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콜릿 한스푼 Dec 14. 2023

이별이 남기고 간 못난이.

못난이를 위로하기 위해 쓰인 글.

이별이 아픈 건
너를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이야.


사람을 만나고, 감정을 나누고, 사랑을 하는 일. 그리고, 모든 만남 이후에 찾아온 이별.


우정이든, 사랑이든 혹은 그 어떤 다른 형태의 관계에서 이별을 맞이할 때. 우리는 이별에 아파한다. 이별이 아픈 이유는 그만큼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진심이 아니었다면, 사랑하지 않았다면 이별이 그렇게 아플 리 없다. 아마도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진심이 아닌 상대와 감정을 나누는 사람은 없다. 감정을 나눈다는 건 이미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니까.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도 똑같지 않을까?

진심을 다할 만큼 중요한 사람을 만드는 일이 어려워서겠지.

온 마음을 다한 진심과

내 인생에 나만큼 중요한 사람을 만드는 일을

또다시 한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시작을 못하고 망설이는지도 모르겠다.


이별 후에 남겨진 못난이


이별을 하고,

아파한다고 못난이가 되었다.

이별에 허우적거리는 못난이가 되었다.

이별 후 슬퍼서 우느라 못난이가 되었다.

이별 후 이별의 원인이 뭘까 생각하는 못난이가 되었다.

이별 후 모든 게 내 탓 같아서 스스로 못난이가 되었다.

이별 후 너를 잊지 못하는 못난이가 되었다.

이별 후 괜찮은 척하는 못난이가 되었다.

이별 후 가끔 너의 안부가 궁금한 못난이가 되었다.

이별 후 너 혼자만 괜찮을까 전전긍긍하는 못난이가 되었다.


나는 너와 이별하고 남겨진 못난이가 되었다.


그 못난이는 '내가 못나서 이별을 한 걸까?' 하고 못난 생각을 한다.


그래도, 나를 아프고 속상하게 만들었던 너를 여전히 아름답게 생각하고, 좋은 것만 기억하는 못난이가 여기에 남아 있다.


못난이가 사랑이가 되었다.


이별 후, 남겨진 못난이가 못난이 시기를 지나.

이제는 사랑이가 되었다.

다시, 사랑스러운 사랑이로 살아가고 있다.


이별은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려주는 시기다.

이별은 내 전부 혹은 나의 반쪽이었던 너를 떼어 다시 혼자서 살아가기 위한 재정비 시기이다.

나는 그 재정비가 남들보다 훨씬 길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별 후, 못난이가 된다.

그리고, 그 못난이 시기를 거쳐 사랑이가 된다.


혼자 방에서 울고 있는 이별 후 남겨진 못난이들아.

너는 못나지 않았어. 다시 사랑이가 될 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