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그렇게 왔다 갔다 흔들리면서 가끔씩 얼굴을 파묻고 울어주면 된다고 했었다
가까이서 울음소리가 두려운 건 누군가 곁에서 등으로 굳어가고 있다는 사실
한쪽으로 기웃거리지도 않으면서 몸을 좌우로 흔드는 모양으로 봐서 목적지는 분명 한 것 같았다
언제부터일까 슬픔이 무성할수록 서로는 부르지도 않으면서 생각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서로는 그림자처럼 너무 조용해서 같이 가는 기분을 느낄 수는 없지만 부은 발등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이상해서 막막하게 취향과 스타일을 맞추기 위해 어떤 몸으로 분리하고 있었다
서로는 이기적이면서도 스스로 이기적으로 변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함께한 세계가 그러하듯
가을이 곧 끝날 것 같아서 서로는 서로만의 방식대로 기억하는 나무가 되었다
어떻게 하면 따라 걷나 생각하다가 처음으로 혼신을 다한 몸짓이 그림자라 누가 말했다
그 순간 서로는 휘어진 등을 내밀고는 인정받고 싶은 슬픔을 눈물이 고이도록 말했다
아무것이나 저 그림자로 서로를 사이에 두고 따라 걸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생각할수록 끝없이 변하고 스쳐 지나갈 수밖에 없는 사랑처럼 그림자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