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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괜찮은 Sep 30. 2022

설렘의 문을 열고(봉우 별 떨기 도서관)

괜찮은, 기억들


 일주일에 한 번 나는 이곳의 문을 연다.

"안녕하세요. " 하고 문이 열리면 오늘이 처음인 것처럼 설렌다. 늘 먼저 나를 맞아주는 총무님이 오늘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가움에 안도감이 밀려오는 순간이다.     

 


  


 처음 봉우 별 떨기 도서관에서 수업을 시작하는 날이 기억난다. 떨리고 설레면서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문손잡이를 잡는 순간 파도처럼 밀려왔다. 엄마라는 존재가 어떤 것을 배운다는 것은 참으로 신나기도 하지만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다. 나 또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 생각은 오래 했지만 붓을 손에 잡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수업을 들으러 온 엄마들은 모두 호기심과 기대로 눈이 반짝거렸다. 자신의 작품이 하나씩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좋아하는 모습이 나는 너무 예뻐 보였다. 우리가 함께하는 수업 시간이 모두 즐거움과 성취감으로 가득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수업이 몇 회 진행되었을 때 관장님은 캘리그래피와 우리 동네 그리기로 아트월 작업과 전시도 함께 하자고 하셨다. 또 한 번 나를 설레게 하는 말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엄마도 할 수 있다.’는 이름으로 작품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종이와 타일에 그려나갔다. 한숨이 절로 나오고 웃음이 새어 나오는 시간을 거쳐 평산동을 엄마들과 함께 만든 작품들로 새롭게 할 수 있었고 평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멋진 작품을 전시할 수 있게 되었다.      




  평산동 교차로에 우리가 함께 만든 아트월이 자리 잡았고 그 위에 전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렸다. 함께 있는 타일의 그림과 현수막을 보고 엄마들은 어땠을까? 나는 가슴속 깊은 곳에 뜨거운 훈장을 하나 단 기분이었다. 나는 엄마들이 함께 전시회를 준비하면서부터 자신의 그림이 전시회장에 놓이는 순간을 모두 기억했으면 좋겠다. 닫혀있는 문을 열기가 쉽지 않은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그 설렘과 성취감을 마음에 깊게 새겨 두고 다른 일을 시작할 때마다 망설이지 말고 뜨거운 훈장을 꺼내 힘을 얻어 오늘처럼 이루길 바란다. 좀 더 용기를 내서 많은 문을 열고 한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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