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집에서 입는 옷은 왜 다 후줄근할까?

by 캐서린

집에서 입는 옷은 이상하게 다 후줄근하다.

멀쩡한 옷이 없다.

보풀이 엄청나거나 목이 늘어나 있거나

언젠가 흘려버린 음식 얼룩 자국이

절대로 지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 박제돼 있거나

심하면 구멍이 나있다.

또르륵...


한 번은 누가 갑자기 집 앞에 와서 찢어진 실내복 바지를 입고 있다는 걸 생각도 못하고 현관문을 열었다가 다시 들어와서 내 복장을 보고 후회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때 새로운 실내복 바지를 이 참에 당장 사야겠다 하고 샀는데, 그 바지도 어느새 후줄근해져 있다. 티셔츠는 뭐 말할 것도 없다.


옷을 좋아해서 외출복은 자주 사는 편인데도 이상하게 실내복은 거의 사지 않게 된다.

입다가 낡아버린 편한 티셔츠가 실내복 겸 잠옷이 되고

집에서 입으려고 편한 바지를 사면 진짜 이건 절대 못 입겠다 싶을 때까지 입게 되는 것이다. 집에 있을 때 복장으로는 잠깐 집 앞에 나가기도 부끄럽다.


예능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실내복을 보면

깨끗하고 예뻐서 방송이 아닐 때도 진짜 저렇게 입고 있는 건가 싶을 때도 있다. 내가 실내복에 너무 신경을 안 쓰는 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도 누구한테 보여줄 일 없을 땐 다 나와 같은 건지...


결론은 실내복을 새로 장만할 때가 된 것 같다는 거다.

너무 후줄근하게는 있지 말아야지.

그런데 새로 사도 주구장창 입다가 또 보풀에 구멍에 얼룩에 지금의 내 집복 상태가 돼있을 것만 같다.


그것이 바로 집에서 입는 옷의 운명인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