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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장아찌. 설마 했는데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4도 3촌. 장아찌 도전.

by 샤이니


이 글은 브런치 작가되기 전 메모장에 써놓았던 글을 옮겨 적었다.


햇수로 몇 년 차가 되니 농사짓는 게 여유가 생겼다. 욕심도 생겨 봄부터 가을까지 심을 수 있는 건 다 심은 듯하다.


봄에 심었던 옥수수. 상추 고추. 오이. 가지. 비트. 당근. 양상추. 케일. 그중에 참외는 너무 잘 커줘서 주체하기 힘들 만큼이었다.


참외는 모종 6개를 사서 심었는데 400개 이상 땄나 보다. 어떻게 키우는지를 모르니 동네분들 붙잡고 물어보면 어미순 몇 마디에서 잘라주고 아들순, 손자순 키우란다. 어미순은 많이 크질 않아서 잘라줬는데 며칠에 한번 가면 서로 뒤엉켜 아들순, 손자순을 구별하기 힘들고 손을 댈 수가 없게 정글을 이루고 있다. 그냥 우리 방식대로 방목? 하며 키우다 어느 정도 열매를 맺기 시작한 이후 새순을 보이는 데로 모두 잘라주며 키웠다.


며칠 만에 가보면 노랗게 익은 참외가 온 밭에 물감을 뿌린 듯하고, 시기를 놓친 아까운 애들은 썩어서 물러져 있다. 참외 익어가는 향긋한 냄새가 과꽃이 한창인 꽃밭과 어우러져 온 밭에 진동한다.


너무 많은 수확량이 감당이 안 됐다. 참외는 오이처럼 장아찌로 할 수 없나 찾아보니 장아찌도 맛있다며 많이들 담가먹고 있었다. 주변에서 참외장아찌를 본일도 먹어본 일도 없었기에 알지 못했는데, 관심을 갖고 찾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모든 일이 관심을 가져야 내 눈에 보이나 보다.


주변에 나눠주며 먹고 많으면 장아찌도 도전해 보라니 그건 못하겠다며 담가주면 맛볼게 한다. 속으로는 얄미웠지만 결국엔 또 만들어 맛 보여주기로~ 그래서 애들한테는 항상 혼이 난다. 힘들어하면서도 많은 양을 만든다고,


처음 시도한 참외장아찌 담그기.

단단하게 노랗게 익은 참외나 참외 끝물일 때 딴 파란 참외도 상관없다. 오히려 끝물 참외가 더 좋았던 거 같다.


설마 했는데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김밥 속에 단무지 대신 넣었는데 깔끔하고 맛있다며 다들 좋아한다. 입맛 없을 땐 찬물에 밥 말아 한입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깔끔하니 잃었던 입맛을 돌아오게 한다. 또는 비빔국수에 오이 대신 얇게 썰어 넣어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참외장아찌 만들기.

재료; 참외. 천일염. 올리고당이나 물엿. 식초. 소주.

1) 참외씨를 파내고 물기를 닦아준다.

2) 참외 속이 위로가게 놓는다.

3) 참외 20개, 천일염 200g 물엿 2kg. 식초 500g. 소주 계량컵 2컵을 순서대로 부어준다.

4) 하루에 한두 번 위아래를 뒤집어 준다.

5) 상온에서 2~3일 숙성 후 참외만 다른 통으로 옳겨담아 김치냉장고에 보관 후 2~3주 지나 먹는다.



내년에도 장아찌 때문에 참외를 심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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