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노래
내 나이 마흔 무렵
가슴속 쿵쿵 울리는 북소리로
삶이 나를 앉아 있지 못하게 하고
온 마음 흔들리며 설레는 가슴
주체할 수 없어 천지를 떠돌았네
마음속에 파도치던 청춘의 열정이여
이제는 황혼의 시간
꿈꾸듯 앉아 창밖에 분분히 떨구고
알몸으로 서 있는 갈매나무를 바라보네
내 목숨 이어가는 고운 하늘에 감사하며
포롱거리는 작은 새의 날개 짓에
귀 기울이고
연둣빛 움찬 생명에 눈길이 머무네
흰머리칼 사이로 스치는 바람이여
산기슭에 기대어 앉아
떡갈나무 사이 꽃자줏빛 그림자 속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석양을 바라보네
펼쳐진 손가락 사이로
젊은 날의 열정과 욕망의 그림자
세상과 사나운 언어들
모두 흘려보내었네
하나둘씩 깨어나는 별을 세며
설레던 지난날을 헤아려 보네
홍시빛으로 시나브로 익어가는
내 황혼의 여정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