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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요 Aug 14. 2024

너도 나도 내로남불

내로남불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엄마, 학교 끝났어.

그럼 집에 가?

아니, 너무 더워서 도서관 가서 쉬었다 가려고.

그래, 좋은 생각이네. 오늘 학교에서는 별일 없었고?

음, 별일은 없었는데, 좀 피곤했어.

왜?

쉬는 시간에 다른 반 애들이 우리 반에 많이 놀러 왔단 말이야. 그랬더니 몇몇 친구들이 시끄럽다고 뒤에서 욕하는 거야.

뭐, 그럴 수 있지. 남의 반에 와서 시끄럽게 하면.

물론 그럴  있지. 그러면 자기들도 다른 반에 가서 떠들고 노는  자제해야 되는 거잖아. 그건 생각  하고 다른 애들이 하는 것만 싫어하니까. 내로남불하면 나는 동조하기가 어렵더라고. 오늘 유난히 그런 일이 많아서 피곤했어.

그럴  동조할 필요없이  그렇구나, 그러고 가만히 있으면 되지 않아?

물론 그렇게 하지. 그런데 그런  너무 많으니까.욕하는 거 듣기도 싫고 동조하기도 그렇고, 그러니까 자리를 피하게 되더라고.

엄마도 찔리네.

엄마는 ?

엄마도 내로남불인 거 같아. 예를 들어 엄마는 TV에서 조용한 여행 프로그램이나 야구를 주로 보고, 할아버지는 뉴스를 주로 보거든. 근데 할아버지가 TV볼 때는 내가 그 채널을 싫어하니까 시끄럽다고, 소리 줄이라고 뭐라 한단 말이야. 근데 할아버지도 엄마가 보는 프로그램을 안 좋아할 수도 있는 건데, 그 생각은 안 하고. 엄마가 보는 건 괜찮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도 있고, 할아버지가 보는 것들은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고 이상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맞네. 내로남불. 엄마는  내로남불을 하는  같아?

, 엄마가 TV  때는 할머니 간병하다가 휴식하면서 보니까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같아. 할아버지가 그걸 좋아하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내가 처한 상황만 보는 거지. 근데 할아버지가 TV  때는 할아버지가 보는 프로그램 자체가 마음에  드니까  소리가 싫은 거고.  저런 프로그램을 보나 싶고.

, 사람은 이기적인 존재니까 내로남불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을  같아. 그래도 엄마는 반성하고 있으니까 괜찮아.

너도 내로남불 아니야?

내가 왜?

친구들이 그러는 건 거슬리고, 엄마가 그러는 건 괜찮다고 하고.

큭, 그런가? 역시 내로남불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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