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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

문요한 선생님 샤라웃~

by 쏘리



P. 7


의학기술은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지만 유독 정신건강은 악화되고 있는 이유이다.


(* 자살의 역발상이라는 주제로 짧게 글을 쓴 적이 있다. 2018년 단양 집합교육에서도 어떤 정신과 의사선생님 성함은 기억이 잘 안나는데, 그런 질문을 던지셨다.


혹시 병이 든다면

정신질환이 나을까요?

신체적 질환이 나을까요?


물론 정신질환이든,

신체질환이든 달갑지 않지만.


내가 수련받았던 병원 부원장님도

가족교육할 때 그러셨다.


조울증 교육을 해주셨는데


당뇨병보다 훨씬 낫지 않느냐.


정신과 약, 자신과 맞는 약을 찾으면

일상생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고


기저질환은 신체적으로 통증을 느끼지만


오히려 부담이 덜 한 병이라고 설명하시기도 했다.


자칫 오해할 수 있지만


병이나 진단에 있어서

어떤 병이 더 안 아프고 더 좋고 이런 건 없다.


건강한게 제일 좋지만

저 말씀은 응원 차원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그러니까 정신질환이 있다고

너무 낙심하지도 주저 앉지도 말고


중요한 건 약물관리를 잘하면

일상생활로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점

포인트인 것이다.



나는 저 질문에


신체질환보다 정신질환을 택하겠다고 글을 썼다.


교통사고나

자살사고나


둘 다 사고다.


다만 교통사고도 처치를 받고

자살사고는 예방을 하면 된다.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

교통사고 또한 예방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규칙을 지키고

서로를 배려하며 사는가.


물론 헐뜯고

나와 종교적, 정치적 이념이 다르다고

매일이 치고 박고 싸우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이면엔 그저 잘 살아보자고 하는 행위들인데


결국 세상은 다양한 톱니바퀴들이 만나서 돌아간다는 걸


내 위치, 내 톱니는 가끔 빠르게 구르기도 느리게 가기도

녹슬기도 하는 거지 뭘.


암튼, 정신건강 중요하니까 다들 스트레스 금물.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하세요. )



과거의 상처가 많은 사람일수록 자신을 대하는 폭정은 심하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에게 친절한 마음이나 자신에게 공감하는 마음이 없었다. 일말의 융통성도 없이 자신을 다그치고, 작은 실수나 잘못에도 비난을 퍼붓는다.


(* 과거의 상처.


나는 유년시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들은

방어기제 중에 억압을 많이 썼던 것 같다.


이번 일로 그 억압된 감정들을 글로 다 토해내듯 쓰긴 했는데 글을 쓴다고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닌지라 그냥 속은 시원하지만 그 과거에 얼어있던 내 빙하같은 마음은 여전히 앞으로도 녹지 않을 수 있다.


그치만 이제는 녹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알았다.


꼭 녹여야 만 해.

녹여져야지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어.


라는 강박을 버렸다.


내 차가운 빙하를 녹이지 않고도

춥지 않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너무 추운 날엔 뜨거운 물로 샤워를 조지고,

전기장판을 8도로 올려도 추운 날들이 이젠


익숙해져버렸다는 것이다.


나만 빙하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걸


남의 빙하를 같이 녹여주던 나 였는데


내 빙하가 너무 얼어버려서


남의 빙하를 녹여주기엔


이제 내 빙하가


남의 빙하마저도 얼려버릴까봐


적당한 거리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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