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환규 May 08. 2024

세일즈 매니저의 역할은 물과 같다

세일즈 매니저와 세일즈맨은 한배를 탄 ‘공동운명체’다. 배가 침몰하면 두 사람의 목숨이 위험하게 된다. 건조 당시 침몰하지 않는다고 장담하던 ‘타이타닉’ 호도 첫 번째 항해에서 침몰한 것처럼 세일즈 매니저와 세일즈맨은 자신들이 타고 있는 배가 침몰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많은 조직에서 세일즈 매니저와 세일즈맨은 자신들이 타고 있는 배가 영원히 침몰하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고, 침몰하는 동안에도 그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선원들이 자기 할 일을 소홀히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세일즈 조직도 배와 마찬가지이다. 세일즈 매니저와 세일즈맨 모두가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하지 않게 되면 그 조직은 서서히 침몰하게 된다. ‘나 하나쯤 이렇게 하는 건 괜찮을 거야’와 같은 안이한 생각은 배를 침몰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런 태도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염된다. ‘저 사람도 자기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데…….’라는 생각으로 긴장을 풀게 되고 한눈을 파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난다. 이렇게 만들어진 조그만 균열들이 배를 침몰시키는 결과를 만든다.      

 

목표 달성은 세일즈 매니저와 세일즈맨 모두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가능해진다. 모든 구성원이 항상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가정에 문제가 있는 세일즈맨이 사무실에 출근을 하더라도 머릿속에 있는 걱정이 사라지지 않아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처럼 세일즈맨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가 세일즈맨이 업무를 소홀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세일즈맨의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세일즈맨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세일즈 매니저의 역할이다.       


세일즈 매니저는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 세일즈맨을 보면서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다. 한창 바쁘게 움직여야 할 시간에 여유롭게 행동하는 세일즈맨을 보면 ‘고객을 만나야 하는 이 시간에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다 한 번이면 그냥 넘어가겠지만 빈번하게 걸리는 세일즈맨에게는 ‘내가 시킨 대로 행동하라’라는 유무형의 압력을 보내게 된다. 이런 압력을 받은 세일즈맨은 ‘내가 알아서 할 텐데 간섭은…….’ 혹은 ‘고객을 만들어주지도 않을 거면서…….’라고 생각하지 ‘제가 부지런히 움직이도록 자극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와 같이 고마워하지 않는다. 세일즈 매니저가 세일즈맨을 걱정해 보낸 관심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이다.        


세일즈 매니저가 ‘세일즈맨을 돕겠다’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한 말이나 행동도 세일즈맨에게 간섭으로 비칠 수 있어 세일즈 매니저의 역할은 ‘물’과 같아야 한다. 마시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주는 물은 귀찮은 것이지만, 갈증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생명수와 같은 고마운 존재이다. 세일즈 매니저의 도움은 세일즈맨에게 물과 같은 역할을 한다. 세일즈 매니저의 조언이 자신이 필요할 때는 ‘도움’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잔소리’라고 여긴다. 세일즈 매니저는 자신의 말을 세일즈맨이 고마운 존재로 받아들이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세일즈맨을 적극적으로 만드는 기다림      

   

세일즈 매니저의 잔소리는 세일즈맨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세일즈맨은 ‘세일즈 매니저가 말하면 그때 활동하면 된다.’ 혹은 ‘세일즈 매니저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와 같은 생각으로 세일즈 매니저의 눈치를 보면서 움직인다.      


세일즈 매니저가 수동적인 세일즈맨에게 활동을 재촉하면 세일즈맨은 세일즈 활동의 목적을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일즈 매니저를 위해서’라고 생각하게 된다. 세일즈맨의 활동을 재촉하는 세일즈 매니저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기보다는 ‘자신이 세일즈 매니저에게 은혜를 베푼다’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특히 세일즈 매니저가 수동적인 세일즈맨에게 판촉물과 같은 물품을 제공하면서 활동하기를 바라면 ‘자기 실적이 급하니 나를 이용한다’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세일즈 매니저가 세일즈맨이 움직일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면 답답하고 초조해지는 쪽은 세일즈맨이다. 이렇게 되면 세일즈맨이 세일즈 매니저에게 먼저 다가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게 된다. 세일즈 매니저의 기다림은 세일즈맨을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세일즈맨이 먼저 다가올 때 세일즈 매니저가 조심해야 할 행동이 있다. “내 말을 듣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했다.” 혹은 “평소에는 내 말을 무시하더니 아쉬울 때는 찾아오네요.”와 같은 말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말을 듣는 순간 세일즈맨은 ‘그래, 믿었던 내가 바보지.’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더 이상 세일즈 매니저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 이런 결과를 만들지 않기 위해 세일즈 매니저는 항상 “제가 무엇을 도와줄까요?”라고 세일즈맨의 의견을 먼저 물어봐야 한다. 이럴 때 세일즈 매니저의 태도가 중요하다. 세일즈 매니저가 찡그리거나 불편해하면 세일즈맨에게 불신을 안겨주기 때문에 최대한 세일즈맨을 존중하는 태도로 맞이해야 한다.  

   

세일즈 매니저가 정중하게 세일즈맨을 맞이하더라도 세일즈맨은 자신의 모든 고민을 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세일즈 매니저가 세일즈맨의 고민을 안다고 하더라도 먼저 말하면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세일즈맨이 자신의 고민 모두를 말하지 않는 이유는 ‘세일즈 매니저에 대한 미안함’과 ‘세일즈 매니저의 진심에 대한 의심’ 때문이다. 세일즈 매니저는 ‘알면서도 속는다.’라는 말처럼 자신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더라도 “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와 같은 말을 건네면서 기다려야 한다. 이때부터 세일즈맨은 세일즈 매니저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를 탐색하기 시작한다. 세일즈 매니저의 진심을 확인하면 세일즈맨은 먼저 다가와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     


세일즈 매니저는 기다리는 동안 두려움을 느낀다. ‘정말 괜찮을까?’ 혹은 ‘지금보다 실적이 더 나빠지면 어쩌지?’와 같은 불안한 생각에 끝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중간에 개입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세일즈맨에게 ‘그럼 그렇지’라는 확신을 주면서 신뢰를 상실하게 된다.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까지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기다림의 효과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세일즈 매니저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세일즈맨은 마음이 답답하거나 기다릴 여유가 없으면 세일즈 매니저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세일즈 매니저는 평소 아껴둔 도움을 이럴 때 아낌없이 주게 되면 세일즈맨은 세일즈 매니저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신뢰하게 된다. 세일즈 매니저는 자신의 존재감과 필요성을 힘들이지 않고 세일즈맨에게 확실하게 인식시킬 수 있게 된다.      


세일즈 매니저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세일즈맨을 믿어야 한다. 세일즈맨을 신뢰하게 되면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미래를 위해 인내를 발휘할 수 있다. 세일즈 매니저와 세일즈맨의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조직은 건강하고 오래 유지될 수 있다.   

이전 08화 세일즈맨을 성장시키는 세일즈매니저의 여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