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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왜성

by 여온빛

갈색왜성

실패한별

작디작고 찬란한 빛도 만들지 못하여

실패한별, 갈색왜성아


너의 빛이 찬란히 빛나지 못했어도

너의 꿈을 펼치지 못했어도

너는 별이다


너의 빛깔은 할머니가 남겨주신 빛바랜 책처럼 고귀한 세월을 품었고

그 안에 잠시라도 가을아 쉬어가라 끼어둔 낙엽의 빛을 담았고

생명이 콩콩 맥박 뛰는 흙의 숨결을 담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빛을 움켜쥔 마지막 온기를 담았다


붉어도 푸르러도 갈색이어도 별은 별이지

작아도 커도 별은 별이지

큰 빛을 내어도 작은 빛을 내어도 별은 별이지

빛을 잃어도 잃어버린 빛의 기억만 남아도 별은 별이지

광활한 까만 벨벳 세상 위 모든 별은 다 대단한 별이지


하물며 저기 은색 별빛 눈물 방울방울 쏟아내는

빛나는 두 눈을 가진 저 사람

볼품없이 작디작아 초라해 보여도

이렇다 할 아무 빛 만들지 못했어도

작은 꿈 하나 펼치지 못했어도

그는 별이다




*갈색왜성 (Brown Dwarf)

실패한별로 불리우는 항성과 행성 중간의 독특한 천체로 일반 별처럼 수소를 핵융합 할 만큼의 충분한 질량을 가지지 못하지만, 은하계에서 행성과 항성사이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행성과 항성의 형성과정을 이해하는데 핵심 역할을 한다.

가시광선내에서는 빛 관찰 불가하나, 적외선 망원경으로는 빛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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