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갈대가 춤추는 것 보려고
뒷산 고즈넉한 자리에 들면
마음이 아득해진다.
바람이 유독 갈대밭에 오면
저렇게 슬피 우는지
내 어찌 알겠는가
갈대숲에 서면
그리움이 서성대고
서러움이 턱 밑까지 차 오는지
내 어찌 알겠는가
뼈마디가 시리도록
흔들리며 살아온 인생인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여전히 나는 서성이고 있다.
텅 빈 들판에
황혼이 붉어진다.
땅거미가 이슥하게
내릴 때까지
갈대와 나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서 있다.
*프리픽 무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