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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리다 Feb 14. 2024

온기는 계절을 바꾼다

다시, 봄

얼음 가운데 온기의 흔적 by 꿈그리다

살을 에이는듯한 추위가 사라지고

솔솔 동쪽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이

조금씩 느껴집니다.

입춘(立春)이 지나고 나니, 이제는

부쩍 부드러운 햇살이 얼굴을 스칩니다.

길을 나서며 마주치는 풍경들이

사뭇 달라졌습니다.

어느새 나무 끝은 연둣빛 여린 싹이

희미하게 올라오는 게

느껴지고 겨울 내내 얼어있던 강과 냇물이

따스한 햇살에 빗장을 열고 있습니다.

이제 알싸한 겨울 공기를 맞이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이 느껴집니다.

 두 해전쯤만 해도 저는 겨울이 너무도 싫었습니다. 추운 날씨도 한몫했지만 황량해진 겨울풍경이 잔인하게 느껴질 만큼 싫었어요.

텅 빈 들판과 쓸쓸해진 나무들이 황량하기 그지없었고 긴 겨울밤도 달갑지 않았습니다.

비워진 계절 by 꿈그리다

하지만 숲길과 강가길을 걸으면서

 참..., 우리의 삶이 사계절에 다 있구나!라고 느끼게 되더라고요. 코로나 시기에 한적한 시골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주변의 동식물들이 자세히 보이기 시작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보이니까 더 많은 것이 궁금해지더군요. 

식물의 이름도 동물의 이름도 그때부터

더 많이 보이고, 궁금한 것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계절이 거듭하면서 같은 자리에서 발견하는

자연의 순환은 정말 신비로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게 계절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와 의미를 선물했지요.

어느덧 숲과 산책길에서 만나는

모든 계절이 제게는 선물이 되었습니다.

그토록, 싫어하던 겨울조차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연남천 풀다발(그림책) _전소영작가

겨울이 있어야만 봄, 여름, 가을도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지요.

"당장은 시리고 혹독하지만 지나고 보면 소중한"

겨울이 있기에 모든 계절이

아름다울 수 있더라고요.

추운 겨울 모든 것이 단단하게 얼었던 그 순간!

이상하게도 늘 몇몇 곳들은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냇가였든 강가였든 막론하고

꽁꽁 얼은 얼음이 아닌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물살을 뽐내고 있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계곡. 냇가.강에 언 얼음 by 꿈그리다

왜 그럴까요?

바로 그 이유는,

온기였습니다.

햇살의 온기!

해가 일정시간 머무는 곳, 그곳에는

온기가 있었던 것이지요.

온기는 물질을 바꾼다고 하지요.

꽁꽁 얼어버린 얼음도 저렇게 흐를 수 있도록

유연한 물로 만들어 줍니다.

생명의 힘을 주는 것이지요.

온기는 계절을 바꾸고,

우리에게 다시 봄을 선물할 것입니다.

겨울잠 자고 있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들을 움직이게 할 것입니다.

이 겨울 또한 아름답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소중한

 계절이었음에 감사합니다.


귀한 걸음 주시는 분들의 행복한 하루를 기원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온기 가득한 한 해 시작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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