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의 겨울과 커피!

by avivaya


카미유 피사로 <몽마르트르 대로, 겨울아침> 1897년

「어둡고

거친

공간을 물리치고

부서진 시선을 조각내고

허물어진

나를 일으켜 세운다.」


나는 겨울처럼 살았다.

몹시 추웠고 끝없이 외로웠고 변함없이 쓸쓸했다. 매일 두둑한 옷으로 나를 숨겼다. 지금도 여전히 노출을 꺼린다. 자신감의 문제는 아니다.

부정적인 함의가 있는 거부감이다. 손상되고 흉 잡혀 흥청망청 돼버릴 것만 같은 불길함을 예방해 보려는 의도적 행동이다. 아무리 보호 행동을 취해도 추위는 가시지 않았다.

오히려 참혹한 추위로 나를 떨게 만들었다. 나는 갈수록 숨어들었다.

내가 나 자신과 접촉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것 같다. 마치 스러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사라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춥기만 했으니까.

내가 앓고 있는 이 추위는 ‘불만의 겨울‘에서 건너왔다. 모든 시스템이 추위를 이겨내지 못하고 멈춘 셈이다. 집과 음식과 옷을 따뜻하게 할 수 없었다. 아픈 곳들을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와도 교류할 수 없었다. 불화와 불신이 쌓였고 무기력과 무질서가 난무했다.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빈털터리 신세가 됐다.

나의 춥고 배고팠던 나날들이 여전히 생생하다. 내 생은 몰락했다. 삼손처럼 머리카락이 잘려 나간 기분이었다. 비참했고 불행했다. 순식간에 나는 삶의 위기에 사로잡혔다.

그 순간 망설일만한 선택지는 없었던 것 같았다. 햄릿처럼 '투 비 or 낫 투 비'. '51 : 49'로 나는 살았다.

왠지 살아있고 싶었고 이 '불만의 겨울'을 헤쳐나가는 성취감을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 겨울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을 포기할 수 없었다. 우습게도 말이다. 지금도 나는 커피에 감사한다. 더욱이 이루고픈 꿈에 가까이 가는 데 중요한 동기가 돼 준 것에 무한한 영광을 바친다.

내 인생에 대해 실망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섣부른 결론에서도 멀찌감치 떨어져 서야 한다.

나에게는 매서운 추위를 녹여낼 뜨거운 태양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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