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콜릿 한스푼 Jan 04. 2024

자격지심은 어디서 오는 걸까.

가끔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가끔. 아주 가끔 멍하니 있다가 무언가에 머리를 맞은 듯 멍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건 내가 별로 신경 쓰지 않던 상대방으로부터 느껴지는 불쾌한 감정들.  말 그대로 우리는 관심 있는 것에만 관심을 가진다. 만약 당신이 당신 곁을 맴도는 수많은 사람들 중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상대방에 대해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은 경우, 상대가 나에게 어떤 안 좋은 마음을 가졌는지조차 당신은 알 수 없다. 왜냐, 관심이 없으므로.


한 번쯤, 당신은 이런 경험을 해 본 적 있을 것이다.


당신 곁을 맴도는 수많은 사람 중 당신이 관심을 갖지 않는 상대방과의 관계의 시작은 언제나 그들이 먼저 접근했을 가능성이 높다. 원래 사람은 관심 갈 때 그 사람과 친해지려고 하지, 내가 관심 없는 상대와 친해지려고 하지 않지 않은가. 당신은 그저 그렇게 당신에게 관심을 가져오는 사람들 중 일부를 그냥 받아들였을 것이다. 다만, 당신의 삶 깊숙이 그들을 받아들이진 않았을 것이다. 당신에게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지 않았을 것이므로. 그들은 마치 이방인처럼 당신의 곁을 맴돌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면 무언가 보일 때가 있다.


"아, 저 사람 나 싫어했구나?"

"아, 저 사람 나한테 안 좋은 말 하고 다녔구나?"

등의 것들.


참 신기 하지. 신경도 쓰지 않던 상대로부터 시간이 지나면 이런 것들에 대해 자연스레 알게 된다는 것. 신경을 쓰지 않았기에 당신은 그들에게 안 좋은 감정을 가질 필요도, 안 좋은 말을 하고 다닐 필요도, 그들의 일상이 궁금할 이유도 없었다.


그저, 당신의 삶을 살아갈 뿐이다.


그런데, 당신은 관심 없던 상대로부터 그들이 당신에게 가지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시간이 지난다고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정말 웃기게도, 그들이 처음에 당신에게 접근할 때는 살갑게 접근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들의 태도가 돌변하는 경우를 아주 많이 봤을 것이다. 뭐, 상관없지 않은가. 사람이란 존재가 다들 그렇기에. 어차피 기대하지 않은 상대였기에 그리 배신감을 크게 느낄 일도 없다.


또, 어떻게 알게 되는 걸까?


시간이 지나면 그들과 당신과의 공통으로 얽힌 주변인물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 주변인물들이 당신에게 그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려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를 믿을 필요 없는 이유는 당신이 직접 본 것이 아니므로 말을 전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100% 신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 주변인들의 말이 사실일 때가 있다. 그건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자연스레 드러나는 것과 같다. 애써 들려오는 이야기들로부터 잊고 살아가던 어느 날. 당신은 상대의 행동을 통해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일치하는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을 것이다.  주변인들이 해준 말과 상대방의 행동이 일치하는 순간 "아~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 싶은 순간이 온다.


당신의 삶에 흘러 들어온 이방인들은
당신이 정말 그들의 거짓말, 이용하려는 감정 혹은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알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막무가내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솔직히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행동은 당신이 그것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애초에 당신에게 이방인과 같은 존재였으니, 당신에게 부정적인 행동을 해도 그냥 이전처럼 신경을 쓰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하지만, 어렵다고 그들에게 계속 신경을 쓰면 힘들어지는 건 결국 당신뿐이다. 어차피 그들은 이용 가치에 따라 사람을 버렸다가 곁에 두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당신 곁에 있을 때조차 당신에게 자잘한 안 좋은 피해를 끼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또 당신이 보잘것없다고 판단되면 당신을 또다시 버렸다가 접근했다를 반복하는 사람들이다. 굳이 그러한 그들의 행동에 당신이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을까? 없다. 그렇지 않은가.


그들은 '이용가치에 따라 상대에게 접근했다. 버렸다. 한다. 왜 그럴까?'


아마도 그들이 갖고 있지 않은 걸 당신이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을 좋은 말로 포장하면 당신이 본받고 싶은 것을 가졌다는 뜻이고, 안 좋은 말로 하면, 당신이 가진 그 무언가를 염탐하고 빼앗고 싶다는 뜻이 된다. 즉, 어쩌면 그들이 하는 행동은 그들이 가진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거다. 그들이 갖지 못한 것을 당신이 갖고 있으면 좋은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데, 일단 당신이 그것을 갖고 있으니 당신에게 접근하고, 그 와중에 당신에 대해 생기는 이유 모를 부정적인 감정을 애써 누르며 지켜보는 것이다. 그러다, 더는 염탐하는 것이 필요가 없어지는 상황(당신이 보잘것없음)이 오면 손쉽게 버리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닐까?


당신은 그들의 그러한 행동에서 그들의 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나도, 당신도 그러한 경험을 한 번쯤 해 본 적 있을 것이다. 알고 싶지 않지만, 알게 되는 것이 이런 것이다.


그 밖에 자격지심이 있을 때 하는 행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위와 같은 사람의 경우 당신이 잘되면 진심으로 축하해 주기보다는 질투와 부정적인 말을 많이 내뱉곤 한다. 그러한 감정을 당신에게 숨기는 걸 꺼려하지 않는다.


또 다른 경우.


그들은 당신을 어쩌다 알게 되었는데, 어쩌다 보니 당신이라는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나니, 그들도 몰랐던 자격지심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경우일 것이다. "어? 별것 없는 줄 알았는데 별것 있는 사람이었네?"라는 식으로 생각하게 되자, 당신에 대한 미움의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을 불편하게 하거나 당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당신의 별것 있음에 자신의 무언가가 건드려지는 것이 싫어서 당신을 이유 없이 손절하는 경우도 있다.


당신은 당신이 손절당한지도 몰랐다가 한참이 지난 뒤에야 "어라? 나 손절당한 거야?"라는 식으로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대체로 손절은 상대방에게 잘못이 크게 있는 경우에 이루어지는데, 위의 예시의 경우에는 당신의 잘못이 아닌 그들의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변심일 뿐이다. 아무튼 이렇게 당신이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되는 것들로 인해 불편한 감정이 드는 경우가 한두 번 있었던 것이 아닐 것이다. 사람은 본시 "남 잘 되게 하는 것은 어렵지만, 남이 잘 되면 끌어내리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는 이 말에 참 공감한다.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이 봐 왔으므로.


그럼에도 우리가 멀쩡히 살아갈 수 있었던 건 그들을 애초에 당신과 나의 삶에 깊이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상하게 그들은 처음부터 당신의 마음 깊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거다. 아마도, 그들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당신은 그들의 부정적인 마음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별 기대도 않고 그냥 '아는 사람'으로 시간이 지나다 보면 '역시나.' 하는 순간이 오게 되니 당신은 생각보다 그들의 '역시나 하는 행동' 때문에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당신 역시 조용히 그들을 손절하면 그뿐이므로.


가장 힘든 순간은 이런 사람들 때문이 아닌,
가까웠던 사람들의 변심으로 일어나는 일 때문에
가장 큰 상처를 받는 때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상대를 믿지 않았다면, 상대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면, 마음 다칠 일도 없었을 것을. 괜히 믿고, 마음을 줘서 그들의 변심으로 마음을 다치는 것이 괴로울 때가 있다. 하지만, 그들의 변심을 당신이나 내가 어찌하겠는가. 우리는 한낱 사람에 불과한데.. 그래서, 그럴 땐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애써 잊으려 하는 것 같다.


자격지심. 나도 갖고 있다.
근데, 위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진 않는다.


당신도 그러할 것이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똑같이 부정적인 걸 갖고 있어도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은 제각각이라고.

나는 자격지심 때문에 굳이 상대에게 접근했다가, 피해를 줬다가 손절을 하는 피로한 행동은 할 생각이 없다. 그저, 내 삶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며 살기에도 바쁘므로.


사람은 누구나 자격지심도 그리고 자신 안에 못난 모습도 갖고 있다. 그런데, 그 못난 모습으로 상대방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매사에 내 못난 모습으로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못난 모습은 어디까지나 내가 감당해야 하는 영역이므로.

당신도 그렇지 않은가?

이전 04화 혼자 있으면 왜 우울해질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