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이름을 쓰세요
영어 이름
“안녕하세요, 미술 선생님. 우리 딸 ‘에이미’ 기억하시죠? 초등학교 성적표를 대사관에 가서 인증받아서 전학 갈 한국 학교에 제출했는데, 국제학교 담임 선생님이 남겨주신 코멘트 속 아이 이름이 한국 이름이 아니라고 문제를 삼아서요. 어쩌죠. 이것 좀 고쳐주세요.” 아이의 성적표는 이미 성적 관리 시스템에 들어가서 잠겨져 있는 상태로 학교에서 해 줄 수 있는 것은 ‘에이미와 순이는 같은 사람이다’라는 확인 편지 한 장이었다.
서양의 학생들도 집과 학교에서 실제 이름과 달리 부르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의 중간 이름 혹은 짧은 이름으로 불러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니콜라스 Nicolas를 닉 Nick으로, 크리스토퍼 Christopher를 크리스 Chris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긴 이름을 줄여서 부르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부모가 이름 대신 어릴 때부터 사용한 별명이 실제 이름과 상이한 경우는 학교에서 불려지기를 원한다면 자제하기를 권고한다. 교사도 모르게 성적표에 같은 이름으로 기록해 줄 때가 종종 있고 이러한 상이한 이름들이 서류상 문제가 된 적이 상당히 많았다. 서양 학생들뿐 아니라 동양 학생들의 영어 이름은 더 자주 볼 수 있는 잘못된 예이다. 에이미, 줄리아, 앤, 리사, 데이비드, 잭, 레이철 등 각종 예쁜 영어 이름을 가지고 온 아이들은 동양에서 막 전학 온 학생들 (아직 영어가 서투른 경우가 대부분이다)이다. 학생들은 보통 3-4년 동안 국제학교 생활을 보내고 고국으로 돌아가는데, 귀국할 때마다 영어 이름을 사용하였던 아이들은 서류상 문제가 생기는 것이었다. 따라서 동양에서(특히 한국 학생들) 새로 온 학생이 입학할 때 학생 이름이 영어 이름이라면 꼭 확인을 하는 편이다. 혹시라도 영어 이름을 쓰고 있다면 한국 이름을 쓰기를 강하게 권유한다.
하지만 이십여 년 전과 다르게 요즘은 영어 같은 한글 이름인 경우가 많아졌다. 영어 발음으로 불리기 힘든 ‘현 Hyun’이나 ‘채 Chae’가 들어간 이름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실제로 제인 Jane, 시언 Sean, 다비드 David, 노아 Noah, 라임 Lime 등 한글 이름과 영어 철자가 찰떡같은 이름들을 가진 학생들이 국제학교에 입학하기 시작했다. 우리 집 둘째 아이 ‘재이 Jae '도 국제적으로 살듯 싶어 의도적으로 지었다. 이러한 이름들은 불리기도 쉽고 한글 이름이라 자연스럽다.
이렇게 영어 이름이 일으키는 문제 외에 입학원서를 잘못 기입하시는 부모님들도 간혹 있다. 이 경우는 정말 답이 없다. 행정직원이 여권을 참고하여 제대로 처리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입학원서에 의존하여 행정처리를 할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입학원서에 한국 이름 대신 영어 이름을 적거나 잘못된 생년월일을 적어, 학교 컴퓨터 시스템에 저장되면 시정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므로 학부모님들은 입학원서를 쓸 때 여권 이름과 똑같이 써야 한다.
한국 이름으로 재학했던 학생 중 성적표에 영어 철자가 잘못 표기되어 몇 년이 지난 이후 이 문제를 가지고 다급하게 국제학교에 연락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학교에서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다. 교사들도 사람인지라 철자나 숫자를 잘못 기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님들은 혹시 모를 나중을 대비하여, 성적표가 나오면 생년월일부터 아이 이름 등을 포함하여 코멘트까지 꼼꼼히 읽어 보아야 한다. 학교에서 발급되는 서류나 성적표에 문제가 있는 부분을 바로바로 시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