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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알송알 Jan 20. 2023

텅… 근청에 주문할 수 있는 가게가 없어요


”텅? 텅이 뭐야? 텅텅 비었다고 할 때 그 ‘텅’? “

배달앱 화면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우리 집까지 배달해 주는 음식점이 하나도 없단다. 치킨도, 떡볶이도. 짜장면도, 낙지볶음도 피자도 배달 주문할 수 없다.


오늘은 아침부터 명절 준비로 바빴다. 손님들이 사용할 이불을 빨았고 차례상을 차리기 위해 하나로마트와 홈플러스를 오가며 장을 보았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아이를 마중하러 버스터미널도 다녀왔다. 대청소도 하고 음식준비를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명절 연휴가 시작되기도 전에 지친다. 오늘 같은 날은 밥을 안 먹어도 배고프지 않고 배부르면 좋으련만 배꼽시계는 정확하다. 이놈의 시계는 고장도 안 난다. 저녁밥을 먹어야 한다. 밥을 먹으려면 밥을 해야 한다. 반찬이 있어야 밥이 넘어가겠지? 반찬도 해야 한다. 무얼 해서 먹지?


사 먹기로 했다. 대구뽈찜을 포장해 와서 먹었다. 밥을 먹는 중에 배달 얘기가 나왔다.

“우리 집까지 배달은 해주겠지? 대신 배달료가 비싸지 않을까?”

“ 5천 원? 아니, 만원은 할 것 같아. “

“그래서 우리는 직접 가서 가져온 거잖아. 배달료보다는 싸게 먹히니까.”

“실제 거리는 멀지 않은데 말이야.”

“배달료가 얼마인지 찾아볼까?”


배달앱을 켜고 배달주문이 되는지, 배달이 가능하다면 배달료는 얼마인지 찾아보았다.

“텅… 근처에 주문할 수 있는 가게가 없어요. “

“우리가 그 정도로 오지에 사는 건가? ”

”푸하하하하 “

음식 종류를 한식에서 중식으로 치킨 등으로 바꿔도 계속 ‘텅‘이다.  텅 텅 텅. 텅

우리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배달의 민족에 끼어주지도 않네? 시골에 산다고 이래도 되는 거야? 정말 그러기야?

푸하하하하.


#브라보문경라이프?? 여섯 번째 #문경일기 #202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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