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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든라이언 May 21. 2022

못 보는 게 아니야, 그저 어두움을 볼뿐

생명과학자의 철학


문:  진정한 '본다'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답:  전, '눈'으로 봅니다.


문: 그럼 꿈을 꿀 때는 무엇으로 보나요?

답:  '뇌의 기억'으로 봅니다.


문: 그럼 진정 눈으로 보는 것은 아니네요.

답: 깨어 있을 때는 눈으로 봤다가 잠들 때 뇌의 기억으로 봅니다.


문: 뇌의 기억으로 본다는 것은, 눈으로 본 것들이 꿈속에 그대로 드러나야 하는데 꿈은 가보거나 경험하지 않은 것도 (예를 들면, 갑자기 날면서  아래 땅 쪽을 본다든지) 분명히 보이잖아요.

답: 그럼 뇌의 기억과 다른 의식이 뒤섞이며 만든 것이네요.


문: 그러면, 잠이 깨어 있고 눈으로 볼 때에도 뇌는 작용하는데, 왜 뒤섞여 있지 않죠?

답: 눈으로 볼 때에는 시신경이 작동해서 뇌의 의식이 활동이 낮아서 그렇지 않을까요?


문: 만약 그렇다면, 눈을 뜨고 멍하니 다른 생각하는 것은 어떤가요? 분명 보는 것보다 뇌 의식이 더 활발히 활동하지만 보는 장면이 뒤바뀌거나 섞여서 보이진 않지요.

답: 그렇지만 여전히 '보는 것' 그 자체는 똑같지 않나요?


문: 그러면, 지금 눈을 감으면 어떤가요?

답:  (눈을 감고) 보이지 않는데요.


문: 깨어 있거나 잠들어 꿈을 꿀 때도 그 '보는 것'자체는 변함이 없는데 어째서 보이지 않는다고 하나요?

답: 빛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으니까요.


문: 빛이 더 이상 비치지 않는 것은 어떻게 아나요?

답: 어두우니까요.


문: 어두운 것은 어떻게 아나요?

답: 어두운 것을.... 보니까요...


문: 눈을 뜨거나 감거나, 잠이 들거나 깨어 있거나 상관없이 '보는 것' 그 자체는 변함이 없네요. 그러면, 꿈도 꾸지 않는 깊은 잠이 들면 어떻게 되나요?

답: 그때는 의식이 없으니 본다는 생각도 들지 않지요.


문: 그때엔 '보는 것'은 어디에 있을까요?

답:  잠을 깰 때 '보는 것'이 다시 활동하니까, 내게 머물러 있었겠죠.


문: 앞의 질문을 통해 '보는 것'은 눈에도 뇌에도 있지 않다는 결론이었는데 그럼 어디에 있었을까요?

답: '보는 것' 그 자체는 육체도 의식도 아니고..

그럼, 나의 기본 성품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것이겠네요.

그래야 어떤 상황이건 '보는 것'그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설명되니까요..




시각장애인은 구분을 못할뿐이지, '보는 것'의 성품을 잃은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인공망막 의료기기인 전자눈이 생체전기신호로 뇌에 전달하면, '시력'이 돌아오는 것입니다.


장애는 '부족함'을 뜻하지 않고 '불편함'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불편한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여전히, '그대는 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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