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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서린 Dec 26. 2024

장래희망


13살, 6학년 어떤 수업 시간이었다.

장래희망에 대한 글짓기를 했다.

다 적고 난 후에 선생님은 한 명씩 발표를 시키셨다.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는 장래희망이 한 가지가 아니었다.



" 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이유는 ~

나는 화가도 되고 싶다. 왜냐하면 ~

나는 선생님도 되고 싶다.

나는 가수도 되고 싶다.


......


지금 나는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게 많다.

지금은 내가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미래에 나는......  "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이런 느낌의 내용이었던 것 같다. 발표를 마치자 친구들이 내 발표가 꽤 멋지게 들렸는지 환호를 하며 박수를 쳐주었던 장면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다.



이승환의 <물어본다>라는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많이 닮아있는 같으니

어렸을 적 그리던 네 모습과

순수한 열정을 소망해 오던

푸른 가슴의 그 꼬마 아이와


어른이 되어가는 사이 현실과 마주쳤을 때

도망치지 않으려 피해 가지 않으려

내 안에 숨지 않게 나에게 속지 않게

~ 그런 나이어 왔는지 나에게 물어본다

부끄럽지 않도록 불행하지 않도록 워어~ 않도록



언제나 내 안에 뭔가가 답답하게 갇혀 있는 느낌이 있었다.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최선을 다해서 뭔가를 쏟아붓는다면 그 답답함이 해소될까?


​언제나 게으른 마음이 문제다.

육아나 집안일은 늘 부지런히 하면서 왜 나 자신에게는 부지런하지 못했을까.


무언가를 이루려면 두려움을 깨뜨리고 저질러보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아직도 내 장래희망은 한 가지가 아니고

아직도 내가 뭐가 될지 모르겠다.


어찌 보면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간다는 것 자체로 대단한 일인데, 그래서 뭐가 꼭 되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여전히 장래희망을 생각해 보는 어른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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