떨어지고.”
“난 탈 수 있어. 나 탈 거야.”
“저건 롤러코스터인데 나중에 학교 가면 타자.”
“나 지금 탈 수 있는데. 빨리 가서 타자.”
유나는 롤러코스터를 타겠다고 내 손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분명히 키가 안 돼서 못 탈 거야.”
유나와 나는 롤러코스터 앞에 키 제한 표시를 보았다. 120cm였다. 유나의 키는 저번에 쟀을 때는 118cm 정도 됐었다.
“이거 봐 120cm여서 못 타는데.”
“나 컸는데. 다시 재봐요.”
롤러코스터를 타기에는 유나가 많이 어리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나야 먼저 저기 있는 놀이기구부터 탈까? 저것도 빙글빙글 돌고 무서운 거야.”
“난 이거 타고 싶은데.”
유나는 아쉬워하며 내가 말한 놀이기구를 타러 줄을 섰다. 그런데 이것도 키 제한이 120cm였다.
“이것도 120cm야.”
“나 이거 탈 거야.”
나는 유나가 울 것 같아서 줄을 섰다.
“키 안 된다고 하면 아빠랑 다른 것 타자.”
직원이 오더니 유나의 키를 쟀다.
“여기 스티커 붙여 줄게요.”
유나는 키가 정확하게 120cm였다.
“언제 이렇게 컸지?”
“와 나 탈 수 있다. 롤러코스터도 타야지.”
“롤러코스터를?”
줄을 섰던 놀이기구를 타는 동안 유나는 환호성을 질렀다.
“너무 재밌어.”
사실 방금 탔던 놀이기구도 유치원생이 타기에는 꽤 무서운 놀이기구였다. 유나의 발걸음은 롤러코스터로 향 하고 있었다.
“나도 저건 무서운데.”
내가 위에 있는 롤러코스터를 보고 말하자 남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난 못 타.”
남편은 항상 롤러코스터와 빙글빙글 도는 놀이기구는 절대로 타지 않았다. 속이 안 좋아서 안 탄다고 하는데 무서운 놀이기구를 보면 도망부터 갔다.
“유나야 저거 완전히 도는 거라서 진짜 무서워. 그리고 저기 줄 선 사람들 보면 유치원생은 없는데.”
사실 그랬다. 롤러코스터에는 유나 나이의 아이들은 없었다. 나는 유나 언니의 요청으로 결국 롤러코스터를 타게 되었다. 롤러코스터가 점점 올라가자 나는 떨리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더 무서울 것 같아.’
갑자기 확 떨어지는 그때부터 나는 눈을 뜨지도 못했다. 롤러코스터가 멈추고 나서 나는 머리 스타일도 정신도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이거 진짜 무섭다.”
“엄마 또 타자.”
“이걸 또?”
나는 한 번 더 롤러코스터를 탔다. 롤러코스터는 유나가 타기에는 무서운 놀이 기구였다. 유나는 놀이동산에서 노는 내내 롤러코스터를 보며 이야기를 했다.
“다음에 올 때는 롤러코스터 100번 탈 거야. 엄마 같이 타자.”
“그래. 다음에는 꼭 같이 타자.”
유나는 놀이동산에 와서 설레는 마음을 자주 표현했다. 얼굴은 즐거운 표정이었고 빨리 타고 싶어서 서두르는 모습도 보였다. 놀이동산에 오면 볼 수 있는 아이의 마음, 나는 그 설레는 마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