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 편안한 곳에 잘 도착하셨나요.
처음 가보는 길이라 혹여 헤매이진 않으셨을까,
먼저 가신 아버지가 마중 나와 계시진 않았을까,
문득문득 마음이 그곳으로 달려갑니다.
그곳에도 지금, 가을이 곱게 물들고 있을까요.
엄마를 떠나보내는 일이 제겐 처음이라
어떻게 잘 가라는 인사를 드려야 할지
알 도리가 없어 그저 울기만 했습니다.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현실,
엄마 없는 삶을 이렇게 살아내고 있으니
저 스스로도 참 기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동조차 못하시고
와상으로 누운 채,
똥오줌도 가리지 못하시며,
설사와 욕창에 시달리면서도
그저 링거 하나에 의지해
의식 없는 시간 속을
두 달이나 버티셨지요.
당신의 지난한 생을
누가 감히 구차하다 말할 수 있을까요.
끝내 소임을 다하신 엄마,
존엄한 당신을 저는 오늘도 사랑합니다.
숨이 멎은 뒤에도
한동안 미세하게 뜀박질하던 심장 소리,
그 소리가 제 가슴에
힘찬 고동으로 남았습니다.
남은 미련조차 두지 않으시려
진액을 짜내듯 생을 소진하신 엄마,
그 마지막에 덧대어
제 삶의 자락을 꿰매며
이어진 솔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유연하면서도 가장 약한 솔기,
그것이 저세상의 엄마와
이 세상의 저를 이어주는 길이 되었네요.
저는 그 길 따라
당신을 추억하며
한 땀, 한 땀 걸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