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물을 어떻게 먹어요?

by 꿈꾸는 감자

나는 9월부터 도서관에서 하는 글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나처럼 처음 글쓰기를 하겠다고 배우러 온 사람들. 몇 명 언니들과 친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 언니들은 주택에 살고 있었다. 주택에 살고 싶지만 게으른 나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주택에 사는 분들을 만나면 어떻게 하고 사시나 늘 궁금했다. 대화 중 내 마음이 드러났는지 한 언니분이 집으로 초대를 해주셨다.

도착하지 마자 하얀 강아지가 나를 반겨주었다. 주인과 같이 있어서 그런지 무섭게 짖지 않아 줘서 다행이었다.

평소 개가 조금 무서운데 이 강아지는 착해본다고 할까? 잘 정리된 마당의 잔디가 보였다. 징검다리 돌도 이쁘게 깔려 있었다. 그 언니가 카톡에 올려놓았던 이쁜 잔디가 바로 이곳이구나 싶어 반가웠다.

"풀들을 뽑기 힘들어서 꽃을 심어 두었어. 여름에 더 이쁜 정원인데..."

언니의 말처럼 겨울을 준비하는 가을 같았지만 국화꽃, 천일홍 등 이름이 뭔지 모르지만 안면 있는 꽃들이 피어 있었다.

"언니 너무 이뻐요. " 빈말이 아니라 정말 이뻤다.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정원이었다. 언니는 내가 집에 돌아갈 때 꽃을 무심히 꺾어 주었다. 이쁜 꽃들을 고추 따듯이 따줘서 꽃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집에서 며칠 동안 꽃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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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서 하원한 찌깐이는 집에 들어오 지자 마자 꽃병을 알아보았다. 아빠도 아들도 꽃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치는 남자들이다. 그런데 이 찌깐이는 단박에 알아차렸다. 찌깐이는 한참을 응시했다.

저 조그마한 입에서 뭔 이야기를 하려고 저렇게 보나 궁금할 때였다.

"꽃 이쁘다." "그렇지? 이 꽃은 국화, 천일홍... 음.. 다른 꽃은 이름을 모르겠어."

꽃을 알아봐 주는 찌깐이가 고마웠다. 혼자만 즐기기엔 아까운 꽃이니 말이다.

"그런데 왜 물속에 넣었어?" 꽃병이 유리로 되어서 속이 훤히 보였다. 물속에 꽃을 꽂아두는 것은 나에겐 당연한 일인데 아이는 궁금했나 보다.

"찌깐이도 밥도 먹고, 물도 먹지? 꽃도 목마르지 않게 물을 먹어야 해. 물을 먹지 않으면 시들어버려."

최대한 4살 아이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엄마~ 꽃은 눈, 코, 입이 없잖아. 입이 없는데 물을 어떻게 먹어?"

아이만 할 수 있는 질문이다. 나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뇌에 버퍼링이 걸린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이해할까? 어떻게 하면 아이의 호기심을 더 자극해 줄 수 있을까?" 짧은 몇 초 생각했다. 꽃에는 물관이라는 것이 있어서 물이 잎과 꽃으로 가는 거야라고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다.

"찌깐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저 줄기 밑에 작은 입이 있어. 너무 작아서 우리 눈에는 안 보이는 거야. 그 입으로 물을 마시지." "그렇구나. 시원하겠다."

그럼 눈과 코는 어디 있냐고 물어볼까 봐 갑자기 무서웠다. 그런데 다행히 아이는 꽃에게 물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어제 내가 담아놓은 물은 버리고 아이가 아이컵에 물을 담아 꽃병에 물을 여러 번 옮겨 담아 물을 주었다. 꽃에게 물을 먹이고 있어서 그런지 뿌듯해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아이 때만 가질 수 있는 물활론적 사고가 예쁘다. 그래서 아이들이 보는 동화나 만화 속에는 모든 것이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한다. 비닐장갑이 학교에 가고, 엉덩이가 탐정이 되고, 사탕이 말을 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이때만 할 수 있는 말을 주워 모으고 싶다.


* 물활론적 사고 : 아이가 사람이 아닌 사물에도 생명이나 마음이 있다고 믿는 사고방식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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