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이 믿음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오히려 전자담배가 흡연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전자담배, 당신의 혈관을 망가뜨린다
2월 24일(현지시간)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교 연구진이 전자담배 사용자들의 혈관 건강이 심각하게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27세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혈관 확장 반응(FMD) 검사를 진행한 결과, 전자담배 사용자와 흡연자 모두 혈관이 제대로 확장되지 않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혈관벽 손상을 의미하며, 장기적으로 심장병과 뇌 질환의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맥심 보이딘 박사는 “담배는 한 개비를 피우고 끝나지만, 전자담배는 무한정 사용할 수 있어 니코틴 과다 흡입 가능성이 크다”며, “그 결과 흡연과 다를 바 없는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전자담배, 금연 보조제가 아닌 건강 위협 요인
많은 사람들이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제로 사용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전자담배가 금연을 돕는 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 위험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공식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가 단순한 혈관 손상뿐만 아니라 폐 질환, 심장병, 심지어 치매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사용이 급증하면서, 향후 몇십 년 내에 관련 질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흡연보다 안전하다는 착각이 만든 위기
전자담배 업계는 “전자담배의 건강 위험은 일반 담배의 5% 미만”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박한다.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인식이 사람들을 안심시켜 니코틴 의존도를 높이고, 결국 더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사용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6월부터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다. 하지만 규제만으로는 전자담배의 실체를 알리는 데 한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자담배=안전’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당신이 사용하는 전자담배, 정말 안전할까?
전자담배는 흡연자들에게 기존 담배보다 ‘덜 해로운 대안’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건강을 지키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위험 요소가 너무 많다.
지금도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다면, 한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나는 정말 내 건강을 지키고 있는 걸까?”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다면, 다시 한번 선택을 고민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