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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가 제일 좋아

by 문엘리스

“엄마, 마트 가자.”

유나는 놀이터에서 놀다가 뛰어오더니 내 손을 잡았다. 유나는 마트 가는 것을 좋아한다. 마트를 가는 발걸음은 가볍다.

“살 것 있어?”

“가서 보고.”

딱히 살 것은 없는데 가는 기분이다. 마트를 가는 유나의 마음이 설렌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고르는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유나에게 마트는 행복한 곳이다.

유나는 마트에 가면 젤리와 초콜릿이 있는 곳으로 먼저 간다. 미니어처처럼 생긴 젤리가 많았다. 유나는 이런젤리에 관심이 많다.

“엄마 이거 사도 돼요?”

마트에는 신기한 젤리나 과자들이 많다. 요즘에는 외국에서 파는 간식들이 다양하게 마트의 진열대에 멋지게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의 키에 맞게 진열된 간식들은 아이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나는 예전에 마트에서 아이에게 간식을 고르라고 하면서 안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그건 먹으면 몸에 안 좋아. 그건 애들이 먹는 게 아닌데.”

유나는 나의 기준으로는 살 수 있는 간식이 거의 없었다. 유나는 간식을 고를 때마다 실망을 했다. 나는 아이의 행복한 시간을 방해하고 있었다. 간식을 사라고 해놓고는 제한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요즘에는 유나가 자유롭게 고를 수 있게 존중해주고 있다.

유나는 계산을 하는 동안 기분이 좋다. 계산대에 오자마자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유나는 어른들에게 인사를 잘한다. 인사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어른들은 유나를 좋아한다.

“유나 왔니?”

인사를 잘해서 그런지 마트에서 유나를 모르는 어른들은 없었다. 나도 유나 덕분에 마트에 아는 분들이 많아졌다. 마트가 나와 유나에게는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다.

유나는 간식을 사서 마트 입구 옆에 있는 계단에 앉아서 간식을 뜯는다. 유나는 알록달록한 젤리의 색이나 모양을 탐색했다. 맛을 보기도 하고 젤리 놀이도 했다.

마트를 갔다 오고 1층에 있는 공간에서 놀다가 간다. 이곳에 있으면 동네의 아이들을 자주 만난다.

“살찌니까 마트에서 유나 간식 사주지 마.”

“젤리는 아주 가끔 사는 거야. 보통은 요플레나 우유를 사.”

이렇게 말해줘도 남편은 소아 비만에 대한 기사나 정보를 자주 나에게 보낸다. 마트가 유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기에 나는 유나와 눈빛을 교환하며 남편에게는 마트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한다.

유나에게 마트는 단순히 간식을 사러 가는 곳이 아니다. 그곳은 유나가 행복을 느끼고 삶이 성장하는 곳이다. 나는 오늘도 유나와 마트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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