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아이도 가능한 호흡 명상법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호흡 명상법 소개*
요즘에는 의사들도 명상을 권하더라. EBS에서 방영하는 ‘귀하신 몸’이라는 프로그램을 우연히 봤어. 거기에서 만성피로증후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처방의 하나로 명상을 권장하더라구. 명상이 뜬구름 잡는 행위로 간주되던 시절도 있었는데 참 많이 바뀐 거 같아. 명상은 본래 동양에서부터 시작된 문화야.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로 제도권에서는 인정을 하지 않았었거든. 근데 기술의 발달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지. 서양의 긍정적인 실험 결과들과 대체 의학으로써 입증된 효능 때문에 그게 다른 이름으로 동양에 수입되는 현실이 참 웃기긴 해. 물론,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무리도 여전히 넘쳐흐르긴 하지. 줄어들지 않는 사이비 종교처럼.
이번 명상 부록은 ‘나도 한번 명상을 해볼까?’라고 마음을 먹은 사람들을 위한 글이야. 방송이나 주위에서 “명상이 좋다더라”는 말을 보거나 들어서 시작하려고 해도 참 막막한 경우가 많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서 배워야 하는지, 언제 하는 게 좋은지 찾는 일도 쉽지 않아. 워낙 명상의 종류도 많고, 하는 방법도 다양해서 어떤 것이 나에게 맞는지 알기도 어렵지. 그래서 지금부터 누구나 쉽게 부작용 없이 할 수 있는 호흡 명상법을 알려 줄게.
세상에는 다양한 명상법이 있어. 그것들 중에서 무엇이 좋고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모두 각각의 역사와 개성이 있으니. 전부 해보지 않으면 알 수도 없어. 그렇지만 우리에겐 그리 많은 시간이 없잖아. 나도 예전에 뇌호흡과 단전 호흡을 내세우는 단체에 가입해서 배운 적이 있었어. 뇌호흡은 그곳의 분위기가 나랑 너무 안 맞아서 한 달도 안 되어 그만두었고, 단전 호흡은 흥미가 생겨서 1년 정도 다녔던 거 같은데 꽤 어려운 동작이 많아서 쉽지 않았어.
보편적으로 활동적인 사람에게는 신체를 움직이는 명상이 좋을 수 있고, 고요함을 좋아하는 사람은 정적인 명상이 어울릴 수 있지. 그런데 오히려 자신의 성향과 반대적인 명상으로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막상 해보지 않으면 잘 몰라. 자기에게 무엇이 잘 맞는지. 화려한 겉모습이나 그럴싸한 말만 믿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지. 연애처럼(?)
만약 나에게 좋은 명상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언제나 똑같아. 자신과 궁합이 잘 맞고 효과를 느낄 수 있는 명상이 최고지. 여기에 약간의 추가적인 설명을 보탠다면, 좋은 명상은 부작용이 없이 어렵지 않으면 더 좋고, 그와 반대로 좋지 않은 명상은 상식적이지 않은 효과를 내세워 사람들을 현혹하거나 비싼 교육비나 소품 구입비 등을 요구하지. 지도자를 사이비 교주처럼 모시는 곳도 내 기준에선 바로 아웃이야.
명상은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는 것처럼 바로 효과를 얻기는 힘들어. 어느 정도 적응 기간도 필요하고 습관처럼 꾸준한 반복이 필수야. 그러니 단기간에 뭔가 획기적인 변화나 치유 혹은 능력을 얻을 수 있다고 선전하는 것도 대부분 사기에 가깝지. 만약 며칠 만에 효과를 얻으려 한다면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 게 좋아. 대신 나를 제대로 성장시키는 것들은 언제나 귀찮고, 지겹고,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 불편함을 극복하는 노력에서 뿌듯함이 생기고, 그 뿌듯함에서 대견함과 자존감이 싹트잖아.
요즘에 나는 큰 애와 함께 아침, 저녁으로 호흡 명상을 하고 있어.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된 큰애는 종종 자신의 울컥거리는 기분을 주체하지 못하더라구. 아직까지 크게 사고를 친 적은 없지만, 가끔 도가 지나친 짜증과 화가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폭발하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구. 그래서 합의를 했지. 어떠한 처벌이나 제약 대신 같이 명상을 하기로. 그래서 100일 도전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아침에 20분, 저녁에 25분을 같이 앉아서 명상을 하는 중이야. 오늘이 59일째인데, 100일이 끝나면 또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함께 가려고 해.
지금부터 내가 하는 호흡 명상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해줄게. 이게 최고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호흡으로 하는 명상의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기 때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해. 그리고 무엇보다 간단하고 부작용이 없는 게 장점이야. 10살도 하니깐 그대들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내가 소개하는 호흡 명상법은 생활참선을 기본으로 삼는데, 사실 이러한 명상법은 현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예전부터 전해지던 것들의 모음이지.
호흡 명상의 기본적인 방법은 "몸을 이완시키며 곧게 앉아서, 자연스럽게 숨을 쉬며, 그것을 계속 바라본다."가 전부야. 이게 호흡 명상에서 가장 중요한 3 요소 자세, 호흡, 집중력이야. 이 3 요소가 효과라는 지붕을 떠 받치고 있는 기둥이나 마찬가지지. 이 중에서 무엇 하나라도 쓰러지면 지붕도 주저앉고 말겠지. 아주 간단해 보이는데 막상 해 보면 생각처럼 쉽지 않아. 신경이 쓰이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 눈은 감아야 하는지, 손을 어디에 놔야 하는지, 호흡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하나하나 들어가다 보면 끝이 없는 질문이 나와. 그래서 혼자 시작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줄게.
명상의 시작은 자세야. 서서도 할 수 있고, 누워서도 가능한데 가장 기본은 앉는 자세지. 앉는 자세도 가부좌와 의자에 앉는 방법이 있는데 여기서는 부작용이 없는 방법을 추구하니 가부좌에 대한 설명은 제외할게.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만 닿도록 의자 끝부분에 걸쳐 앉은 후에 상체를 곧게 세우는 게 기본자세이자 1단계야. 그다음 턱은 안쪽으로 살짝 당겨서 머리가 똑바로 서게 하고(머리 위쪽 가운데가 끈으로 고정되어 매달렸다는 느낌으로) , 눈은 감지 않고 힘을 뺀 채 앞쪽의 아래를 바라봐. 입은 살짝 다물고 미소를 짓듯이 입꼬리를 올리고, 혀끝은 윗니와 윗잇몸 사이에 살짝 댄다는 느낌으로 붙여. 양손은 모아서 아랫배에 붙여서 둥그런 원(법계정인)을 만들거나 포개면(감수인) 돼.(손의 모양과 위치는 아래 사진 참조) 경우에 따라서 손을 자연스럽게 무릎 주변에 올려도 상관은 없으나, 아랫배에 모은 손은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돼.
가슴은 열려 있듯이 바르고 등은 굽지 않아야 해. 이때 날개뼈인 견갑골의 마주 보는 양끝이 서로 가까워진다는 느낌으로 살짝 당기면 자연스럽게 가슴이 열리며 상체의 자세가 좋아져. 골반은 앞쪽이 뒤쪽보다 살짝 내려가는 전방경사를 유지해. 그러면 허리가 펴지고 중심이 잘 잡히게 돼. 다리는 자연스럽게 벌리고, 허벅지와 종아리의 각도는 90도 정도가 적당해. 의자가 너무 낮거나 높으면 엉덩이 한 부분에 무게가 쏠려서 불편할 수 있어. 의자가 낮으면 방석을 깔고, 너무 높으면 발아래 깔개를 두면 돼. 여기서 주의할 점은 어느 신체 부위든지 경직되거나 힘이 과도하게 들어가면 안 돼. 자연스럽게 곧은 상체와 편안하게 중심 잡힌 하체가 포인트야.
호흡과 집중력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집중력이 높아야 호흡이 제대로 되고, 잡생각에 물들면 호흡도 흐트러지기 마련이거든. 호흡이라는 단어는 숨을 내쉰다는 뜻의 '부를 호(呼)'자와 숨을 마신다는 '마실 흡(吸)'자가 결합된 단어야. 많은 사람들을 숨을 쉬라고 하면 들이마시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사실은 내보내고 속이 비어 있어야 완전히 들이마 쉴 수 있어. 그래서 호흡 명상에서는 날숨이 먼저고, 들숨을 나중이라고 정의해. 날숨을 천천히 다 내보내면 들숨은 자연스럽게 들어온다는 느낌으로 숨을 쉬면 돼.
먼저 자신이 자연스럽게 쉴 수 있는 숨의 길이를 측정한 다음에 그걸 반복하는 거야. 단 날숨을 들숨보다 조금 더 길게 하는 게 하는 게 요령이야. 가령 바른 자세와 편안한 상태에서 날숨이 3초, 들숨이 2초로 유지할 수 있다면 5초가 나의 기본 호흡 길이야. 기준은 없어. 3초도 좋고, 7초도 좋아. 시계의 초침 소리에 정확히 맞춰도 되고, 내 의식의 숫자에 맞춰도 돼. 단, 절대로 억지로 쉬면 안 되고, 반복적으로 똑같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길이어야 해. 날숨이 긴 것을 출장식 호흡법이라고 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만드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해. 그리고 절대로 호흡을 멈추거나 참지 마. 날숨과 들숨이 바뀌는 순간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신경을 써야 해.
기본 호흡의 길이를 5초로 하다가 몇 분이 지나지 않아서 힘들거나 바뀐다면 그건 잘못된 거야. 10분 동안 명상을 하면, 10분 내내 편안하게 똑같이 쉴 수 있어야 해. 기본 호흡을 자연스럽게 반복하는 게 중요해. 꾸준히 하다 보면 나중에는 조금씩 호흡이 길어지게 돼. 이처럼 날숨과 들숨의 길이에 숫자를 붙여서 세는 방법을 수식관이라고 하는데, 꼭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집중력을 높이고 잡생각을 떨쳐내는 장점이 있지. 수식관이 싫으면 숨을 세지 말고 자연스러운 호흡에만 신경을 써도 돼.
집중력은 호흡의 통로를 관찰하는 거야. 많은 곳에서 코로 들어온 숨이 단전(아랫배 흔히 배꼽 아래 9cm라고 얘기하는데 표면이 아닌 몸 안쪽 부위)까지 내려온다고 상상하면서, 수직적인 호흡에 의식을 집중하라고 가르치는데, 이게 초보자에겐 쉽지 않아. 숨이 짧으니 길게 내리기도 어렵지. 그래서 이러한 방식이 잘못되면 속이 답답해지거나 어지러울 수 있고, 좋지 않은 기운이 가슴이나 머리에 뭉쳐 있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실제로 나도 그걸 경험했고 고치는데 한참 걸렸어.
부작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호흡의 의식은 배꼽과 단전에 집중하는 거야. 예를 들면 배꼽에 코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공기가 배꼽으로 들어와 단전에 찬다고 상상하는 거야. 혹은 단전에 있는 풍선의 입구가 배꼽이라고 가정하는 거지. 처음엔 다소 어색하고 힘들겠지만, 이건 몇 번 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져. 기운이 상체에서 막히거나 위로 쏠릴 가능성이 없어서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없지. 호흡 명상을 하는 내내 배꼽을 통해 나가고 들어오는 숨을 응시하는 게 집중력의 핵심이야. 적당한 상상력이 필요한데, 하다 보면 진짜 공기가 배꼽으로 나가고 들어오는 느낌이 들어. 호흡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질수록 명상의 효과도 커진다는 사실을 명심해.
명상이 잘 되면 입안에서 침이 많이 나오고, 단전에 기분 좋은 기운이 모이는 느낌이 들어. 그리고 시간이 빨리 지나가. 마치 10분이 2 ~ 3분처럼 느껴지지. 만약 명상을 시도하고 이런 경험이 있다면 잘하고 있는 거야. 손과 단전이 따뜻해지거나 전기가 통하듯이 찌릿찌릿 거리기도 하고, 상단전(미간 주위 이마)과 중단전(가슴) 그리고 백회(머리 위 가운데)에 자극이 느껴지기도 해. 반면에 잘 안되면 잡생각이 많이 나고, 신체에 불편하거나 안 좋은 느낌이 들어. 그리고 시간이 한없이 길게 느껴지지. 잡생각이 안 날 수는 없어. 날 때마다 흘려보내고 다시 호흡의 통로로 의식이 돌아와야 해. 만약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답답하거나 어지럽고, 가슴이 꽉 막히는 기분이 들면 잘못된 방식으로 명상을 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중단해야 해.
억지로 숨을 쉬거나 멈추지 말고, 신체에 쓸데없는 힘을 주는 게 없어야 해. 그게 부작용을 예방하거나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야. 자연스러운 호흡과 곧지만 편안하게 이완된 자세가 명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야. 처음에는 5분도 좋고, 10분도 좋아. 만만한 시간을 정해서 일주일이든, 한 달이든 도전을 해 봐. 해보고 잘 맞으면 시간을 조금씩 늘리고. 만약에 안 맞는다 싶으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앉아서 하는 방법이 다소 느슨하게 느껴지면 서서 하는 방법을 추천해. 태극권에서는 참장이라고 하고, 기공에서는 참장공이라고 부르는 방법을 이용하면 기운이 더 확실하게 느껴질 거야. 양 발은 어깨너비로 벌리고 무릎을 살짝 굽혀, 양팔은 나무를 끌어안은 듯이 둥글게 만들면 돼. 나도 아침 명상은 10분의 참장공으로 시작하면서 몸의 활기를 넣고 있어.
명상은 이른 아침이나 자기 전에 하는 게 좋고, 어느 정도 습관이 되면 짜증이 나거나 우울함을 느낄 때 틈틈이 해도 효과를 볼 수 있어. 가급적 조용하고 너무 밝지 않은 분위기가 좋아. 그리고 명상을 하기 전과 후에 눈, 코, 잎, 귀, 얼굴, 머리 등을 비벼주거나 두드리고, 무릎, 어깨, 손목, 발목 등의 각 관절들을 부드럽게 돌려서 자극을 주면 마사지와 스트레칭 효과를 더해서 건강에도 도움이 도움이 돼. 여기에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넣을 수는 없지만, 꼭 필요하고 도움되는 정보는 빠지지 않은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